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세월호참사 9주기 기억식
[기고]세월호참사 9주기 기억식
  • 신원섭 _ 세월호를기억하는강진군민 모임
  • 승인 2023.05.09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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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원섭 _ 세월호를기억하는강진군민 모임

저는 세월호 참사 9주기를 맞이하여 아직 진실 규명 조차 안 된 이 시점에서 한 명의 시민은, 10명이 있는 모임에서는, 100명이 속한 단체에서는 무엇을 어떻게 할 수 있는지에 대해 '세월호를 기억하는 강진군민'모임 활동을 중심으로 이야기하고자 한다.

'잊지않겠습니다. 기억하겠습니다. 그리고 행동하겠습니다.' 나 자신부터 잊지 않고 마음에 품고 살아가겠습니다.

9년 전, 그 아픔과 진상규명을 목놓아 외치던 절실함을 기억하겠습니다. 주변 사람들에게 4월이면 세월호 참사 기간이라고 말하겠습니다. 특히 4·16에 대해 자세히 모르는 초·중·고등학교 학생들에게 알려주는 일이 중요합니다.

강진군민은 이렇게 행동합니다. '세월호를 기억하는 강진군민모임'은 3월 회의를 시작으로 강진도서관 앞 마당에 기억의 공간 부스를 설치했습니다. 세월호 관련 동화책을 전시하고 노랑 리본 걸이를 누구나 가져갈 수 있게 뒀습니다.

임정자 동화작가님이 중학교 학생들에게 세월호 관련 강연을 할 수 있게 자리를 마련했습니다. 그리고 2023년 세월호 참사9주기에는 팽목항으로 함께 가자고 연대하자고 그리고 잊지 말고 기억하자고 뜻을 같이하는 단체와 함께 현수막을 걸었습니다.

팽목을 가기 위해 버스를 빌렸습니다. 예산을 받아서 진행하는 것이 아니기에 참가하는 사람들은 비용을 내고 신청했습니다. 40명이 넘는 어린이와 어른들이 아침에 출발하여 이곳에 왔습니다. 1시에 '기억숲' 공연을 위해 노래하는 사람, 클라리넷과 오카리나, 편지 낭독을 하는 분들이 기꺼이 재능기부를 해주셨습니다.

더 감동스러운 것은 노래를 맡은 분이 직접 모든 음향기기까지 준비해와서 설치도 하셨네요. 이 자리를 빌어 진심으로 감사하다고 인사드립니다. '팽목 바람길' 행진을 할 때, 길놀이를 해주신 강진 풍물패 연합 회원들께도 고마운 마을을 전합니다. 그리고 이러한 활동을 강진 지역신문 5곳에 보도자료를 내주십사 요청했습니다.  

여러분, 우리 이렇게 합시다. 세월호 관련 행사가 있다면 지금 팽목에 모여있는 것처럼 함께 해주십시오. 되도록 혼자 말고 가족이나 친구와 함께라면 더욱 좋습니다. 

애들이 집에 있겠다고 해서 혼자 오셨다고요? 그럼 돌아가서 오늘 본 것, 느낀 것, 현장 분위기를 공유해주세요. 아까 보니 다들 사진 많이 찍으시던데 sns에 올려서 사정이 있어서 못 온 다른 분들이 공감할 수 있도록 해주세요.

9년이 된 낡지만 여전히 건재하고 있는 '기억공간' 콘테이너들, 그 공간을 찾아오는 전국 각지 순례자들, 바쁜 일상을 뒤로하고 순번을 정해서 팽목 '기억공간'과 '기억숲'을 지키는 활동가들! 매서운 바람과 짠 물에도 누군가의 손길로 다듬어진 '기억타일'들...소중한 팽목의 모든 것을 세상 사람들이 느낄 수 있도록 여기 모인 우리가 널리 알렸으면 합니다.  

우리는 끝까지 지치지 말고 활동하며 기다립시다. 이 모든 과정을 기억하고 여전히  해결된 것이 없지만, 우리는 이렇게 내가 사는 동네에서, 참사현장인 팽목에서 만나서, 서로 위로하고 용기를 주면서, 버텨냈으면 합니다.

어둠은 빛을 이길 수 없다. 진실은 침몰하지 않는다. 안전에 대한 책임 국가는 답해야 합니다. 재난참사에 대한 피해자 권리보장 국가는 답해야 합니다. 
세월호를 기억하는 강진시민 모임. 신원섭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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