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산로] 공부 주도(主導) 365 운동을 제안하며
[다산로] 공부 주도(主導) 365 운동을 제안하며
  • 주신영 _ 강진교육미래연대 준비위원장
  • 승인 2022.09.05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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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신영 _ 강진교육미래연대 준비위원장

방학이 끝나고 개학이다. 그동안 가정학습을 했던 아이들이 학교에 온다. 방학을 마치고 등교하는 아이들은 어떤 생각을 하며 학교에 올까? 그동안 만나지 못했던 친구들을 만난다는 기대감도 있을 것이고, 새로 배울 학습 내용에 흥미를 갖는 아이들도 있을 것이다.

사실 무언가를 배운다는 것은 무척 흥미로운 일이다. 모르는 것을 알 때의 기쁨도 있고, 알았던 것을 생활 속에 실행해보며 얻는 재미도 크다. 배우고 자란다는 것은 뜻깊고 의미 있는 일인데 학교라는 현장에서 만나는 배움이라는 것은 지겹고 힘든 일로 간주 되기 쉽다.

국어사전에 의하면 공부는 학문이나 기술을 배우고 익히는 것이다. 학문이나 기술은 목적어이므로 중요한 것은 배우고 익히는 것이다. 배운다와 익히는 것, 이 두 가지를 하면 공부를 한 것이고, 안 하면 공부를 하지 않는 것이다.

'배운다'는 것은 밖에서 들어오는 것으로, 밖에 있는 것을 나의 오감을 통해서 습득하는 것이다. 몰랐던 것을 알게 되면 배운 것이다. '익힌다'는 것은 배운 것을 내 것으로 이해해서 만들고 활용하는 것이다. 라면을 끓이지 못했던 아이가 인터넷을 통해서 라면 끓이는 방법을 찾아보았다면 배운 것이고, 이 지식을 활용해서 라면을 끓여서 먹었다면 익힌 것이 된다. 이처럼 라면을 끓여 먹는 것도 좋은 공부가 된다.

어린아이일수록 배우고 익히는 것을 즐거워한다. 처음 노래를 배우는 아이는 계속 재잘거리며 노래를 부르고, 레고를 처음 접해보는 아이는 계속 신기한 모양을 만들어 낸다. 초등학교 저학년 아이들은 학교에 다녀오면 그날 배운 내용을 재잘재잘 엄마에게 말하며 자랑하지만, 고학년 아이들에게 배움은 늘어나는 교과목과 어려워진 학습 내용으로 즐거움보다는 힘듦으로 다가온다.

고학년으로 올라가면서 공부가 재밌으려면 공부정서가 긍정적이어야 한다. 정서의 사전적 의미가 사람 마음에 일어나는 여러 가지 감정이므로, 공부정서는 공부를 하는 사람의 마음에 일어나는 공부에 대한 여러 가지 감정이라 할 수 있다.

즉, 공부라는 말을 들었을 때 어떤 마음이 드는가 하는 것이다. 공부정서가 긍정적인 아이는 배우고 익히는 것이 더없이 즐겁다. 반대로 공부정서가 부정적인 아이는 공부를 지겹고 곤혹스러운 일로 생각한다.

아이들의 공부에 대한 정서가 긍정적이 위해서는 공부에 대한 부모님의 양육 태도가 무척 중요하다. 아이가 어릴 때부터 무언가를 배우고 익힌다는 것의 즐거움을 알려주고, 새로운 것을 알고 배워갈 때마다 칭찬하고 격려한다면 아이는 공부에 대해서 즐거운 감정을 가질 것이다. 반대로 아이의 호기심 어린 질문을 무시하거나 비난하고, 부정적인 상황이 반복되고 성취감을 느끼지 못한다면 공부정서는 나빠질 것이다.

'공부 주도(主導) 365 운동'은 아이들이 어릴 때부터 공부를 재밌는 것으로 여겨서 365일 자기 주도적으로 공부해 나가는 힘을 키워갈 수 있도록 도와주자는 것이다. 여기에서 자기 주도적이라는 말은 자신의 삶에 대해 스스로 책임을 지고 모든 행동은 자신의 의사에 따라 결정하는 능력을 말한다. 아이가 자신에게 주어진 놀이나 일상의 과제를 스스로 계획하고 실행해 나가는 의지와 자세, 내 삶의 주체를 나 자신으로 여기는 것이다.

미국 심리학자 에릭슨의 심리사회적 발달 단계에 따르면 주도성을 획득하는 시기를 만 3세부터 6세로 규정하고 있다. 이때가 되면 아이들은 '아, 내가 해낼 수 있다'라는 생각을 갖게 되고, 주도적인 입장에서 자기 세계를 구성하게 된다.

사고능력과 호기심 등 인지능력이 성장하고 자신의 것에 대해 관심과 책임을 가지게 되는 것이다.

부모가 아이의 호기심과 질문에 격려하고, 조금 부족해도 자기가 자기를 도울 수 있도록 도와주면 자기 주도성이 발달하게 된다. 이 같은 노력 속에 성장한 자기 주도성이 학습에서 발휘될 때 자기주도적인 학습자가 되는 것이다.

우리 속담에 세 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는 말이 있다. 이를 학습에 적용하면 세 살 때부터 주도성의 바탕이 되는 자율성을 길러주면 여든까지 자기 주도적으로 공부하는 학습자가 된다는 의미로도 해석할 수 있다.

공부 주도 365 운동은 공부를 청소년기, 학교 다닐 때만 하자는 것이 아니다. 어렸을 때부터 올바른 양육으로 자기 주도성을 길러주고, 공부정서를 건강하게 해서 배우고 익히는 것을 즐기는 아이, 어른이 되어서도 끊임없이 새로운 것을 배우고 즐기는 평생학습자로서의 삶을 살아가자는 것이다.

아이부터 어른까지 전생애에 걸쳐 배움을 즐기는 삶, 이것이 공부 주도 365 운동의 목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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