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나 감사합니다, 행복한 추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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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철 기자
  • 승인 2022.09.26 06: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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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전 옴천면 종점농장 1만6천수 닭폐사 발생
공무원, 주민들 하나돼 야간까지 자원봉사

 

옴천에서 추석전 누전으로 추정되는 기계고장으로 1만6천수에 달하는 닭폐사가 발생했다.

해당농가는 추석연휴로 매몰처리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군청 공무원과 지역 주민들이 늦은 밤까지 자원봉사에 나서 무사히 명절을 보낼 수 있었다.

옴천면 기좌리에 위치한 종점농장에서 사고가 발생한 것은 추석 연휴 전날인 8일 새벽이었다. 주인 정종점(51)씨는 새벽 4시 30분경 일어나 CCTV를 통해 농장을 보게 됐다.

2개의 농장중에 한 개동에서 닭들의 움직임이 거의 없는 상태였다. 이상하다고 느낀 정씨는 바로 농장으로 달려가 환풍기를 가동하는 조치를 취했다. 하지만 농장에는 이미 가스가 차오르고 온도상승으로 1만6천여마리에 달하는 육계가 폐사된 상태였다. 그 이유는 태풍 피해로 누전이 발생했고 환풍기 작동이 멈춰선 것이다.

추석을 앞둔 시점에 정씨에게는 너무나 큰 생채기였다. 하지만 마냥 푸념하고 있을수 만은 없었다. 먼저 보험회사에 피해사실을 알리고 보험 접수를 마쳤다. 보험회사 직원들이 직접 현장을 찾아와 사진도 찍고 피해보상에 대한 논의도 했다.

문제는 폐사된 양계를 처리하는 방법이었다. 다음날부터 연휴가 시작돼 처리할 수 있는 방법이 없는 상태였고 한낮에는 무더위가 지속되고 있어 부패로 인한 냄새까지 걱정됐다. 농장에서는 자체 퇴비장에 왕겨 등을 활용해 매몰할 계획이었지만 인근이 상수원보호구역으로 이방법도 문제가 생길수 있었다.

막막했다. 답답한 마음에 정씨는 강진읍에 위치한 약품회사 수의사에게 도움을 요청했고 옴천면사무소와 군청 환경축산과에서 도움을 주겠다는 희망의 소식을 들을 수 있었다.

기적은 일어났다. 저녁7시가 되자 정씨의 농장에는 30여명의 군청 환경축산과 직원과 옴천면사무소 직원 등이 찾아왔다. 직원들이 퇴근도 하지않고 저녁을 먹고나서 정씨를 돕기위해 방역복을 입고 찾아온 것이다. 여기에 지인들까지 힘을 합하면서 폐사 양계처리가 시작됐다.

1만마리가 넘는 양계를 처리하기는 쉽지 않았다. 한꺼번에 양계를 처리하기 위해 스키로우더라는 장비를 이용해 옮겼고 면사무소에서 지원해준 2대의 트럭까지 합세해 공동작업에 나섰다. 하지만 일이 쉽지 않았다. 처리전문업체에서 양계에 묻은 왕겨가 문제가 될수 있어 직접 털어서 운반해야한다고 했다.

공무원과 지역주민들은 1만6천여수의 폐사 양계를 두세마리씩 잡고 손수 왕겨를 털어내면서 수작업으로 트럭에 모두 옮겨야 했다.

무더위가 남아있는 날씨에 방역복을 입고 진행되는 작업은 말그대로 찜통 그자체였다. 하지만 정씨의 어려움을 알기에 모두 참아내고 꼼꼼하게 작업에 나섰다.

꼬박 3시간 동안 양계 처리 작업이 진행됐다. 전문처리업체를 통해 모두 완벽하게 농장밖으로 이동작업이 끝나고 평온을 되찾았다. 이런 작업의 성과로 정씨 가족 5명은 무사히 추석 명절을 보낼수 있었다.

군청에서는 농가의 피해를 최대한 줄여보도록 지원책을 논의하고 있다고 한다. 군공무원과 지역주민들의 도움이 없었다면 정씨 가족들에게는 이번 추석명절은 악몽으로 기억 될뻔 했다.

정 씨는 "갑자기 사고가 발생한 후 어떻게 처리해야할지 답답하고 막막했다"며 "주변의 도움으로 무사히 이겨낼수 있었고 특히 퇴근까지 미루고 야간까지 도움을 준 공무원들 에게 감사한 마음을 전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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