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운동 저항시인 '영랑 김윤식'을 만나다
3.1운동 저항시인 '영랑 김윤식'을 만나다
  • 강진신문
  • 승인 2023.04.10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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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제20회 영랑문학제

 

시대정신 담긴 '다시 찾은 영랑의 봄' 주제, 오는 14일 개막
영랑시문학상·전국 영랑백일장·시낭송대회 다채롭게 준비


강진이 낳은 20세기 한국의 현대문학사를 빛낸 대표 순수 서정시인이자, 독립운동가인 영랑 김윤식 선생의 문학적 업적과 민족사상, 시심을 알리고자 제20회 영랑문학제가 개최된다.

올해가 생전 시인으로, 독립운동가로 살다 간 김영랑(1903년 1월 16일)시인 탄생 120주년해이다.

강진시문파기념관에서는 시인이 남긴 것은 시(詩)지만, 시를 통해 갈망했던 시대정신, 문학을 알리고자 '다시 찾은 영랑의 봄' 주제로 오는 14일부터 이틀간 강진읍 영랑생가 일원에서 영랑시인을 재조명하며 1930년대 그 시절로 되돌아간다.

 

많은 이들이 영랑이 순수시와 서정시의 선구자로만 잘 알고 있지만 그가 태어난 시대가 시대인 만큼 독을 품고 산 저항시인이라는 점을 알고 있는 이는 많지 않다. 1903년에 태어난 김영랑의 본명은 김윤식으로 아호인 영랑(永郞)은 그가 참여한 순수시 동인지 시문학에 작품을 발표한 1930년부터 사용하기 시작했다.

영랑은 태어나면서부터 1945년까지 강진에 살았다. 그는 3.1운동 2년 전인 1917년 휘문의숙에 다니던 시절 친구들과 종로 네거리에서 독립만세를 외치다 주모자로 체포돼 모진 고문과 구타를 당하고 훈방조치 되기도 했다.

1919년 3월1일에는 만세운동이 들불처럼 전국으로 번지 서울에서 몰래 입수한 독립선언문과 태극기 등을 구두 안창에 숨기고 강진으로 내려온 17세 청년 영랑은 4월 4일을 거사일로 잡아 봉기하기로 친구들과 모의했지만 경찰 급습으로 체포됐다가 어린학생 신분이라는 점이 고려돼 6개월 만에 대구형무소에서 석방됐던 독립운동가이자, 서정시인이다.

이 정신을 잇고자 김영랑을 사랑하는 강진주민들이 하나 둘 모였고 사단법인 영랑기념사업회를 발족시켰다. 그해 첫 사업으로 2002년 8월 31일 영랑시문학상을 추진했다. 최초 영랑시문학상 제정 취지는 김영랑 시인의 시문학정신을 기리면서 후진들의 창작의욕을 고취하기 위함이었다.

이에 강진에서는 당시 한국보훈복지의료공단 이사장, 강진문화원장, 군의원 등이 문학상제정과 문화사업을 펼치기로 뜻을 모았다. 기념사업회는 문단 경력 15년 이상의 시인 중 최근 3년 이내 발간돼 문단의 주목을 받은 작품집을 대상으로 심사하고, 주민들이 십시일반 후원금을 내어 마련한 상금 1천만원과 상패를 수상자에 전달하면서 영랑문학제 결실이 맺혔다.

 

이에 발맞춰 시문학파기념관은 '시문학' 창간일(1930년 3월 5일)에 맞춰 지난 2012년 3월 5일 개관 이후 현재까지 다양한 문학·예술 사업을 가지면서 문학 향유 공간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시문학'은 김영랑, 박용철, 정지용, 이하윤, 정인보, 변영로, 김현구, 신석정, 허보 등 1930년대 순수 서정시 운동을 주도했던 시문학파 9인이 함께 참여한 시집이다.

시문학파기념관은 영랑 김윤식의 민족사상 시대정신과 순수 서정시를 기리고 계승하고자 영랑시문학상을 제정, 매년 시상식을 개최하고 있다. 또한 시문학파기념관은 영랑 선생의 얼을 높이고자 영랑시문학상을 20년 이상 작품 활동을 한 시인들을 추천받아 심사해 영랑문학상을 전달하기 시작하였다.

