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들 "새군수 관사 사용 않기를..."
주민들 "새군수 관사 사용 않기를..."
  • 주희춘
  • 승인 2002.06.07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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낡고 곰팡이에 쥐들은 '쿵쾅쿵쾅' 뱀까지 출몰
윤영수 군수와 부인 조정희 여사가 그동안 기거하던 관사를 비워주고 6월 3일 강진읍 서성리 씨앤에스 아파트로 이사를 했다.

윤군수의 이사는 이달 말로 예정된 퇴임식을 앞두고 군수로서 신변을 정리하는 모습이어서 세월의 무상함을 새삼 느끼게 하고 있다. 윤군수는 이날 잠시 관시에 들러 이삿짐을 꾸리는 포장이사 직원들을 거들며 4년 동안 살던 집을 떠나 아쉬움을 감추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군수가 이사하면서 앞으로 관사의 새 주인이 누가 될지도 관심거리지만 관사 자체의 운명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군수 관사는 사람으로 말하자면 중병을 앓고 있는 상태다. 일제시대 때 지어져 100여년 동안 30여명의 군수가 거쳐 간 관사는 곳곳이 헤어지고 무너져 내려 사실상 주택구실을 하지 못할 정도다.

거실 한쪽이 내려 앉아 손을 쓸 수 없을 정도의 모양을 하고 있고, 창문틀에는 곳곳에 커다란 틈새가 생겨 비만 오면 빗물이 집안으로 쳐들어오고 있다. 윤군수가 이사를 한 다음날 관사를 찾아갔을 때 잠긴 문을 열자 내부에서 곰팡이 냄새가 진동했다.

또 밤이면 쥐들이 천장과 마룻바닥에서 달리기를 하는 것은 물론 최근에는 안방에서 뱀이 나와 관리직원도 질겁을 한적도 있다. 담당직원은 “마당 화단에 살모사가 살고 있어 자주 눈에 띈다”고 말했다.

이처럼 ‘군수의 거처’가 수명을 다하면서 군은 다른 보수를 하지 않고 차기군수의 결정을 기다리고 있다. 군은 내부적으로 현재의 관사자리를 다른 용도로 사용할 복안을 가지고 있지만 차기군수의 최종 선택이 중요할 전망이다.

이에 대해 주민들은 “민선시대들어 관사에 들어가지 않은 시장 군수들이 많아지고 있다” 며 “새 군수는 자신의 집에서 생활을 하면 주민들이 크게 환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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