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로확포장 공사로 수천년 된 고인돌 사라져
농로확포장 공사로 수천년 된 고인돌 사라져
  • 김영미 기자
  • 승인 2022.05.03 10: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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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과 시공업체측 절차 밟지 않아 발생 '훼손'
지석묘군 보호하는 경계석, 안내간판도 없어, 대책 강구돼야

 

고인돌이 산재해 선사유물의 보고로 알려진 성전면 수암마을에서 무분별한 농지 확포장 공사로 고인돌 3기가 없어져 지적을 받고 있다.

지난 22일 지역 주민에 따르면 수암마을 앞에 조성된 묘지 내에 있던 고인돌이 사라졌다고 제보됐다. 주민에 따르면 이달 4월초부터 수암마을 농로확포장공사가 시작됐고 마을에서도 건드리지 않는 몇천년 된 고인돌이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는 것. 

이에 취재결과 공사가 실시된 수암마을 농로확포장 공사 현장에는 고인돌이 있던 자리가 파헤진 채 없어진 상태였다. 주민숙원사업으로 수양리 수암마을 전 467의 농로확포장 공사를 맡고 있는 A건설은 가로 2m50㎝, 넓이 1m10㎝에 이르는 고인돌을 큰 바위로 잘 못 알고 기계로 파내 표지터까지 파헤쳤다.

이 지역은 청동기시대때 쌓은 것으로 추정되고 있는 고인돌이 동편과 서편으로 군데군데 남아있고 지석묘군도 밀집되어 있어 정밀 지표조사 후 공사를 해야하는 데도 시행청인 군과 시공업체측은 이같은 절차를 밟지 않고 공사를 한 것.

더욱이 군은 주민들의 신고를 받고 뒤늦게 공사중지와 함께 문화재 관리국에 매장문화재 훼손을 알려 지표조사를 하는 등 뒷북행정을 펴 주민들의 비난을 사고 있다.

주민들에 따르면 지난 4월초 넓이 3m에 길이 70여m의 농로 확포장개설공사가 착수됐다. 농로확포장 공사구간 현장 상부에 매장문화재로 보호중인 고인돌 상석이 1m정도 차지하고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농로를 만드는 이유로 고인돌을 파헤치고 상석이 없어졌다.

이에 군을 통해 확인한 결과 고인돌은 지난 1996년도에 발행한 전남의 지석묘 조사지에 수암마을에 조성된 수양리 수암지석묘는 3기다고 표기돼 있다. 또한 지난 2004년도에 조사한 강진군 문화유적분포지에도 강진수양리 수암징석묘 가군 상석의 크기는 가로 2m50㎝, 넓이 1m10㎝로 매장문화재로 보호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 과정에서 군담당과와 건설업체의 안일한 대책이 개선돼야 한다는 목소리다. 주민들은 농로포장공사는 군 담당과가 현장 조사 실시 후 설계해야 하는데 이과정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발생했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또한 건설업체가 공사 착공 전 고인돌이 위치한 마을이장이 아닌 옆 마을이장에게 동의를 받아 처음부터 일이 잘못 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러한 가운데 공사를 맡은 건설업체가 흔적도 없이 사라진 고인돌 3기에 대한 해명이 가관이다. 건설업체는 문제가 제기된 처음에는  공사장 입구 에 묻어 놨다고 답변했다. 군담당이 재차 확인에 나서자 고인돌은 원래 있던 자리 앞에 묻어 두었고 공사 후 원상 복귀하겠다는 입장을 보여 잘못을 모른다는 지적이다.

한 주민은 "갑자기 마을앞에 고인돌이 없어져 깜짝 놀랐다. 공사 한다고 파내 버린 것은 말이 안된다"며 "공사문제도 마을이장에게 문의 한마디 없이 진행돼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또 "입구에 묻어놨다고 하면 누가 믿겠냐 어림잡아 고인돌 상석 하나 무게가 1톤이 넘는다. 어느 누가 30m거리를 밀고 내려가 묻었갰냐 상식적으로 말이 안맞다"며 "마을에서는 건들지 않고 보존해오고 있다. 원상복구하고 문화재로 등록해 보존해야 한다"고 질타했다.

이에 대해 군관계자는 "공사를 가지면서 주민이 고인돌에 대해 말이 없었고 무성히 우거진 풀숲 안에 있었다. 지석묘군을 보호하는 경계석이나 안내간판도 없어 인지하지 못했다"며 "일부러 훼손하려고 한 것이 아니다. 공사중지 명령을 내렸고 조사를 거쳐 원래대로 복구해 놓겠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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