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 문인들의 삶이 담긴 '서재삼영 특별전'
고려 문인들의 삶이 담긴 '서재삼영 특별전'
  • 김영미 기자
  • 승인 2022.08.29 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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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청자박물관, 향로·화분·베개청자 11월 27일까지 전시

 

고려청자박물관은 지난 24일 고려청자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 2022년 고려청자 특별전 '서재삼영, 향로·화분·베개' 전시회 개막식을 열었다.

특별전은 고려청자박물관에서 고려시대에 문인들의 생활공간인 서재를 장식했던 청자 향로, 화분, 베개를 대상으로 당시 문인들이 각 기물에 어떠한 의미와 바람을 담았는지 알 수 있도록 기획한 고려청자 '서재삼영' 전시회이다.

고려 문인들의 청자 知好樂(지호락) 도자기는 각 시대마다 그 시대인들의 생활속에서 쓰여지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다. 고려사회를 이끌어간 지식인들이 남긴 詩文(시문)곳곳에 청자와 관련된 내용이 남아 있다.

고려사회 문인들의 생활속에서 어떤 청자들이 사용되었고, 문인들은 그 청자에 어떠한 의미를 담았을까. 당시 시문을 남긴 이들은 문신으로서 관료들이었으며, 그들의 주요 생활공간은 서재이지만 때로는 경치 좋은 풍경속에 지어진 정자이기도 했고, 선방(禪房)일 때도 있었다. 문인들의 공간에서는 행향(行香)과 독서, 음주(飮酒)와 음다(飮茶), 악기 연주, 서화 감상, 시작(詩作) 등 학문 정진, 연회(宴會), 유희(遊戲), 문회(文會)활동 등이 펼쳐졌다.

이규보는 자신의 서재 책상위에 놓인 석창포 화분과 청자연적, 대나무로 만든 벼루갑, 즉 안중삼영(案中三詠)을 각각 시로 남겼다. 문인들의 주요 생활공간에 있었을 법한, 그리고 여러 문헌자료를 통해 알 수 있는 것이 바로 청자향로, 청자화분, 청자베개이다. 글공부하는 선비와 승려는 향을 맡으며 정신을 맑게 가다듬었다. 그리고 군자(君子)의 이미지가 투영된 석창포, 소나무, 대나무, 매화, 난초, 국화 등을 청자화분에 심어 서재 공간에 들여놓았다. 글공부가 힘들어지면 옆에 놓아둔 청자베개를 베고 단잠에 빠져 들었다.

청자향로는 문인들의 몸과 마음을 청한(淸閑)하는 필수품이었으며, 문인들은 한고(寒苦)와 담박(淡泊), 군자의 덕을 갖춘 여러 화초 화분을 완상하며 스스로 군자가 되기를 바랐다. 청자화분에 심은 화초는 물론 화분 그 자체가 작은 정원이라 할 만큼 다양한 동식물로 구성된 자연풍경이 문양소재로 사용되었다. 연꽃과 버드나무를 배경으로 학과 원앙이 쌍을 이뤄 노니는 풍경을 표현하거나 만개한 모란을 정교하게 가득 새기기도 하고, 팔각화분에는 국화·연꽃 등을 각 면마다 새긴 후 모서리는 연주문으로 화려하게 장식하기도 했다.

'서재삼영' 특별전은 오는 11월 27일까지 고려청자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 갖는다.  

유미자 부군수는 "고려청자박물관에서는 강진의 문화유산, 역사를 잇고자 매년 특별전, 학술대회를 개최해 발굴, 보존 역할을 갖고 있다"며 "특별전이 청자 활성화 토대가 될것으로 믿는다. 청자의 아름다움을 온전히 느끼는 소중한 자리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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