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벼 '병해충 종합관리'는 이젠 옛말?
[기고] 벼 '병해충 종합관리'는 이젠 옛말?
  • 안준섭 _ 농업기술센터 작물연구팀장
  • 승인 2022.05.10 16:4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안준섭 _ 농업기술센터 작물연구팀장

벼농사 있어 '병해충 종합관리(IPM  :Integrated Pest Management)'는 벼 생육 전반에 발생할 수 있는 병해충 20여 종을 파종~못자리시기, 이앙~생육초기, 생육중기, 생육후기~수확기 등의 재배 시기별로 체계적인 방제를 통하여 농약 투입량을 최소화 하고 환경보전형 기술을 실천하기 위해 나온 개념이다.

하지만 2000년도 후반에 대규모로 유행하였던 애멸구등의 병해충을 방제하기 위해 이앙 당일에 육묘상자에 살포하는 '육묘상 처리제'의 개발이 농약회사 별로 시작이 되면서부터 '병해충 종합관리'라는 말이 줄어들더니 이제는 완전히 사라진 개념이 된 것 같다.

초기의 '육묘상 처리제'는 30~45일 정도의 짧은 약효 지속기간을 가지고 있어서 겨우 생육 초기의 병해충 만을 예방·방제 하였지만 지금은 80~100일의 약효지속 기간을 유지할 수 있다. 특히 특정 재배작형(조생종 조기재배)의 경우에는 생육 후기까지의 병해충이 방제가 가능하기 때문에 과거의 시기별로 병해충 방제를 해야 했던 수고로움이 없어져서 병해충을 벼 생육시기 내내 종합적으로 관리한다? 라는 말은 이제 옛 말이 된 것이다.

매년 이맘 때가 되면 농약업계는 '육묘상 처리제' 판매를 위한 소리 없는 전쟁이 시작된다. 그도 그럴 것이 '육묘상 처리제'는 앞서 말한 긴 약효 지속기간은 물론 그 성분에 따라 잎·도열병, 잎집무늬마름병, 줄무늬잎마름병, 물바구미, 먹노린재, 애멸구, 이화명충, 혹명나방은 물론 생육 후기에 발생하는 벼멸구 등을 사전적으로 방제해 노동력을 절감해 주기 때문에 거의 전 농업인이 사용하는 제품이기 때문이다.

더욱이 요즘은 벼의 저항성을 유도하는 약제 성분이 개발됐고 이것이 벼 생력재배를 위한 기계화로 파종과 함께 처리되는 약제로 제품화돼 노동력을 크게 줄이고 있기도 하고 이앙 당일 1㎏의 입상 '육묘상 처리제'를 모판 50상자에 뿌리는 고생 없이 이앙 1~2일 전에 관주(물에 희석하여 모판에 뿌림) 처리 할 수 있는 약제들이 나와 있어 농업인들의 선택의 폭이 넓어졌다.

즉, 크게 보면 '육묘상 처리제'는 파종시 입제처리, 이앙 당일 입제처리, 이앙 전 관주처리 등 크게 3종류의 형태가 있는데 농업인들은 한 번의 처리로 용이하게 방제할 수 있는 약제라고 할지라도 사용법에 있어서 주의하지 않으면 효과가 미흡하거나 벼에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에 유의하여야 한다.

현재의 대부분의 '육묘상 처리제'는 약해가 거의 발생 되지 않는 장점이 있지만 처음 실천하는 육묘상 처리법이라면 사전에 농업기술센터 또는 농업인상담소에 반드시 문의를 해야 한다.

다만 현재 '육묘상 처리제'의 아쉬운 부분은 대부분의 농업인들이 긍정적인 효과로 인해 많이 사용하고 있지만 아직은 그 기술력의 한계가 분명히 있다는 것이다. 본답 생육일수가 130일이 훌쩍 넘어가는 중만생종 품종의 경우에는 출수 전·후에 선택적 방제를 해야 할 경우도 있으며, 특정 병해충은 약이 아닌 품종(저항성)으로 해결 해야 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물론 약효지속 기간 내 일지라도 돌발 병해충 및 특정 병해충의 밀도가 높을 때 에는 이에 대한 추가 방제가 반드시 필요 할 것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