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용운리 군유림 140만평을 매각하는 작업이 예상외로 진척을 보이지 않고 있다. 강진군은 군의회가 공유재산변경계획을 의결한지 한달이 가까워 지도록 (주)동승과의 협상을 성사시키지 못하고 있다.
일이 진척되지 않은 이유 또한 다소 생소하다. 140만평의 군유림을 당장 사겠다는 (주)동승의 입장은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군은 의회 승인까지 받은 마당에 복수의 감정평가법인의 감정평가를 통해서 군유지에 대한 매매가격을 확정한 다음 환매조건을 달아 동승과 계약을 체결하는 일만 남아 있었다.
그런데 군이 매각방법을 놓고 동승과 시각 차이를 보이며 뒤늦게 시간을 끌고 있는 형국이 됐다. 군은 여러가지 법률적인 이유와 주민여론등을 들어 분할 매각이나 특구개발 후 매각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처럼 계약이 혼란을 일으키고 있는 것은 대규모 군유림 매각 사업이 그에 합당한 법률 검토와 충분한 여론수렴을 거치지 않았기 때문이다.
특히 한달이 다되도록 협상이 진행되고 있다면 (주)동승이 아직 투자의지를 가지고 있다는 뜻인데, 9월말까지 어떤 결정을 해주지 않으면 ‘회장님과 사모님이 마음을 바꾼다’는 식으로 여론을 재촉했던 군의 주장과는 너무 상반된 상황이다.
결과적으로 (주)동승의 신속한 투자를 막고 있는 장애물은 ‘사시적인 시각을 가진 일부 주민’들도, ‘균형잡힌 시각을 잃어버린 일부 언론’도 아닌 바로 강진군이 되어버렸다는 사실을 군은 냉정히 받아드릴 필요가 있다.
군이 동승으로부터 미리 구체적인 사업계획서를 받아, 이를 법률 및 경제적으로 검토해서 타당성이 입증되면, 여론을 수렴하고, 이를 근거로 군의회의 매각 의결을 받았다면 지금과 같은 지연도 없었을 것이다. 군은 스피드 행정을 외치는데 바늘허리에 실을 묶어 사용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뒤늦게 나마 군이 용운리 군유림을 분할 매각하거나 특구지정 후 매각하는 방안을 검토했다는 것은 매우 잘한 일이다. 140만평의 군유림을 일거에 매각하는 것은 너무나도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다. 군이 이 일과 관련해 어떤 성과에 얽매이지 말고 차분하고 합리적인 결과를 도출하길 바란다.
현 단계에서 140만평을 매각하는 일이 불가피하고 법률적으로 전혀 하자가 없다면 최소한 다른 지역에서 이 정도 규모의 공유지를 매각한 사례도 수집해 보았으면 한다. 이와함께 지금이라도 동승측으로부터 구체적인 사업계획서를 제출받아 이를 검증하는 절차 정도는 밟아야한다.
(주)동승도 대규모 군유림 매각의 특수성을 잘 이해해 주길 바라는게 주민들의 마음이다. 지금 강진에서 (주)동승의 투자를 거부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주민들은 동승같은 회사의 투자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 무엇보다 동승의 자본을 지역에 유치하겠다는 황주홍 군수의 의지가 확고하고 합리적인 절차를 거치면 동승의 기득권은 인정된다는 법적인 뒷받침도 분명하다.
용운리 군유림 투자에 단계적으로 접근해도 동승의 투자환경은 확고히 보장돼 있다는 것이다. 이런 시기에는 오히려 동승측에서 투자의 완급을 조절하면 여러 가지 부수적인 효과가 배가될 법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