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화물선 재취항, 지금부터 함께 힘을 모읍시다
[기고] 화물선 재취항, 지금부터 함께 힘을 모읍시다
  • 정삼균 _ 화물선 재취항 추진위원장
  • 승인 2022.12.27 1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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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삼균 _ 화물선 재취항 추진위원장

강진은 A자 지형 특성상 내륙 깊숙이 바다가 들어온다. 태풍이 불어도 큰 파도가 없다. 해남, 장흥, 영암과 바로 연결되고 육지의 각종 물자가 모여들고 흩어지는 구심점에 강진만이 있다. 이 때문에 강진만은 일찍이 제주 사람들이 육지에 들어올 때 가장 많이 이용하는 항구였다.

마량에는 신마, 숙마처럼 말 관련 지명이 남아있다. 조선시대 말이 제주 화북포구를 출발, 대부분 마량 포구를 통해 전국 각지로 공출됐던 연유다.

인구 절벽과 지역 소멸을 걱정하는 오늘날과는 다르게, 아마도 당시의 마량은 수많은 사람과 물자가 드나들며 1년 내내 활기가 넘치는 곳이었을 것이다.

지난 2017년 10월, 과거의 영광을 재현하듯 강진 마량이 새로운 활력을 띠기 시작했다.

바로 강진항(前 신마항)에 제주를 오가는 화물선이 취항한 것이다. 화물선 취항으로 마량은 활기와 생동감이 넘쳤다. 마량에서 숙식하는 화물차 기사들과 노동자들이 늘면서부터다.

특히 화물차로 인한 교통량의 증가는 강진읍~마량 간 국도 23호선 4차선 확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는 기대감도 심어줬다. 더 넓게는 그동안 침체돼있던 서남부권까지 경제적 활력이 넘칠 것으로 고대됐다.

그러나 이같은 기쁨과 바람은 오래가지 못했다. 화물선이 항로 인근 양식어장을 훼손해 한 달도 안 되어 운항이 중단된 것이다.

항로 주변 어촌계에서 어업 중 안전 위협 등을 이유로 화물선 운항을 반대하면서 강진항은 5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화물선 재취항에 난항을 겪고 있다. 전남도와 강진군이 관계기관 및 항로 주변 어촌계와 수차례 협의에 나섰지만 타협점을 찾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제는 주민들도 함께 노력해야 할 때다. 지난 12월 9일, 마량 주민들이 함께 마음을 모아 강진항 화물선 재취항을 위한 대책 추진위원회를 자발적으로 구성했다.

관계기관과 항로 주변 어촌계와의 적극적인 소통과 협의를 통해 강진항에 화물선이 하루빨리 재취항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지원을 하기로 결의했다. 핵심 이유는 하나다. 화물선 취항은 곧 인구 유입이고, 인구는 곧 경제이기 때문이다.

강진항 화물선 취항은 항만 사용료 세입과 지역민 일자리 창출은 물론, 1일 25톤 화물차 120여 대의 화물 선적·하역에 따른 연간 1만여 명의 항만노동자 유치 효과를 거둘 수 있다. SOC 확충부터 숙박업소, 식당, 주유소, 편의점, 카페 등이 덩달아 늘어나는 간접적 경제효과도 기대된다.

광주~강진 간 고속도로 개통, 강진읍~마량 국도 확장, 마량~제주 화물선 운항에 따른 '해상 물류의 핵심 거점 강진항'이 기대되는 이유이다.

강진항 화물선 재취항의 꿈은 전남도와 군, 그리고 주민들이 함께 머리를 맞대고 눈앞에 놓인 난관을 차근차근 헤쳐 나간다면 그리 먼 이야기가 아닐 것이다.

나는 지금도 매일 강진항을 들여다본다. 먼 옛날 제주와 한양을 연결했던 때를 상상해 보고, 5년 전 첫 취항 때를 회상해 본다. 그리고 지금은 모든 군민의 염원을 담아 강진항에서 펼쳐질 해양 실크로드의 영광이 재현되길 간절히 예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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