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교육비 지출 세계1위, 농촌도 심각하다.
민간교육비 지출 세계1위, 농촌도 심각하다.
  • 강진신문 기자
  • 승인 2002.11.22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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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발표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2002년 교육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국내총생산(GDP)대비 총 교육비 지출비율이 6.8%로 OECD회원국 30개국가운데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가 교육비 지출 1위를 차지한 것은 공교육비 지출이 많아서가 아니라 민간교육비 지출이 많기 때문이라고 한다. 한국의 공교육비 지출비율은 4.1%로 스웨덴(6.5%) 노르웨이(6.5%) 헝가리(4.5%) 등에 비해서도 뒤져있다. 반면 한국의 민간부문 교육비 지출은 2.7%로 미국(1.7%) 캐나다(1.3%) 일본(1.1%)등에 비해 크게 앞서있다. 결국 우리의 교육비 세계 1위는 부끄러운 사교육비 지출에서 1위인 셈이다.

우리나라의 공교육 위기론은 어제오늘 나온 문제가 아니고 지역을 초월한지 오래다. 우리의 공교육은 심각한 신뢰의 위기에 몰려있다. 정상적인 학교교육만으로는 원하는 대학에 진학하기는 커녕 정상적인 학습능력을 갖추기 힘들다는 인식이 상당수 학부모와 학생들 사이에 팽배해있다. 교사스스로도 그점을 인정한다.

언제부턴가 학교교육은 학원수강 개인교수 등 과외공부를 전제로 이뤄진다. 그러니 과외공부를 하지 않고는 학교에서 수업받기도 힘들어졌다. 일부 학부모와 학생들은 학교교육보다는 과외공부를 우선시하며 학교교육을 보충수업정도로 폄훼하기도 한다. 그래서 학교붕괴라는 공교육 위기론이 제기된다.
농촌지역도 사교육비 부담은 예외가 아니다. 관내 중학생들도 보통 학원을 1~2군데는 기본적으로 다닌다.

한군데를 다니면 한달에 20만원 정도가 들어가고 두군데를 다니면 40만원 정도가 들어간다고 하니 농촌지역 살림살이로는 이만저만 벅찬돈이 아니다. 초등학생들도 2개 정도는 기본이라고 하니 주민들의 머릿속에 학교에 지출하는 돈보다 학원에 지출하는 비용이 더 많다는게 상식이 되어있다.

우리나라의 사교육비 비중이 세계 최고수준이라는 통계는 종종 접해온 터여서 새삼스럽지 않다. 그러나 갈수록 태산처럼 높아만 가는 사교육비는 좀처럼 수그러들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는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사교육비의 규모는 너무도 엄청나 추정치 조차 제각각이다. 적게는 7조원에서 많게는 26조원까지 감이 안잡힐 정도다.

사교육비의 증가로 학부모는 학부모대로, 학생은 학생대로 그야말로 질식해 쓰러질 지경이다. 얼마전에는 충남 천안에서 초등학교 5학년생이 `학원 스트레스’를 견디지 못해 자살한 사건도 우리의 교육과 교육열이 얼마나 뒤틀릴대로 뒤틀려있고 비뚤어져 있는지를 웅변해준다.

숨진 어린이의 부모는 맞벌이 부부로 철야근무에 밤일까지 하며 살인적 사교육비를 대느라 안간힘을 다하다 끝내는 자식의 죽음이라는 뜻밖의 상황을 맞게 됐으니 이얼마나 안타까운가. 사교육비를 줄이는 방안의 마련을 더이상 미뤄선 안된다.

그렇지 않아도 수입이 줄고 있는 농촌지역에서 사교육비 부담만 계속 늘어난다면 상당수의 사람들이 수입이 더 좋은 곳으로 떠날 수 밖에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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