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주민 안전과 어려운 이웃 위해 쾌척"
"마을주민 안전과 어려운 이웃 위해 쾌척"
  • 김영미 기자
  • 승인 2022.06.06 06: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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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포커스] 어려울 때 더 빛나는 나눔 가진 군동면 서은마을 김광현 전이장

 

180만원 들여 마을 방범CCTV 설치, 30만원은 이웃에 기부 

'마을 주민들의 안전과 어려운 이웃에 작은 도움이라도 드릴 기회가 돼 기쁘게 생각한다.

지난달 23일 군동면 서은마을 김광현(86)전이장이 농기계사고로 지팡이에 의지해 걷는 불편한 몸을 이끌고 군동면사무소에 어려운 이웃에 써 달라며 성금 30만원을 기탁했다. 그리고 180만원을 들여 서은마을 주민들의 안전한 생활을 위해 방범CCTV를 설치해 주어 훈훈한 귀감이 되고 있다. 김 전이장이 쾌적한 210만원은 병원에서 수술 후 23일간 입원 치료를 받고 보험사로부터 받은 전액을 기부해 그 무엇보다 의미가 크다.

이에 앞서 김 전이장은 지난 4월초에 밭에서 일을 마치고 트랙터를 운전하고 집으로 돌아오던 중 2m높이 논으로 추락하는 사고를 입었다. 이 사고로 오른쪽 다리 대퇴부가 골절돼 수술을 받았고, 현재 대퇴부에 고정 핀이 남아 있는 상태다. 23일간의 병원생활은 다리수술로 혼자서는 움직이지 못해 간병인의 도움을 받아야 했고 병원비가 많이 들어갔다. 퇴원 후 김 이장은 보험사에서 생각지도 않았던 돈을 받게 되었고, 마을주민들의 민원에 도움이 되고 어려운 이웃을 위해서 쾌척한 것.

군동면 서은마을은 대부분이 고령인 13호가 살고 있으며 교통편의가 좋지 않아 오지마을로 불린다. 지난 2월 작은 마을이라 마을운영기금이 넉넉지 못한데 주민안전을 담당하는 방범 CCTV가 고장이 났고 수리가 불가했다. 마을에서는 새로 설치하려 했지만 거금 190만원이 필요했고, 방범 CCTV를 달자고 한 가구당 몇 십만원씩 내라고 할 수 없어 마을 큰 걱정거리였다.

또한 방범 CCTV가 고장 난 후 한주민 가정에서 물건을 잃어버렸다고 말했고, 마을에서는 뾰족한 대안이 없어 고민하고 있었다. 김 전이장은 30년간 마을이장을 맡아 이러한 마을 속사정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이에 입원 후 받는 보험 치료를 자신을 위해 사용하지 않고 마을주민들의 안전을 위해 선뜻 내놓은 것이다. 받은 나머지 돈도 군동면의 어려운 이웃을 위해 전부 내놓아 귀감이 되고 있다.

서은마을 토박이인 김 전이장은 지난 63년도에 마을 어르신들의 권유로 27살의 젊은 나이에 이장을 시작해 20년을 이끌었다. 중간에 마을주민에게 이장을 넘겨주기도 했지만 다시 지난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 10년간 마을을 살핀 장수이장이다.

30년간 마을을 위해 헌신한 김 전이장의 선행은 10년 전에도 있었다. 당시 오토바이를 타고 면에 마을일을 보러 가다 사고가 났고 어깨가 골절돼 치료비 20만원을 받았다. 그때 받은 보험치료비 전액을 군동면사무소에 장학금으로 전달했다.

김 전이장은 이웃을 위한 일들은 그 누구보다 가난을 알기에 갖고 있다. 그 시기 농촌은 너나 할 것 없이 가난했다. 김 이장도 마찬가지로 가난한 집에서 태어났고 서울로 올라가 리어카도 끌어보았고, 고향으로 돌아와 짚이엉을 잇는 일, 방구들 놓는 일 등 안해 본 일이 없다. 하는 일마다 최선을 다했고 번 돈은 전답을 구입해 늘려 나가 논이 4천평이 되었다. 김 전이장은 30년간 이장일을 하면서 고향에서 부지런히 농사 지으며 마을과 주민들의 든든한 기둥이 되어주고 있다.

김 전이장은 "주민이 도난·치안 걱정 없이, 이웃이 웃는 날이 더 많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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