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진 전통차 힘들고 어렵지만 계승해 나가겠다"
"강진 전통차 힘들고 어렵지만 계승해 나가겠다"
  • 김영미 기자
  • 승인 2022.06.28 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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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포커스] 제15회 강진야생수제차 품평대회 대상 한상춘씨

18년간 배우고 시행착오 거쳐 체득...'칠청칠포' 제다 

지난 17일 마무리된 제15회 강진야생수제차 품평대회에서 한상춘(62·도암면)씨가 대상을 차지했다. 대상은 8년의 시간을 오롯이 투자하여 매년 봄이면 산에 올라 차를 채취해 만든 수제차를 출품하고 떨어지면 그 차에 대해 다시 공부하고 분석해 이뤄낸 값진 상이다.

한 씨가 야생수제차와 인연을 맺기 시작한 것은 18년전인 지난 2005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강진군청 원예특작계 계장으로 일하면서 군수님으로부터 오랜시간 전승되는 강진차를 계승하고자 하동차품평대회 출장을 다녀오라는 업무를 받았다. 품평대회에서 야생녹차잎으로 차 만드는 과정을 접했고 많은 관심을 갖게 됐다.

돌아온 후 강진야생녹차 역사를 수집했고 다산선생을 비롯한 혜장선사, 초의선사로 강진의 차 맥이 이어진 걸 알게 됐다. 차 맥은 이한영 선생 백운옥판차, 금릉월산차로 끊기지 않고 군민들에게 전승 이어져왔다. 또한 고인인 김영배 중앙의원원장이 강진다인회를 설립해 주민들과 활동하는 것을 알고 만났다. 또 원불교차인회도 찾아가 물으면서 강진에 전통차문화를 계승하고 발전시킬 필요성을 느꼈고 보고서로 작성했다. 이러한 활동은 차인들의 활동에 힘을 실어 주는 동기를 부여하였다.

강진야생차에 관심이 많았던 지난 2007년 야생차를 좋아하는 주민들이 산에서 야생녹차를 따와 차를 만드는 붐이 일어났다. 이 대열에 동참해 책에 나온 곡우 때 새순의 줄기 아래 세 잎까지 채취해 주민들에게 제다법을 배워 만들었다.

첫 도전 차는 쓴맛이 강하고 탕색도 흐렸다. 야생수제차 제다 실패 원인을 찾고자 주민들에게 맛을 보였고 낮은 온도 150도에서 덖으면서 온도 조절을 못해 찻잎이 산화됨을 알게 됐다. 차공부는 계속됐고 5년간 봄이면 산에 올라 야생녹차 잎을 채취해 배우고 만들었지만 계속 실패했다. 이에 한 씨는 전국에서 우리차로 유명한 선암사 지허스님, 일지암 법흥스님 등을 찾아가 배웠다. 그리고 타지역 차 교육도 다녔다.

이렇게 투자한 시간이 5년이었다. 하지만 차는 전통방법에 따라 구증구포를 하면 찻잎이 부서져 가루가 됐고, 유념을 덜하면 맛이 싱겁거나 떨떠름해 계속 실패했다. 도전은 멈추지 않았고 차 배우기 10년만에 제대로 된 맛을 내기 시작했고 칠청칠포 일곱 번 덖고 일곱 번 유념해 만든 야생차는 색이 맑고 단맛이 감도는 맛을 자랑한다.

한 씨는 지난 2014년 강진야생 수제차 품평대회에 야생녹차를 출품했다. 5년간 입상도 못했다. 6년째 되던 해에 값진 우수상을 받았지만 다음해엔 입상도 못했다. 다시 공부해 도전 8년만에 인정을 받았다. 우리차를 배우고 대상을 받기까지 18년이란 시간이 걸렸다. 

한 씨는 우리차를 생활화하고자 15년전 백련사 야생녹차 숲에서 차씨 20개를 가져와 심어 관리하면서 사계절 학습용으로 이용하고 있다.

한씨는 "차는 불교에서 몸과 마음을 차분하게 해 다선일체라고 한다. 최고의 야생차를 자랑하는 강진의 야생수제차가 명맥을 잇는 전국 최고의 명차가 되길 기원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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