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시인과의 만남
[기고] 시인과의 만남
  • 김순임 _ 강진군도서관 우리들서평단
  • 승인 2022.04.19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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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순임 _ 강진군도서관 우리들서평단

'마음이 닿는 곳' 강진은 마음이 늘 설레는 곳이다.'모란이 피기까지는'시를 쓴 김영랑 시인이 태어난 곳이고, 시와 사랑이 넘치는 곳이다. 그곳의 중심에는 「강진군도서관」이 있다.

그리고 책을 읽고 서평을 쓰면서, 어린이, 학생, 그리고 학부모, 군민들에게 책을 소개하고, 독서의 소중함을 알리는 「우리들서평단」이 있다. 시, 소설, 자기계발서, 역사서 등 다양한 종류의 책을 소개하고 있다. 한편으로는 작가와의 만남을 통한 문학기행을 다녀오기도 한다.

작가와 만남은 조금 떨리지만 새롭고, 어색하지만 두근거리는 일이다. 지면과 활자로 만난 작품도 감동을 선사하지만, 활자를 통해 하나의 작품을 만들어 낸 작가의 고뇌와 삶의 모습을 곁에서 직접 보고 느낄 수 있는 것이야말로 또 다른 감동을 준다. 작가를 만나고 나면 책 읽기와 서평에 대한 새로운 활력이 넘쳐난다.

몇 해 전 초 여름 쯤 제주도에 갔다. 그해 우리들서평단은 4·3 항쟁을 소재로 한 현기영 작가의 "순이 삼촌"을 읽었다. 한국 현대사에 아픈 역사로 바탕으로 쓴 소설에 마음이 가 닿았다. 서평단의 제주도 방문은 단순한 관광의 차원을 넘어 4·3 항쟁의 발자취에 그 당시 제주도민의 겪은 고난과 시련을 몸소 체험하고자 하는 갈망이 컸고, 일정도 목적에 걸맞게 계획하고 실천했다.

또한 책을 읽고 군민에게 책을 소개하는 서평단으로써 제주도에 살면서 작품 활동을 하고 있는 작가와의 만남을 추진하게 되었다. 이때 전북 정읍에서 태어나 제주도에 정착한 '손세실리아' 시인과의 만남을 갖게 되었다.

「기차를 놓치다」, 「꿈결에 시를 베다」, 「섬에서 부르는 노래」 등의 시집과 산문집 등이 있다. 그녀는 제주에서 "시인의 집" 이라는 카페를 운영하면서 시 집필에 여념이 없었다. 작가와 만남을 통해 그녀의 시에 대한 철학과 시 쓰기를 통한 삶의 통찰과 즐거움에 대해 한참 이야기를 나누고 헤어졌던 시간은 추억으로 지금도 고스란히 남아있다.

그리고 우리들서평단 단원들은 작년 12월 또 한 번의 제주도 방문을 하게 되었다. 코로나로 지친 몸과 마음을 회복시키기 위해 제주 문학기행을 기획했고, 마음의 평온함을 안겨줄 수목원 및 전시관, 그리고 함께 걷고 싶은 길 위주로 여행을 떠났다. 배 안에서 서평을 겸 하는 등 빠듯하지만 알차게 시간을 보냈다.

배에서 서평을 했던 책은 『시가 너에게 해답을 가져다 줄 것이다』라는 '문태준' 시인이 평소 가슴에 품었던 시 80여 편을 소개한 시집이다. 시인은 지용문학상, 목월문학상, 정지용문학상을 수상하는 등 한국 대표적인 서정 시인이다. 책을 통해 알게 된 '문태준' 시인도 제주에 살고 있다. 이번 제주도 방문의 또 하나의 목적이 생긴 것이다.

처음 본 시인의 모습은 매우 소탈했다. 집 앞에 심어 놓은 몇 그루의 감귤나무를 돌보고 있었다. 시인은 직접 우리에게 차를 내놓았고, 한 시간 가량 시와 삶 그리고 제주의 자연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리고 시인이 써 놓은 미 발표작 시 몇 편을 선물로 받았다. 너무 뜻깊고 소중한 시간이었다.

기회가 닿는 대로 작가와의 만남을 계속 가져볼 생각이다. 그래서 제주도는 그냥 제주도가 아니었다. 책을 읽는 즐거움과 작가를 만날 수 있는 설렘을 같이 누릴 수 있는 특별한 여행지였다. 제주도 여행의 특별함을 느껴보고 싶은 이들은 유명 관광지 말고 제주도 사람과 자연 그리고 문학을 만나보길 권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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