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대 농민 "대학생 됐다"
50대 농민 "대학생 됐다"
  • 김철
  • 승인 2002.12.06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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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시작 2년만에 검정고시, 신학대 당당히 합격
50대 농민이 공부를 시작한지 2년만에 중·고등학교 검정고시를 통과하고 대학교 수시모집에 당당히 합격했다.

강진읍 서산리 월남마을에 사는 이만석(54)씨는 지난3일 광주호남신학대학교 신학과 수시2차모집에 합격했다는 통보를 받았다. 가정형편으로 초등학교를 끝으로 학업을 마친 이씨는 항상 마음에 짐이 되었던 학업에 대한 열망을 40여년만에 풀수있게 됐다.

강진읍 중앙초등학교(52회)를 졸업한 이씨는 지병으로 숨진 어머니와 간경화로 병석에 누워있던 아버지를 대신해 3남2녀의 동생들을 돌보기위해 학업보다는 농사일에 뛰어들어야했다.

이씨는 주위 친구들이 중학교에 다니는 모습을 보며 자신의 처지를 비관도 많이했지만 동생들을 위해 묵묵히 자신의 일을 해나갔다. 집안의 가장인 이씨가 5명의 동생들은 모두 키우고 출가시키고 나니 훌쩍 커버린 4남매의 자식들이 남아있었다. 빠듯한 가정살림에 4명의 자식들을 모두 대학교육까지 시키기위해 이씨는 잠시도 쉴틈이 없었지만 공부에 대한 열망은 수그러들지 않았다.

이씨가 공부에 대한 꿈을 가지게 된 것은 지난해 봄이였다. 큰아들 이제연(28)씨가 항상 공부에 미련을 버리지못하고 살아가는 아버지의 모습을 보고 중학검정고시를 등록하고 시험교재를 사들고 온 것이 계기가 됐다.

농사일을 하면서 공부를 한다는 현실이 힘들었지만 할수있다고 용기를 북돋아주는 자식들을 생각해 이씨는 한시도 쉽게 책을 놓을수 없었다. 이씨는 독학으로 6개월간을 매달린 결과 중학과정을 무난히 통과했고 이어 지난8월 고등과정 검정고시도 잇따라 합격했다. 2년여만에 중·고등과정을 모두 통과한 이씨는 힘든생활에 의지가된 신앙에 대해 공부하고 싶어 신학대학교를 선택했다.

서산교회에서 장로직을 맡고있는 이씨는 “힘들고 어려웠던 시절에 신앙이 없었다면 힘들었을것이다”며 “어려운사람들에게 소망과 믿음을 줄수 있는 목회일을 해보고싶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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