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산로] 인간이 위기에 처했을 때의 3가지 선택
[다산로] 인간이 위기에 처했을 때의 3가지 선택
  • 김점권 _ 전 포스코건설 중국지사장
  • 승인 2022.07.18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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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점권 _ 전 포스코건설 중국지사장

생물학자 앙리 라보리는 <도피 예찬>이라는 저서에서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인간이 어떤 시련에 마주쳤을 때 선택할 수 있는 길은 세 가지뿐이다.

첫째는 시련에 맞서 싸우는 것이요, 둘째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며, 셋째는 도피하는 것이다. 먼저, 시련에 맞서 싸우는 것으로 말하자면, 이는 가장 자연스럽고 정상적인 태도이다. 이런태도를 가진 사람의 몸은 정신 신체 의학적 손상을 입지 않는다. 그가 받은 공격은 반격으로 바뀐다. 하지만 이런 태도는 약간의 문제점이 있다. 반복적인 공격의 악순환에 빠져드는것이 바로 그것이다. 공격적인 사람은 결국 자기를 때려 눕힐 더 강한 사람을 만나게 마련이다.

두번째로 말한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란 원한을 꾹꾹 눌러 참고 마치 공격을 받지 않은 것처럼 행동하는 것이다. 이는 현대 사회에서 가장 잘 받아들여지고 가장 널리 퍼져있는 태도이다. 학자들은 이것을 <행동 억제>라고 부른다고 한다.이런 태도를 가진 사람들은 적의 얼굴을 때리고 싶은 마음은 있지만, 구경거리가 되거나 상대의 반격을 받거나 공격의 악순환에 빠져들 위험성을 의식해서 자기의 분노를 삼켜버린다. 그럼으로써 적에게 안기지 못한 주먹을 자기 자신에게 안기게 된다. 이런 상황에서 궤양, 신경통 류머티즘 같은 정신 신체 의학적 질병이 많이 나타난다고 한다.

세번째 길은 도피하는 것인데, 이 도피에는 다음과 같은 종류가 있다.

화학적 도피는 술, 담배, 마약, 강장제, 안정제, 수면제, 이런 것들은 외부로부터 받은 공격의 고통을 지워버리거나 완화할 수 있게 해준다. 이런 것들을 이용해서 모든 걸 잊어버리거나 미친 사람처럼 넋두리를 하거나 잠을 자고 나면 시련이 지나간다. 하지만, 이런 유형의 도피는 현실 감각을 약화시키기 때문에, 늘 이런 식으로 도피하는 사람은 갈수록 현실 세계를 견딜 수 없게 된다.

지리적 도피는 끊임없이 옮겨 다니는 것이다. 어떤 사람들은 직장, 친구, 애인, 생활 장소 등을 자주 바꿈으로써 자기 문제들을 이동시킨다. 그런다고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지만 문제가 놓인 환경이 약간 변화하는 것으로 그들은 새로운 기분을 느끼게 되고, 문제를 잠시 잊게 만든다.

예술적 도피는 가장 고상한 문제 해결 방식이다. 즉 자기의 분노나 고통을 영화나 음악, 소설, 그림, 조각 같은예술작품으로 변화시키는 것이다. 어떤 사람은 현실 세계에서는 감히 주장하지 못하는 것을 상상 세계의 자기 주인공으로 하여금 대신 말하게 한다. 그럼으로써 카타르시스 효과를 만들어 낼 수 있기 때문이다.

이상은 서양의 위기 처방 방식이다. 사람 사는 것은 동양에서도 비슷하나 보다. 당나라 시대의 대시인 한유는 곤경에 빠졌을 때의 대처 방안으로 첫째로 난관을 자기 본연의 생활태도와 전혀 관계가 없다는 생각으로 무시해버리거나, 두 번째는 난관을 운명으로 받아들이고, 그에 따른 고충을 마음속으로 해소하며, 세 번째는 느긋한 마음으로 난관을 즐기며 시와 문장을 적는다라고 하였다.

채근담에서는 역경에 처했을 때 가장 곤란한 것은 첫째로 마음이 위축된다는 사실이고, 둘째로는 초조한 나머지 안절부절못하게되며, 세 번째로는 지금 상황에서 벗어나기 위해 발버둥 치며 경망스럽게 행동하게 되는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이런 행동은 역경을 벗어나기는 커녕 점점 더 깊은 수렁 속으로 빠져 들어가게 된다고 지적했다.

그럼 역경을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에 대한 방법으로 제시한 것은, "차분히 때를 기다리며 힘을 모으는 것이다"라고 했다. 오랫동안 가만히 때를 기다리는 새는 일단 날기 시작하면 하늘 높이 날아 오른다. 먼저 핀 꽃은 빨리 지게 마련이다. 이러한 이치만 깨달으면 도중에 지쳐 포기할 염려도 없고, 공을 세우기 위해 조바심을 낼 일도 없다고 갈파했다.

우리 인생은 살아 가는 도중에 수많은 위기와 난관에 부딪히게 되어있다. 어떤 경우는 도저히 현상태에서 다시 일어날 수 없을 것 같은 절망감에 처할 때도 있고, 어느 때는 가벼운 내상이지만 의외로 정신적이 충격이 커서 위기에 처할 때도 있다. 하지만 어떤 이는 위기를 기회로 삼아서 멋진 도약과 새로운 활력을 보여주는 사람도 있다. 위기와 기회, 그리고 도약, 결국 마음먹기 나름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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