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무명도공들의 숭고한 삶과 정신을 기립니다"
[특집] "무명도공들의 숭고한 삶과 정신을 기립니다"
  • 김영미 기자
  • 승인 2023.02.27 17: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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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절한 바람 천년의 빛으로 승화, 청자축제 성공 기원...무명도공들 작품 구상, 불을 지필 때 찾아 참선·기도

 

고려시대 무명도공의 넋을 추모하고 제51회 청자축제 성공을 기원하는 무명도공 기원제가 봉행됐다.

무명도공 기원제가 드려진 정수사는 천태산의 맑은 정기와 자연환경 속에서 천년의 신비 고려청자의 맥을 이어온 중심에 서 있는 곳이다. 또한 도공들의 정신적인 귀의처로 도공들이 천년의 빛을 얻어내기 위하여 심신을 청정하게 다졌던 곳이 정수사이다.

지난 21일 대구면 용운리 정수사 내 도조사에서 김규종 대구면장, 한태선 강진불교사암연합신도회장, 정순필 항동이장, 김윤복 정수사신도회장, 도예가 등이 함께한 가운데 무명도공 기원제가 드려졌다.

기원제는 도조사에 고려시대 선조 무명 도공들의 위패를 모시고 안식과 넋을 추모하는 제를 올리는 의식행사가 있었다. 기원제에는 자신의 혼까지 불살라 한평생 도자로 삶을 살다간 이들의 넋을 위로하는 천혼문이 읊어져 축원됐다. 또한 겨울철로 개최 시기를 옮긴 지역의 최대축제인 강진청자축제 행사 성공개최를 축원하였다.

기원제에는 고려시대 도공들의 뜻을 잘 잇겠다는 뜻을 담아 도예작가와 정수사 주지스님, 신도회장이 대표로 무명도공 위패 앞에 술잔을 올리고 헌다해 추모하였다. 또한 고려무명 도공들의 안식을 비는 천혼문 축원이 읊어졌다. 기원제에는 고려국 무명 도공의 신위께 절을 올리고 제51회 강진청자축제를 맞아 그동안 베풀어 주신 은덕에 감사하고, 행사의 무사와 성공적 개최 염원이 기원되었다. 

고려청자의 운명은 통일신라시대 후기부터 고려시대 말까지 화려하게 꽃피웠지만 조선시대 이씨 정권의 출현과 함께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지만 역사의 한 중심에 정수사가 있다.

천태산 자락에 위치한 정수사는 구군지(舊君誌)에 의하면 805년(애장왕 6) 도선국사가 창건하였다고 전해진다. 도자기를 만들던 사람들이 살던 대구면 당전리에서 6㎞정도 떨어져 있다. 구군지에 의하면 사찰이 위치한 천태산 기슭 10리골 수백기의 가마에서는 도공들이 도자기를 굽기 위한 불타는 연기가 하늘을 가리웠다고 전해지고 있다. 무명도공들에게 500년간이나 안식과 지식을 전하던 정수사에는 조선후기인 1562년에는 내암이 26동, 외암이 25동이나 있는 규모가 큰 사찰이었다.

강진고려청자와 뗄래야 뗄 수 없는 정수사는 도공들이 작품을 구상하거나 가마에 불을 지필 때면 찾아와 참선하고 기도를 드리고 몸과 마음을 깨끗이 한 후 고려청자를 만들던 정신적 귀의처가 되어 주었다. 이에 정수사에는 자체적으로 경비를 들여 지난 1961년부터 60년이 넘는 시간동안 이름 없이 스러져간 고려 무명도공들의 장인정인과 넋을 달래기 위해 도공추모제를 봉행해 왔다.

이후 강진청자축제가 개최되면서 고려무명도공제를 봉행해 성공을 기원하면서 그들을 추모해 오고 있다.  이와함께 정수사에서는 지난 97년에는 경내 도조사에 높이 80㎝ 넓이 35㎝의 무명도공 위패를 만들어 모셨다. 또 도조사 외벽에는 고려시대 도공들의 점토를 채취해 발로 밟고, 만든 초벌에 유약을 바르고, 청자를 빚고, 가마에 불을 지펴 구워 내는 등 제작과정을 담은 벽화가 조성돼 있다.

또한 정수사에서는 지난 2006년에는 도조사 앞에 연중 도공들의 청자에 대한 열정을 밝힌다는 의미를 담은 청자로 제작한 석등 높이 2m의 혼불등도 세웠다. 이 혼불등에는 매년 청자축제를 하루 앞둔 날 불을 밝혀 축제성공을 축원하고 이름 없이 살다간 고려 무명도공들의 넋을 위로해 오고 있다. 

주지 본호 스님은 "천년 넘도록 강진을 지켜 온 정수사는 청자장인의 도량이면서 승병 대장이 나온 사찰이다. 고려청자 장인들의 간절한 바람은 천년의 빛으로 승화됐다"며 "역사적인 청자맥을 이어온 도공들에 감사드린다. 강진전통 청자가 전통을 알리는 길잡이로 문화전통 중심이 되길 간절히 기원드린다"고 말했다. 

지난 21일 정수사 내 도조사에서 무명도공들의 숭고한 삶과 정신을 기리고,제51회 청자축제 성공을 기원하는 기원제가 드려지고 있다.

 

도공들의 넋을 달래는 천혼문이 읊어지고 있다.

 

지역 도예가와 내빈들이 함께 기원제를 올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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