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나는야 행복 도우미
[기고] 나는야 행복 도우미
  • 김옥희 _ 영랑생가사랑방이야기꾼
  • 승인 2022.10.04 03: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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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옥희 _ 영랑생가사랑방이야기꾼

나는 우리 마을 어르신들을 몸과 마음으로 도와드리며 그 안에서 행복한 생활을 하고 있답니다

우리 마을에 동갑내기 내 친구들은 12명이랍니다. 객지에 나가 있는 친구도 있어서 내가 연락망입니다. 객지에 있는 친구들이 마을이나 어르신들에게 필요한 것이 생길 때면 나에게 연락하고 보내준답니다. 그러면 나는 고마운 마음에 꼭 필요하신 어르신들에게 나눠 드리면 어르신들이 얼마나 좋아하는지 말로 표현 못 할 정도로 좋아합니다. 또 그 친구들이 고향에 내려올 때면 마을회관에 들른답니다. 절대 빈손으로 오는 법이 없답니다. 우리 고마운 돼지띠 친구들입니다.

내가 고향에 내려온 지 13년차 어머님께서 치매가 왔답니다. 서울에서 모시다가 '그래도 당신 집에 오시면 더 좋아지시겠지'하는 마음에 모시고 내려와 계시다 좋은 곳으로 가셨답니다. 그 뒤 나는 그냥 친정집에 그대로 머무르게 되었답니다. 그러다 보니 더욱 어머님의 빈자리가 너무 커져 대신 마을 어르신들을 위해 세심하게 도와드리면서 나를 지탱하게 되었답니다.

어르신들에게 눈이 되어 드리고 귀도 되어 드리며 때로는 발이 되어 은행 가는 일, 행정 업무도 도와드린답니다. 어느 때는 손이 되어 드리기도 하면서 또 한편으로는 마음을 열게 하면 마음 놓고 우시는 어르신들을 봅니다. 그럴 때마다 내 어머님 생전 못해 드린 것만 생각이 나서 후회스럽고 죄송스러움에 어머님 묘소 앞에 엎드려 이야기도 하면서 나를 달래곤 한답니다.

한 어르신은 몸이 불편하시고 부인마저 지능 장애 2급인데 정부 혜택을 못 받고 있어서 어르신과 면사무소로 찾아가 상담하여 지금은 기초 생활 수급자가 되어 생활하고 계신답니다. 다른 어르신들은 연로하셔서 누군가의 도움이 필요할 때 객지에 있는 자녀들과 의논하여 요양 등급을 받는데도 도와드리기도 했답니다.

내 자랑을 하다 보니 꼭 말하고 싶은 생각이 납니다. 제 핸드폰에는 마을 어르신 자녀들의 전화번호가 다 저장되어 있답니다.

어르신들께 무슨 일이라도 있으면 연락도 해 주고 또 자녀들이 부모님과 연락 안 되면 나한테 전화를 한답니다. 그러면 또 내가 …

고향에서 생활하면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있어 정말 기쁘고 이 행복한 마음은 말과 글로는 다 표현할 수 없답니다. 그런데 몇 년 전 면사무소에서 마을마다 복지 도우미를 선정했었나 봅니다. 우리 마을에는 본의 아니게 제가 선정되었답니다. 정말 스스로 그냥 할 때는 마음이 편하고 보람도 느꼈는데 지금은 마음이 무겁고 부담되기도 합니다.

그래도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라면 어떤 상황에서도 무슨 일이든 어르신들을 위하여 최선을 다할 겁니다.

앞으로도 꼭 우리 마을 어르신들의 눈, 귀, 손, 발이 되어 따뜻한 마음으로 도와드리면 어르신들이 지금보다는 더 건강하시어 오래 오래 함께 하시리라 기대해 봅니다.

때로는 쓴소리도 제가 할 때가 있답니다. 어르신들께요. 그러나 곧 마음을 열어 보인답니다. 우리 마을 어르신들 감사합니다. 안산 떡이 이렇게 말할래요. 어르신들이 곁에 계셔서 제가 겁나 좋고 행복하여 사랑합니다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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