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소통(疏通)
[기고] 소통(疏通)
  • 조윤제 _ 수필가
  • 승인 2023.02.21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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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윤제 _ 수필가

요즈음 소통이라는 단어가 자꾸 보인다. 무엇을 위한 소통인가, 소통이란 의견이나 의사 따위가 우리에게 잘 통함이다 목민심서에도 소통이 있다.

황해도 곡산 고을이 산간 벽촌으로 농토가 적고 땅이 척박한 지역인데 곡산 부사가 아전들과 협잡질하여 세곡으로 나락을 두말 받던 것을 아홉말을 내라 하니 참다못한 이 고을에 사는 이계심이라는 사람이 주동이 되어 고을민 1천여 명을 동원하여 관아에 들어가 소란을 부리니 고충(苦衷)을 들어주지 않고 군졸들을 동원하여 이계심을 잡으려 하니 군중들이 에워싸서 피신시켰는데 조정에서는 민란이 일어났다는 소식으로 잘 못 듣고 현 부사를 해임 시키고 정약용을 부사로 임명하여 곡산땅에 들어서니

이계심이 찾아와 부사 앞에 자수하니 아전이 "저놈이 이계심 입니다. 저놈을 포박해야 합니다. "하니 정약용 부사가 자수한 사람이 도망갈 리 없다고 동원으로 데려와 왜 소란을 피웠냐 물으니 자초지종을 듣고 잘못된 것을 고쳐 달라고 항의하는데 뭐가 잘못이냐고 이방을 타이르고 이계심을 집으로 돌려보내는데. 판결문에 관이 잘못한 것을 항의하는데 상을 줘야지 벌을 내린 것은 잘못이고 잘못한 것을 잘못한다고 말하지 않으면 가정이나 국가 어느 집단도 반드시 망한다고 하였다.

걸언(乞言)(말을 구걸한다는 뜻) 좋은 날에 술과 음식을 준비해두고 노인 들을 모셔 와 음식을 마음껏 드시게 하며 술을 권하면서 사람들에게 노인을 섬기는 예를 알게 하고 그때 고을이나 노인들의 애로 사항이나 자문을 듣기도 하며 교훈이나 길잡이가 될 말이나 가르침을 청하고. 자제들을 훈계하는 도리를 묻기도 하였다. 젊은 사람은 윗사람 눈치 보느라 말을 못 하지만 마음껏 술을 드신 노인들은 거침없이 말을 할 수 있어 이런 제도가 다산의 목민심서에 나와 있다. 이런 것이 소통이 아니겠는가? 

※박석무 선생 강의를 참고하였음.

桃花(도화)
샘가에 복숭아꽃이 아름답게 피었는데 산이 깊고 험하여 찾아오는 사람이 없더니 따뜻한 봄이 찾아오니 벌 나비가 저절로 찾아오더라.
※다산 시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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