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런 실익(實益)없는 한.칠레 자유무역협정
아무런 실익(實益)없는 한.칠레 자유무역협정
  • 이홍규
  • 승인 2002.10.30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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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칠레 FTA 타결은 농업붕괴 가능성 높다.
온국민의 우려속에 희망없는 칠레와의 자유무역협정(FTA)협상이 타결됐다. 우리나라에는 실익이 없이 성급하게 협상이 마무리되어서 지금 전국각지에서 농업인들은 참담한 마음으로 앞으로 어떻게 대처를 해야하는지 모르고 그저 망연자실해 하고 있다.

수해로 인한 상처와 아픔이 아물기 전에 뜻하지 않는 금번의 한.칠레 FTA 타결은 청천벽력(靑天霹靂) 같이 또다시 농업인들의 가슴속에 비수(匕首)를 꽂아 희망과 비전을 모두 앗아갔다. 아무리 땀흘리며 열심히 일한들 농업인들의 값진노력의 대가는 절망이 되어 되돌아 오고있다.

칠레와의 FTA 체결에 호의적이던 일반 언론의 시각도 부정적이긴 마찬가지다. 심지어 이런 FTA를 왜 맺느냐는 의문까지 제기하고 있다. FTA 추진에 반대하며 항의 시위까지 펼쳤던 농업인단체들은 분노와 허탈을 넘어서 경악스럽기 그지없다는 반응이다. 너나 없이 협상 타결이 농업포기정책이라며 국회 비준 저지를 위해 총력을 기울일 것을 다짐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협상을 총괄한 외교통상부에서는 FTA 첫 결실이니, 4억달러 이상의 무역수지 개선효과가 있다느니 하면서 말도안되는 장밋빛 청사진을 내놓기에만 급급한 모습이다. 우리나라의 농업이 취약한 것을 뻔히 알면서도 세계에서 경쟁력이 가장 높은 칠레를 첫 FTA 상대로 고른 점이나, 알맹이는 빼놓고 현 정권 임기 안에 매듭지어야 한다는 정치적 일정에 쫓겨 협상을 타결한 점, 협상 막판에 드러난 재경부와 외교부간의 사전 조정 미흡 등 협상과정에서 드러난 문제들에 대해서는 일말의 자성도 없이 성과 운운하는 외교부의 모습은 참으로 무책임하다.

우리는 이번 협상이 타결됐다고는 하지만 결코 협정이 체결된 것이라고는 받아들이지 않는다. 협정이 체결되려면 국회의 비준 동의를 거쳐야 하는데 비준과정에서 얼마든지 거부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너무나 성급하고 준비없이 무성의하게 금번의 협상을 체결한데 대하여 국민들과 농업인들은 분노를 금하지 못하고 있다. 과연 우리에겐 협상전문가가 없는가? 그렇게 국제정세에 어둡고, 상대국의 주도면밀한 전략에 대처하지 못하면서 어떻게 국내농업을 보호하려고 그러는지 참으로 의심스럽다.

이제 마지막 단계는 국회쪽으로 칼자루가 넘어갔다. 국회가 진정 민의를 대변하는 기관이라면 마땅히 비준을 거부해야 한다고 본다. 외교부에서야 대외신인도 운운하겠지만 이를 농업의 미래와 맞바꿀 수는 없다. 더욱이 이번 FTA 협상 타결이 WTO협상에서 최대 관건인 개도국 지위 유지에 치명적인 결과를 미친다는 점을 고려하면 달리 선택의 여지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우리의 농업기반이 붕괴되면 더이상 재건(再建)하기가 힘들고, 국민의 안전한 먹거리를 외세에 빼앗겨 국내시장은 이름모를 외국산 농산물의 춘추전국시대(春秋戰國時代)가 되어 우리 국민의 생명을 위협하는 지경까지 이르기 때문에 반드시 국내농업을 지키야 한다.

국민들은 국민의 심복(心腹)을 자처하는 국회가 어떠한 결정을 내릴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예의주시하고 있음을 간과해서는 안될것이다. 그리고 역사책에 길이길이 그들의 이름이 기록되어 후손들에게 회자(膾炙)되어 부끄러운 조상의 모습으로 기억되는 실책(失策)을 범하지 않기를 간절히 바라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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