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 담벼락에 7개 테마로 주민들의 일생 담아...2개월 전시
한국예술문화단체총연합회 강진지회와 도암면 항촌리 항촌마을은 지난 13일 항촌마을 모정에서 개전식을 갖고 태어나서 자연으로 돌아가기까지 사진 전시회를 운영하고 있다.
항촌마을 사진 전시회는 한국예술문화단체총연합회 강진지회가 실시한 2024 강진문화예술교육 파일럿 프로젝트다. 이 프로젝트는 유안석 한국사진작가협회 강진지부장과 회원 윤방현, 김정숙 사진작가가 지난 8월 25일부터 10일간 주민 128명과 함께 마을회관에서 사진 촬영 등 교육을 실시했다.
프로젝트는 마을주민의 쉼터이자 소통 및 생활의 공간인 마을회관을 거점으로 마을과 주민의 옛사진 자료 수집과 주민들의 일상에 주민들이 직접 참여하여 사진작가와 촬영하고 기록하고 마을 주요 길목에 전시하여 웃음꽃 이야기꽃을 피워내 따뜻한 가슴이 살아 있는 마을을 만들기 위한 작업이다.
교육에는 마을회관에 촬영 장비를 설치하여 주민들 서로가 모델이 되어 촬영하고 개인 인생 사진을 담았다. 또 마을주민들이 소유한 사진자료를 수집하여 함께 천에 스캔 작업 등을 거쳐 이야기로 준비했다.
윤해성 이장은 "사진 전시는 주민들이 옛날 무성 영화를 본 것처럼 좋아한다"며 "전시 사진들을 보면서 내가 살았던 옛모습, 이웃의 정, 가족 그리고 잊혀졌던 일들이 오늘 일처럼 기억나 새롭다"고 말했다.
두 달 일정으로 갖는 마을전시회는 사진꽃 웃음꽃 이야기 꽃피는마을 주제로 항촌마을 사람의 사진 이야기로 담아냈다. 태어나서 자연으로 돌아가기까지 7개테마로 그럴듯한 전시공간도 아닌 마을 집 담벼락에 걸어 놓은 흑백, 칼라사진 전시회는 마을 사람들이 살아가고 있는 터전과 삶의 진솔한 일상을 담은 것으로 많은 관심과 흥미를 더해준다.
마을 입구 담벼락에는 항촌마을의 결혼이야기가 첫 테마로 담겼다. 이곳에는 주민들의 옛날 결혼식과 폐백, 약혼식 사진이 흑·칼라로 추억이 묻어나고, 사진속의 주인공 세 쌍 부부를 현재의 모습으로 촬영해 함께 담아 풍습을 엿볼 수 있다. 두 번째 테마는 항촌마을 나들이이야기이다. 젊은시절 주민들이 경운기 타고 석문산 계곡 나들이, 항촌4H회 공동 호박 심기, 항촌4H운동 등 시간과 삶이 녹아 있다. 세 번째 테마는 항촌마을 사람들의 이야기로 구성됐다. 1955년 고구마 캐는 부부, 1962년 항촌마을부녀회 모내기 품앗이 등이 옛 농촌풍경을 엿보게 한다.
네 번째 테마는 항촌마을 학창시절로 대흥사까지 걸어간 초등학교 소풍, 도암동국민학교 제5회 졸업기념 등 문화와 역사가 녹아 있다. 다섯 번째 테마는 항촌마을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주민들이 작가가 되어 촬영한 마을주민 모습, 60년대 농사 풍경, 예전 용혈암, 사라진 더럭바위에서 친구들과 등 소소한 이야기가 추억여행을 떠나게 한다. 여섯 번째 테마는 항촌마을 남자주민의 군대이야기다. 일곱 번째 테마는 태어나고 자연으로 돌아가는 이야기로 옆집 노는 아이, 회갑 잔치, 70~80년대 장례식, 1965년 장례 화관 등 중요한 자료들이 담겼다.
유안석 회장은 "사진 전시회는 주민의 문화적 삶의 질도 높이면서 변천하는 마을사를 후대에 전하는 바탕 작업이 되고자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