영랑시문학상은 세련된 시어와 섬세하고 영롱한 서정성으로 우리말의 아름다움을 노래한 시인 김영랑(1903∼1950)의 문학정신을 창조적으로 구현한 영랑의 시 세계를 재조명하고 작가의 창작 활동을 격려하는 것이 취지다. 특히 영랑 서거 70주년이었던 2020년부터는 동아일보와 공동으로 추진하면서 더 많은 관심과 주목을 받았다. 시문학파기념관은 올해도 영랑 선생의 문학 정신을 창조적으로 구현한 시인을 선정하여 상금 3,000만원을 수여해 문학정신을 높인다.

 

올해 영랑문학제 다채로운 프로그램도 주목할 만하다. 영랑생가의 가치를 극대화하고, 시문학에 대한 인식을 높이기 위해 영랑생가와 연계한 다양한 체험프로그램이 준비됐다. 영랑시문학상이 시인들로 한정된 전문가의 영역이라면 전국 영랑백일장과 시낭송대회는 국민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오는 4월 14일(오전 9시 50분 마감) 현장 접수로 참여 가능하다. 오전 10시부터 오후 1시까지 진행되며 주제는 영랑생가 및 시문학파기념관 벽보에 당일 발표된다. 초·중·고등부와 대학·일반부 4개 부문으로 진행되며, 총 시상금 800만원이 수여된다.

또한 올해로 12회를 맞은 영랑시낭송대회는 지난달 24일까지 사전 접수를 가졌으며 예선을 거쳐 축제기간인 오는 15일 오전 10시 강진 아트홀 소공연장에서 본선이 치러진다. 초등부, 중·고등부, 대학·일반부 3개 부문으로 진행된다. 본선 진출 참여자는 지정 시 1편, 자유시 1편을 암송 발표하게 된다. 시 낭송 대회에는 시상금 700만 원이 걸려 있다.

영랑문학제에는 시문학파 시인들의 시 세계와 한국의 전통시를 주제로 학술 심포지엄도 진행된다. 김영랑과 시문학파 시인들의 시 세계를 재조명하고 한국 문학의 지평을 넓혀가기 위해 마련한 심포지엄은 4월 14일 오후 1시30분 시문학파기념관 세미나실에서 진행된다.

한편 한국 최초의 유파문학관 강진시문학파기념관은 전국의 수많은 문학관들의 롤모델로 손꼽힌다. 특정 문학인에 한정치 않고 한 시대의 문예사조를 조망하는 문학공간으로서, 제1종 전문박물관으로 등록된 한국문화 사상 최초의 문학유파 문학관이다. 전시실에는 9명의 시문학파 시인들의 육필 원고와 유물, 저서, 휘귀도서 등이 전시, 소장되어 있다. 또한 강진시문학파기념관에서는 매년 영랑감성아카데미, 유아대상 사랑방이야기, 영랑시인학교 등 영랑생가와 연계한 다채로운 체험프로그램을 군민들에게 제공하여 영랑생가의 가치와 시문학의 인식을 높여가고 있다.

인터뷰 -  이석우 강진시문학파 기념관장
"시 가치 조명하고, 시향 밑거름 만들겠다"


시문학파기념관 명칭은 1930년대 순수시 운동을 주도했던 문학 동인회의 시문학파 이름이다. 시 모란이 피기까지는 민족의 애환이었고 민족문화의 자부심이다. 영랑선생의 발자취가 담겨 있는 영랑생가에서 느껴보고 체험하는 다양한 프로그램들로 준비했다는 이석우 관장.

이 관장은 "영랑의 시는 정감 있는 남도 토속어로 우리 가슴속에 순정한 파문을 일으키며 우리 민족사에서 지조와 절개의 표상이 되어 겨레의 향수로 남아 있다"며 "많은 사람들에게 옛것의 소중함을 되새기고 그 가치를 새롭게 조명하는 계기가 되어 주고, 시향의 밑거름이 되기를 기원한다"고 말했다.

이어 "영랑선생은 일제강점기에 창씨개명과 신사참배를 거부했고, 현대문학사에서 순수 서정시의 대가로 인정받고 있다"며 "80여편의 시를 발표하는 동안 일제의 억압에도 단 한 줄의 친일문장도 쓰지 않은 민족시인이자 독립운동가이다"고 강조했다.

이 관장은 "강진 인문학은 김영랑 시인이 있었기에 발전할 수 있었다. 학창시절 국어 교과서를 통해 배운 모란이 피기까지는의 시로 유명한 김영랑의 고향 강진에 시 향기가 더 피었으면 좋겠다"며 "영랑문학제가 영랑시인의 생가에서 시어가 된 모란, 은행나무, 돌담, 장독들을 접하면서 시인도 되어보고, 1930년대 그날을 생생이 체험하면서 그리고 지금의 자유를 더 소중히 생각해보는 좋은 경험이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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