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따뜻한 설명절을 보내자
(사설)따뜻한 설명절을 보내자
  • 강진신문
  • 승인 2005.02.05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민족의 대명절인 설이 다가왔으나 경기는 꽁꽁 얼어붙은 채 풀리지 않고 있다. 매년 명절때면 하는 얘기지만 경기침체가 장기화되면서 이른바 대목경기를 꿈꾸는 일은 기대하기 어렵게 됐고, 이를 기대하는 주민들도 많지 않는 듯 하다. ‘오히려 IMF때보다 물건이 더 안 팔린다’는 시장 상인들의 푸념은 설 경기를 한마디로 말해주고 있다.

서민들에게는 즐거운 명절이 아니라 설 쇠는 것이 만만치 않은 부담이 된지 오래다. 농촌경제의 근간을 이루는 쌀은 시장이 개방된다고 하고, 수매제도 역시 폐지된다는 우울한 소식도 있다. 

하지만 올해도 예외 없이 설이 다가왔다. 고향의 부모형제들은 오랜만에 고향에 찾아오는 자식, 형제들을 기다리느라 마음이 설레고 있다.
고향을 찾는 출향인들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부모님 건강은 좋으신지, 올 농사준비는 잘되고 있는지 설레임 반 걱정 반 이런저런 생각들이 교차할 때다.

고향의 부모 형제들도 객지로 나간 아들·딸과 형제들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몸은 건강한지 월급은 제대로 받고 있는지 한 시간이라도 빨리 만나 건강한 모습을 확인하고 싶고 그동안의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꿋꿋하게 살아온 이야기를 손 맞잡고 나누고 싶은 것이다.

이렇듯 도시로 떠나 살다온 사람들의 사정도 결코 좋지만은 않다. 그래도 그들은 또 고향을 찾을 것이다. 값비싼 선물 꾸러미는 아니지만 정성이 담긴 작은 보따리 하나씩 들고 쑥스러운 듯 고향집을 들어설 많은 형제들은 고향에서 또 많은 것들을 위로 받고 싶을 것이다. 희망이 가득하여야 할 우리네 설날은 가슴 아프게 이렇듯 서로가 서로를 위로하고 보듬은 ‘위안의 잔캄가 될 것 같다.

그리고 또 눈을 돌려보자. 마을마다 벅찬 삶을 이끌어가는 독거노인이 있고 부모들로부터 버림받은 소년소녀 가장의 집안도 있다. 내 자식과  내 부모에게 하는 것 십분의 일이라도 존경과 사랑을 나누어 그래도 이세상은 살만한 세상이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도록 하자.
이번 설만큼은 서로가 서로의 아픔을 나누고 기쁨을 함께하는 나눔과 베품, 위안의 한마당이 될 수 있도록 하자. 설을 쇠고 나면 모두들 평상으로 돌아간다.

고향을 찾았던 사람들은 예나 다름없는 고향의 따뜻함을 확인하고 서로의 만남을 아쉬워하며 부모형제들이 마련한 몇 가지 보퉁이를 들고 몇 번이고 고향집과 부모님을 뒤돌아보며 각자의 삶의 터전으로 돌아갈 것이다. 그렇게 돌아가서 내년 설까지 잊고 지내는 고향이 아니기를 바란다.

그저 옛 추억의 고향이 아니라 발전과 희망이 솟아나는 고향을 언제나 관심 있게 고향을 지켜보아 줄 것을 당부한다. 고향이 발전하고 잘 살아야 출향인들도 떳떳하고 당당할 것이다. 고향을 지키며 열심히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고향발전을 위하여 물질적으로는 도울 수 없다할 지라도 언제나 관심을 갖고 정신적으로 라도 도와주기 바란다.

명절은 오랫동안 헤어졌던 친지와 가족들이 함께 만나 그동안 못다한 정을 나누는 소중한 기회다. 그러나 나눔과 살핌이 가족에게만 한정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 한번 쯤 남을 돌아다보는 기회가 되어야 한다. 이번 설이 나누고 베푸는 훈훈한 명절이 되기를 기원해본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