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서 열리는 축제의 수는 해마다 다르지만, 대략적으로 1년에 1,000개 이상의 축제가 전국적으로 열리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는 각 지방자치단체가 주최하는 공공 축제와 민간에서 주도하는 다양한 지역 축제를 포함한 수치이다. 이처럼 각 지자체가 마른수건이라도 짜내는 심정으로 축제의 성공을 위해 몸부림치고 있는 이유는 단 하나다. 축제가 직접적이고, 가시적인 지역경제의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해내고 있기 때문이다.
18번 국도 강진읍 장전마을 초입에는 ‘화훼1번지 강진’이라는 대형 광고 입간판이 드라이버의 시선을 끈다. 강진군이 농가소득 창출을 위해 화훼산업을 역점적으로 추진하고 있음을 알리는 광고 간판이다. 화훼산업을 전국적인 축제로 승화시켜 성공한 사례로는 충남 태안군의 ‘세계꽃박람회’라 할 수 있다. 강진군에서도 ‘서부해당화봄꽃축제’와 ‘강진수국길축제’를 개최하여 지역의 화훼산업을 단순 재배, 가공, 유통, 판매에 그치지 않고 ‘축제’로 승화시켜 관광객을 끌어모아 지역경제를 활성화시킨 성공적인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또 강진군의 경우 ‘2024반값강진관광의해’ 상반기 매출 분석 보고서의 신용카드 매출실적을 보면, H카드사의 관광 관련분야 매출은 2023년 대비 ‘–1.0%’ 조금 감소한 반면, S카드사는 ‘+3.4%’ 대폭 증가한 것으로 보고됐다. ‘강진군소식지’ 2024년 가을호에 따르면 올해 8월 말 개최된 ‘제2회 강진하맥축제’까지 7개의 축제에 강진을 방문한 누적 관광객 수가 약 60여만 명에 달한 것으로 나타나 축제가 지역경제 활성화의 황금알을 낳는 거위의 역할을 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처럼 지표상으로 보면 바로 알 수 있는 ‘축제의 힘’에 대해 일부 지역주민들이 체감하고 있지 못하는 것 같아 안타깝다. 따라서 지역경제의 ‘구세주 역할’을 하고있는 축제의 성과를 피부로 느끼게 하기 위해 고심할 필요가 있겠다. 공직선거법상 기부행위라고 하는 벽에 막혀있기는 하지만 법의 테두리 내에서 지역 주민에게만 제공되는 특별한 뭔가가 있어야 하지 않을까. 할인이나 무료입장권 등 지역민을 위한 특별 프로그램을 운영하면, 주민들이 축제를 더 친밀하게 느끼고 경제적 혜택을 체감할 수 있을 것이다.
다른 하나는 주민과의 소통방식이 일방적, 평면적, 서술형 소통방식에 있지 않았는지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이와 같은 소통방식의 문제라면 축제 기획 단계부터 지역 주민이 직접 참여하고, 주민들의 의견을 반영하여 축제를 운영하는 방식도 효과적일 것이다. 또 각종지표 즉, 축제 기간 동안 유입된 외부 관광객 수와 그들이 지역에서 소비한 총지출 금액, 창출된 일자리 수, 그로 인한 임금 지출액, 지역 소상공인의 매출 증가율 등의 지표를 시각화하는 것이다.
다음으로 투명한 결산이다. 올해 중앙정부의 세수 결손에 따른 지방교부세가 줄어 강진군의 재정도 전년 대비 12.5% 정도 감소 했다. 따라서 강진군에서도 그동안 관행적으로 해오던 각종 사업에 대해 우선순위를 두거나 사업을 축소할 수밖에 없으며, 신규사업은 아예 엄두도 못 내는 실정이다. 이처럼 공공서비스의 축소라는 직격탄을 맞은 주민 입장에서 보면 다른 ‘한쪽에서는 날마다 잔치냐’는 서운한 소리가 나올 수 있겠다. 한편, 축제의 경제적 성과는 객관적 지표상으로 충분한 확인이 된 만큼 지역주민의 입장에서도 사회적 책임감과 공동체 의식을 모으는 차원에서 지혜를 모아야 할 것이다.
지역경제의 버팀목 역할을 해주고 있는 축제가 ‘축제를 위한 축제, 그들만의 리그’로 인식되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되겠다. 따라서 행사를 주관하는 당사자는 축제의 성과에 대해 투명한 결산으로 신뢰를 얻어야 한다. 지역축제가 단순히 일시적인 이벤트성 관광자원이 아니라 지역의 전통산업과 주민들에게 ‘낙수효과’라고 하는 경제적 혜택을 피부로 느낄 수 있도록 해야만이 지속 가능한 발전 모델로 자리 잡을 수 있을 것이다.
곽복률 _ 강진군청 문화관광홍보담당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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