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요금 인상에 '농가 줄도산' 우려
전기요금 인상에 '농가 줄도산' 우려
  • 김영미 기자
  • 승인 2023.02.13 2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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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도·일조량 중요한 꽃, 전기 사용량 많아...가격 하락세도 고민, 종합대책 마련돼야

 

자재가격 폭등으로 화훼·시설원예농가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는 가운데 한국전력이 올해 1월 한차례 더 농사용 전기요금을 올려 농가들이 줄도산 위기에 놓였다.

한국전력에 따르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로 러시아의 유럽 가스공급이 일부 중단돼 3개년 책정정책으로 지난해 4월 전력량요금을 킬로와트시(kWh)당 4.9원, 10월 7.4원 2차례 전기요금을 인상했다. 그 결과 농사용(을)저압전기 요금은 지난해 2022년 20% 상승했다.

이와함께 한전은 지난 1월에도 22년 급등한 연료비 상승분 일부를 반영 전 계약종별에 대해 일괄로 전력량 요금을 킬로와트시(kWh)당 11.4원 인상했다.

이로 인해 농사용 전기요금은 지난달부터 킬로와트시(kWh)당 3.8원 올랐으며 8.2%이다. 농사용전기요금은 2024년, 2025년 1월에 각각 3.8원씩 더 인상될 예정이다.

한국전력 관계자는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유럽 쪽에서 가스 공급 중단으로 유류대가 급등해 전기요금이 올라 갈 수밖에 없는 구조이다"며 "농가의 어려운 사항과 경제적 부담을 감안하여 보호하고자 3년에 걸쳐 전기요금을 인상하는 결론을 내린 것이다"고 밝혔다.

이러한 에너지 요금 상승은 농가의 생산비 부담으로 고스란히 이어지고 있다. 특히 동절기 에너지 사용량이 많은 화훼·시설원예농가는 더 큰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칠량면 단월리에서 장미를 재배하는 김모씨는 1월달에 청구된 전기요금 고지서를 보고 너무 놀랐다. 같은 동절기인 지난해 1월달에 870만원이던 농업용 전기요금 고지서에 40%정도 오른 1,211만원이었다.

김 씨는 2천200평 규모의 비닐하우스에서 장미품종을 재배한다. 장미를 상품으로 재배하려면 내부 온도를 평균 20~22도로 맞춰야 하고, 이때 사용되는 것은 고압 나트륨이다. 장미 성장엔 온도가 중요하기에 나트륨등으로 실내를 밝히면서 온도를 높이고 있다.

동절기에는 실내 온도를 높여야만 꽃이 얼지 않아 전기 사용량이 많아 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김 씨는 "너무 많이 오른 전기요금 340만원은 농민들에게는 어머 어마한 돈이다. 전기요금을 내야하는데 대책이 없는 상태이다"며 "농사라는게 공산품처럼 정찰제가 아니다. 현재 소비위축으로 가격이 들쑥날쑥하고, 많은 돈을 들여 최고 품질로 키워 내놔도 공급이 줄어 유찰돼 팔 곳도 없다. 농사에 사용되는 모든 것이 올라 막막하다"고 하소연했다.

이러한 상황에 꽃 가격이 하락하는 점도 화훼농민들의 고민거리다. 지난해 말까지는 꽃값이 상승세를 보였지만, 1월 중순 들어 가격이 내림세를 보이면서 농가에서 출하한 꽃이 경매시장에서 유찰되는 일이 발생하고 있다.

또 하나는 지난해부터 폭등한 생산 자재가격 대책이 없다는 것이다. 농가에 의하면 화훼·시설원예농가에서 연중 사용하는 질산가리, 질산칼슘, 양액비료 등 14종류 자재 가격이 평균 100%에서 120%까지 두 배 이상 폭등한 상태였다. 양액비료의 경우 한 포당 1만원 하던 것이 2만4천에서 2만6천대로 올랐다. 

땅심화훼영농조합법인 조우철 대표이사는 "농사짓는 농가와 연계지어서 일괄적으로 올린 전기요금은 동의를 못하겠다. 농사는 시장원리에 따라 가격이 오르고 내린다. 이러한 취약부문에서 생업을 하고 있다"며 "농민은 힘없는 약자 취약층이다. 지자체에서라도 우선적으로 관심 가져주시고, 화훼는 지역에 대표작물이니 대책도 강구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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