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산로] 월드컵 축구와 라스트 댄스(Last dance)를 위하여!
[다산로] 월드컵 축구와 라스트 댄스(Last dance)를 위하여!
  • 김재완 _ 시인
  • 승인 2023.01.10 0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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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완 _ 시인

2022년 카타르 월드컵 축구가 명승부의 진가를 보여준 결승전에 힘입어 화제성, 시청률, 흥행성 모두를 잡고 역대 1위에 선정되었다. 아르헨티나와 프랑스의 결승전은 神技의 메시와 현존하는 최고의 몸값을 자랑하는 음바페의 세기적 대결로 세계인들의 가슴을 뛰게 하기에 충분한 경기였다.

그야말로 메시를 위한 메시에 의한 메스의 라스트 댄스의 경이로움이 생생하게 전해지는 순간 우승국인 아르헨티나는 물론 전 세계의 시청자들은 축배를 들어 그를 진심으로 축하하기에 이른다. 지구촌 월드컵 축구, 올림픽, 세계 육상 선수권 대회 중에서도 소위 말하는 국뽕에 취해 한마음 한뜻으로 국가대표 선수의 선전과 승리를 위한 열망과 염원의 카타르시스는 월드컵 축구가 주는 유일무이하게 선사한 감동이 아닐까 생각한다.

2002년의 대한민국은 여야도 경쟁자도 가해자도 없는 오직 혼연일치의 붉은악마만 있었고 우리는 기적의 4강에 안착했다. 박지성은 예선 3차선 상대인 포르트갈 전에서 결승골을 넣고 히딩크에게 달려가 감격의 포옹을 하면서 황선홍의 히딩크 패싱(Passing)으로 잠깐 서운했을 히딩크 감독의 마음을 뜨겁게 달궜다. 이른바 파파 리더쉽(Papa Leadership)이 소환되는 대한민국의 월드컵 축구는 베트남의 박항서 매직(Magic)으로 그 꽃을 피우고 있는 중이다.

우리는 왜 이처럼 월드컵 축구에 열광하는가 이유는 여기에 있다. 첫째, 월드컵 축구는 지역 예선을 통과한 32개국만 참가자격이 주어지며 800여 명이 넘는 각국 선수들이 저마다의 사명과 테크니션(Technician)을 통한 대리만족, 끈끈한 팀웍과 이타적인 플레이, 최장 15Km를 달리며 다리에 쥐가 나고 뇌진탕으로 혼미해지는 상황에서도 오직 팀(Team)을 위한 투혼으로 죽을 힘을 다한 선수들의 숭고함을 보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들은 신기에 가까운 발재간으로 우리에게 무한한 행복을 선사하며 운동장은 인생 희노애락의 경연장임을 몸소 말하고 있지 않는가 둘째, 월드컵 축구 우승국은 축구에서 만큼은 G7도 강대국도 거뜬히 뛰어넘는 권위가 주어지며 그들의 포퍼먼스(Performance)를 배우기 위한 각국 축구 지도자들과 심지어 정상들까지 심혈을 기울이며 축구 부흥에 잰걸음을 한다.

아르헨티나 역시나 어려운 경제난국에도 월드컵 축구 우승이란 자부심으로 응집하고 결속하는 동기부여를 이루고 있으며 축구에 미쳐 사는 남미인 특유의 성향은 메시를 지폐의 인물로 선정한다고 하니 그 우승을 가치로 논할 바가 아니다. 개인적으로는 크로아티아의 모드리치가 나의 영웅이다.

그의 왜소한 피지컬(Physical)과 전쟁 중의 포탄 소리가 두려워 오직 공을 차면서 성공에 대한 확신과 신념으로 무장했던 꼬마축구의 인생이 존중받아 마땅하며 37세의 노장이면서도 스스로 이번 카타르 월드컵 축구가 마지막이 돼서는 안된다는 자기관리 끝판왕의 위엄을 보는 중이다. 축구장의 아름다운 지휘자 모드리치의 다음 행보를 기대한다. 게으른 천재는 영감을 주지 못하지만, 최선을 다하는 보통사람들에게는 우리의 삶의 좌표를 찾고 열광하는 이유 역시 그들이 흘리는 땀의 가치를 알기 때문이다. 나를 위한 사다리를 만들고 올라가서 나의 노고에 대해 칭찬을 하는 자긍심 강한 셀럽(Celebrity)이 매력적이다.

어느 책에서 본 구절이 마음에 와닿는다. ‘배는 정박해 있을 때가 가장 안전하지만, 항구에 정박만 시키려고 만들어지는 배는 없다’ 얼마 전에 광주 터미널에서 목격한 장면이다. 멋진 자켓으로 커버하기에는 상당히 추운 날씨에 얇게 차려입은 중년 신사가 들어선 곳은 젊은이들이 자주 찾는 프렌차이즈 음식점이었다.

일찍이 셀프 계산대는 대형마트에 설치되었고 커피숍에서도 메뉴 주문 시 밖에서 키오스크 (Kiosk) 를 통해 주문과 결제를 하는 시스템으로 바뀌어 가는 중이나 비대면 주문에 낯선 세대들에게 여간 난감한 것이 아니다. 아차 싶었는지 그 신사는 쭈뼛쭈뼛 키오스크 앞에서 망설인다. 뒤에는 20대 청년들이 줄지어 서 있으니 그분의 체면이 말이 아니다.

지체하는 시간이 조금 길었나 싶을 때 뒤에 있던 청년이 ”도와 드릴까요?” 그리고 무사히 자리에 앉았다. ‘날마다 배움이 있는 인생에 졸업은 없다’는 명언에 잠시 느슨해진 마음을 다잡아 보는 계기가 되었다. 월드컵 축구에 열광하는 이유가 선수들의 한계를 뛰어넘는 노력과 승리에 대한 간절함이 팀을 위한 희생의 배려가 전부가 아닐 만큼 종합예술이기 때문이다.

대한민국의 자부심 손흥민을 보면서 선한 영향력의 가치를 최고가 되기까지는 피나는 노력에 경외심을 담아 우리들의 라스트 댄스에 실어 보낸다. 군동 댁은 스마트폰 카톡 보내기가, 마량 양반은 마라톤 완주가 도암 김 선생은 조기축구회의 공격수가, 신전 빵집 여사장은 캠핑카로 인싸(Insider) 되기가, 옴천 댁은 키오스크로 주문하기가 라스트 댄스라면 가히 그들의 월드컵 축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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