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어머니는 인생의 나침반
[기고] 어머니는 인생의 나침반
  • 김명희 _ 前 강진군의회 의원
  • 승인 2022.12.19 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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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희 _ 前 강진군의회 의원

누구에게나 하루하루는 소중한 날들이다. 하지만 당신의 슬픔도 기쁨도 아픔도 하나 같이 아들의 성공에만 맞추었다고 할까, 아들이 큰 뜻을 이루기만을 학수고대하며 메마르고 척박한 현실 속에서 온몸은 만신창이요. 손발이 다 닳도록 매일 매일을 고통과 한숨 속에서 나날을 보내는 어머니, 그 거룩한 어머니를 소개해 보련다.

때는 일제 강점기이다. 이흥렬이라는 음악에 남다른 재능이 많은 청년이 있었다. 얼마 후 그는 본격적으로 음악 공부를 하기 위해 일본으로 유학을 떠났다. 그러나 작곡을 위해서는 피아노가 필수요건, 피아노를 준비하지 않으면 제대로 된 음악 공부를 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달은 것이다. 겨우겨우 유학 경비를 마련한 가난한 고학생의 처지가 아닌가, 몇 날 며칠 전전긍긍하던 그는 자신의 성공만을 기대하고 계실 고국의 어머니께 편지를 썼다.

"어머니, 피아노가 없으니 음악 공부를 더 할 수 없어요. 음악에는 피아노가 필수라는 것을 뒤늦게야 알았습니다. 어쩔 수 없이 소자는 음악 공부를 이만 접고 귀국하려고 합니다"

어머니는 혼자 몸으로 그동안 아들 뒷바라지를 하느라 가진 것도 없었고 더구나 아들의 유학자금 마련으로 늘어난 빚만 고스란히 남았던 처지였다. 그런데 학업을 포기하려 한다는 청천벽력 같은 아들의 편지에 어머니는 망연자실, 다음날 새벽부터 땅거미가 질 때까지 동네 근처부터 원거리의 산이란 산을 모조리 뒤져 쉼 없이 솔방울을 긁어모았다.

손끝이 문드러지고 가시넝쿨에 온몸은 피투성이가 되었지만 당신 몸은 아무래도 좋았다. 그 지성이 하늘에 통했을까. 불쏘시개로 화력이 좋은 솔방울로 거금 400원을 만들 수 있었다. 1930년 당시 쌀 한 가마는 13원이었으니… 낙담에 빠져있던 아들은 어머니의 피어린 정성이 일군 그 돈으로 피아노를 샀다. 아들 이흥렬. 그가 처음 작곡한 노래가 시인이며 문학 박사인 양주동님의 시에 곡을 붙인 '어머니의 마음'이다.

'낳으실 제 괴로움 다 잊으시고/기르실 제 밤낮으로 얘쓰는 마음/진자리 마른자리 갈아 뉘시며/손발이 다 닳도록 고생하시네/하늘 아래 그 무엇이 넓다 하리오/어머니의 은혜는 가이없어라'

어찌 이흥렬뿐일까. 인류에 공헌한 큰 인물들과 그들의 어머니에 얽힌 일화는 많다. 제2차 세계대전을 승리로 이끈 윈스턴 처칠이 세계적인 인물로 부상했을 때 영국의 한 신문사가 유치원부터 대학까지 처칠을 가르친 교사들을 전수 조사해서 '위대한 스승들'이란 제목으로 특집기사를 실었다. 그 기사를 읽은 처칠은 신문사에 자신의 마음을 담은 짧막한 편지 한 통을 보냈다.

"귀 신문사에서는 나의 가장 위대한 스승을 찾아내지 못했습니다. 그분은 바로 나의 어머니이십니다. 어머니는 제 인생의 나침반이었습니다"

미국의 전 레이건 대통령도 어머니날 특집프로에 출연해서 어머니의 사랑을 이렇게 표현했다. 신학기인데도 선생님이 부임하지 않았다. 학생들은 무료한지 여럿이 모여 모래 쌓기를 하고 있었다. 그 광경을 본 한 노인이 안타까운지 "선생님이 어디에 계신지 아는가? 지금 곧장 집으로 돌아가게나! 그대들을 맞으러 버선발로 뛰어나오는 사람이 자네들을 가르쳐줄 선생님이야!" 아들이 대문을 열고 들어서자 어머니는 아들을 껴안고 말했다.

"왜 이리 늦었어! 배고프지, 어서 들어가자" 그리고 맛있는 음식을 만들어 주셨다. 이런 어머니의 정이 인성교육이었다. 그 어머니의 보살핌으로 열심히 공부하여 미국 제35대 대통령이 된 아들이 존 F.케네디이다.

이렇듯 역사적인 인물 뒤에는 자식을 위해 끊임없이 사랑을 베풀어 주시는 훌륭한 어머니가 있었다. 신이 너무 바쁜 나머지 자신의 역할을 대신하는 존재로 어머니를 두었다던가. 어머니의 끝없는 사랑과 희생으로 우리는 드디어 완성된다. 어머니야말로 참다운 인간을 만드는 위대한 스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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