강진군이 문화재연구소를 설립했다. 문화재를 소중히 생각하는 지역의 관심이 그만큼 높다는 증거이다.
아직 연구소라고 하기에는 부족함이 많지만 문화재의 진실을 밝혀내고 생명을 불어넣는 곳이 들어섰다는 것은 강진의 적지 않은 역사이다.
특히나 자치단체내에 문화재연구소가 설립됐다는 것은 그만큼 책임이 무거워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동안 민간단체에서 산발적으로 이뤄지면서 나타났던 여러가지 문제점들을 개선해야할 때가 된 것이다.
우선 강진의 문화재를 주민들과 가깝게 했으면 한다. 대표적인 것이 문헌 해석과 출판이다. 요즘 역사와 한문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면서 이를 해석한 책자들이 시중에 많이 나오고 있다. 이 책들의 공통점은 내용을 이해하기 쉽다는 것이다. 남녀노소 관심있는 사람이면 누구나 읽을 수 있게 내용이 꾸며져 있다.
그러나 강진에서 종종 발행되고 있는 문헌번역서들은 너무 어렵다. 번역해 놓은 한글조차도 이해하기 어려운 대목이 많다. 옛 문헌을 있는 그대로 정리하는 것 또한 학문적으로 대단한 의미가 있지만 고문헌의 대중화라는 목표와는 거리가 멀다.
이제부터는 자치단체소속 문화재 연구소가 출범했으니 여기에서 나오는 한문해석들은 좀 쉬워야 한다. 그렇게 되기 위해서는 한문을 해석하는 전문가뒤에 해석한 문장을 다듬는 지원인력이 있어야 한다.
문화재 연구의 지속성도 필요하다. 문화재 연구야 말로 장기적인 일이다. 그만큼 시간이 있어야 하고 돈이 필요하다. 주변의 이해도 요구된다. 군의 이름으로 출범한 문화재연구소는 활동에 필요한 지속적인 예산과 탄력있는 인력 지원이 있어야 할 것이다.
또 한가지 중요한 것은 연구과제를 선정하는데 있어서 객관성을 유지해야 한다는 것이다. 소수의 관심만을 받고 있는 문화재를 다루는 일, 특정 문중의 입장에서 그들의 조상을 다루는 일, 문화재를 다루는데 있어서 정치적인 입장이 끼여들 수 있는 일등은 강진문화재 연구소가 지속적으로 균형감각을 유지해야할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