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량면 까막섬, 골칫거리 된 백로·왜가리
마량면 까막섬, 골칫거리 된 백로·왜가리
  • 김영미 기자
  • 승인 2022.07.18 10: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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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연기념물 섬 죽어가 대책 필요...수십마리 서식 추정

 

'새떼를 쫓든지, 나무를 심어 원상 복구를 하는 대책을 강구해 까막섬을 보존해야 한다'

마량면 주민들이 백로, 왜가리 떼로 인해 천연기념물 172호로 지정·보호중인 까막섬 생태계가 파괴되고 있다며 대책을 호소하고 있다. 

지난 13일 찾아간 마량면 까막섬은 입구에서부터 새 배설물 악취가 진동하였고, 섬 내부 곳곳에서는 부화한 알 껍질이 쉽게 목격되었다.

군락지 보호 수종인 후박나무, 생달나무, 동백나무 등 30여종의 나무 이파리와 몸통은 새 배설물로 하얗게 뒤덮인 상태였다. 섬 바닥도 배설물이 하얗게 뒤덮여 있었고, 새가 머물렀던 일부 나무는 고사돼 줄기만 앙상하게 남아 있기도 했다.

나무에는 백로와 왜가리가 많은 둥지를 틀었고, 부화한 새끼들이 자라고 있는 상태였다. 섬을 둘러보는 가운데에도 나무 위 곳곳에서는 새 분비물이 계속 떨어져 내렸다.

주민들은 "새떼가 날아들기 전 나무 군락지 까막섬 중심부는 봉긋 솟아 오른 상태였는데 3년만에 내려 앉아 버렸다"며 "밤 시간이면 까막섬이 흰색으로 덮일 정도로 새 개체수를 추정하기 힘들 정도다. 생태계가 더 파괴되기 전에 특단의 대책을 세워 천연기념물이자 마량면의 상징인 까막섬을 보호해야 옳다"고 지적했다.   

마량주민 등에 따르면 올해도 까막섬에 백로, 왜가리떼가 찾아와 둥지를 틀고 있다. 현재 이곳 까막섬에 서식하는 백로 등은 수 십 마리로 추정되며, 백로과 조류 3종이 섞여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주민들은 백로, 왜가리떼가 마량면 까막섬을 찾기 시작한 건 지난 2019년이라고 밝혔다. 이들이 까막섬에 날아 든 이유는 정확히 알 순 없지만 일각에서는 타 지역 숲에서 서식하던 백로와 왜가리들이 이곳으로 서식지를 옮긴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백로와 왜가리는 한번 서식지를 정하면 잘 이동하지 않는 습관이 있어 매년 까막섬을 찾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가운데 매년 백로, 왜가리떼가 이곳으로 몰려오면서 개체수가 수 십마리로 급증하고 있으며, 서식지도 점차 확대되고 있는 양상이다.

백로, 왜가리 떼는 3월부터 산란을 위해 둥지를 틀고 3~7개의 알을 부화 시킨 뒤 9~10월께 다시 이동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동하기까지 약 7~8개월 가량 까막섬에 머물게 되는데 이때 발생하는 배설물 등이 생태계를 파괴하는 주범으로 지목돼 대책을 요구하는 상태이다.

마량 까막섬은 지난 1966년 천연기념물 제172호로 지정됐으며 상록수림은 섬 전체에 상록수들이 고루 분포되어 있다.

특히 높이 10~12m의 후박나무가 많이 자라고 있으며 상록수림 식물로는 자금우, 개산초나무, 광나무 등이 있다. 까막섬의 상록수림은 물고기가 서식하는데 알맞는 환경을 제공하여 물고기떼를 해안으로 유인하는 어부림의 역할을 하고 있고, 우리나라 대표적 상록수림의 하나로서 문화적·생물학적 보존 가치가 인정되어 천연기념물로 지정·보호하고 있다.  

군관계자는 "야생생물보호 및 관리에 따라 백로류의 경우 포획이 금지될 뿐 아니라 서식지 까막섬은 천연기념물 보호구역으로 함부로 손을 델 수 없다"며 어려움을 호소했다.  

이어 "문화재청에 의뢰한 결과 섬에 분비물이 많이 있지만 아직까지 괜찮다고 판단했다"며 "전문가에게 의뢰해 까막섬을 어떤 방향으로 대책을 강구할지 연구중이다. 최종적으로 안되면 토양 중화처리 등 다각적인 개선책을 찾아 강구할 것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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