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쌀 한톨을 위한 88번의 정성!
[기고] 쌀 한톨을 위한 88번의 정성!
  • 안준섭 _ 농업기술센터 작물연구팀장
  • 승인 2022.08.22 10:0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안준섭 _ 농업기술센터 작물연구팀장

한국인의 인사법에 '밥'을 빼면 아쉬워지는 것 같다. 고마울 때도 '밥 한 끼 살게!'라고 하고, 아플 때도 '밥은 꼭 챙겨 먹어.'라고 말하고, 헤어질 때도 '다음에 밥이나 한번 먹자' 라고 말한다.
밥을 먹는 행위가 언제부터 한국인과 뗄 수 없는 사이가 되었을까? 오늘은 한국인에게 뗄 수 없는 8월 18일 쌀의 날에 대해 말해보고자 한다.

달력을 보면 연중 많은 기념일이 있는 것을 볼 수가 있다. 5월 한 달만 해도 정식적으로 기재된 기념일이 근로자의 날, 어린이의 날, 어버이날, 스승의 날, 성년의 날 등이 있고, '데이 마케팅(Day Marketing)'의 일환으로 달력에 표기는 공식적으로 하지 않지만, 발렌타인데이(2.14), 삼겹살데이(3.3), 화이트데이(3.14), 블랙데이(4.14), 오이데이(5.2)등 무수히 많다.

이러한 많은 기념일 중 2015년에 지정된 8월 18일 '쌀의 날'은 쌀의 가치를 알리고 소비촉진을 위해 지정한 날임을 아는 이는 많지 않다. 한자 쌀 미(米) 자를 풀어보면 쌀을 수확하기 위해 여든여덟 번의 수고로움이 필요하다는 의미가 담겨있는데, 쌀 미(米)자가 한자 팔(八)+십(十)+팔(八)로 풀어낼 수 있다는 것을 바탕으로 쌀을 생산하는 데 필요한 농부의 손길이 88번이라는 의미를 담아 8월 18일로 지정했다고 한다.

올해 1월 통계청이 발표한 「2021년 양곡 소비량조사 결과」에 따르면 1인당 연간 양곡 소비량은 65㎏으로 1년 전보다 2.0% 감소했다. 양곡 소비량은 1981년 이후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추세이고, 특히 1988년도 133.4kg에 비하면 절반 이하 수준으로 떨어졌다.

이러한 쌀 소비 감소에 따라 최근 11월 11일 '농업인의 날'인 '가래떡 데이'와 더불어 8월 18일을 '쌀 데이(day)'로 이름 짓고 우리 쌀 소비 촉진을 위해 국민들의 관심을 환기시키는 운동들이 펼쳐지고 있다.

'우리 쌀을 적극 소비할 것'을 권장하는 일종의 사회적 함의인 것이다. 이러한 '쌀의 날' 제정의 취지를 깊이 이해하며 오늘 하루만큼은 자녀들, 가족들, 친구들, 직장동료들과 하루 세끼 뜨끈한 공깃밥을 나누어 먹으면 어떨까?

우리나라에서는 흔히 '다음에 밥이나 한번 먹자'라는 말을 주고받는다. 이처럼 밥, 즉 쌀은 우리 국민 정서에 정(情)을 나누고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며,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주식이고, 식량안보와 공익적 기능 그리고 농업생산의 근간으로 우리 국민들의 삶에 막대한 영향이 있는 것을 고려할 때, 쌀은 우리가 지켜야 하는 소중한 농산물임을 인식하고 8월 18일, 여덟 번째 '쌀의 날'을 기억하며 국민 모두가 쌀에 대한 더 큰 애정을 가져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어린이 날'은 어린이가 가장 행복한 날인 것처럼, '쌀의 날' 하루만큼은 쌀을 생산하기 위하여 88번이나 손길을 주고 있는 농업인들이 가장 행복한 날이었기를 희망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