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를 위한 무료 주차장인가
누구를 위한 무료 주차장인가
  • 김영미 기자
  • 승인 2022.04.05 10: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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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배·직원차량 주차장 24시간 점령 '빈축'...인근 주민들, 개인 무단 점거 대책 필요

 

주민들의 주차난 해결을 위해 설치한 무료주차장이 다른 용도로 사용되면서 당초 취지를 무색하게 하고 있다.

지난 28일 찾아간 강진읍 남성리 강진읍교회 앞 무료주차장은 우정사업본부 택배차량과 직원들의 차량으로 24시간 점령당한 채 공공을 위한 기능을 상실한 상태였다.

또한 이를 단속해야 할 강진우체국마저 손을 놓고 있다는 지적속에 빈축을 사고 있다.

이날 오후 5시 강진읍교회 앞 무료주차장 2곳과 맞은편 도로변에는 개인차량 전용 주차면으로 만석인 상태였다. 퇴근시간이 되면서 우체국택배차량이 하나둘 무료주차장으로 모여 들었고 직원들은 아침 출근부터 온종일 주차해 둔 개인차량을 빼내고 다시 그 자리에 택배차량을 주차시켰다.

이날 직원들이 주차한 강진우체국 택배차량은 무료주차장과 인근 도로변으로 10대가 즐비하게 늘어섰고 마치 택배차량 전용 주차장을 방불케 했다.   

이러한 가운데 강진우체국과 군 해당 부서에는 주민들의  민원이 잇따르고 있으며 주차장을 점령한 택배차량과 개인차들로 이용을 할 수 없다는 항의 민원이 접수되기도 했다.

현재 강진우체국의 경우 전체직원 수는 43명에 택배관련 차량이 13대에 이르지만 사옥 내 확보된 주차면은 인원수, 차량 대비 10개면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옥 내 주차장이 협소한 상황에서 2년전 지척에 무료주차장이 들어서면서 해당 주차장이 특정기관 직원들 차량으로 24시간 점령당한 채 공공을 위한 기능을 상실해 원성을 낳고 있다.

더욱이 직원, 택배 차량들은 주차면이 부족해 도로변으로까지 쏟아져 나와 교통사고의 위험마저 우려되고 있는 실정이다.

한 주민은 "인근 상가에 점심을 먹고자 무료주차장을 찾았지만 자리가 없어 주차하기 위해 한참을 헤맸다"며 "무료로 운영되는 공영주차장임에도 불구하고 우체국과 일부 개인들의 무단점거로 정작 주민들은 이용할 수 없다"며 불편함을 토로했다.

또다른 주민은 "무료주차장을 이용하는 사람은 우체국 뿐만 아니라 인근 기관 직원들의 전용주차장으로 이용되고 있다"며 "남성리 인근 무료주차공간은 작은 편이 아니다. 회전율이 낮은 것은 내 주차장처럼 사용하는 얌체족으로 인해 주차난이 더 가중돼 대책이 강구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강진읍교회 맞은편 무료주차장은 군에서 주민들과 인근 상가들에서 10년전부터 건의되는 생활민원을 해소하고자 만들어졌다.

이곳 무료주차장은 지난 2020년 군에서 사업비 3억1천여만원을 소요해 땅과 주택 등을 구입하여 조성됐다.

취재결과 주차장은 강진읍교회 앞 무료주차장 문제만이 아니었다. 관내에 군에서 사업비를 들여 조성해 놓은 무료 주차장은 로터리주차장, 극장통주차장, 고내회관 앞, 세린상가 앞, 구)마디로병원 맞은편 등 56곳이나 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주차면수도 1,869면에 달했지만 주민들에 따르면 주민, 기관 직원들의 차가 상시 주차돼 있어 누구를 위한 주차장인꼬집어 볼 문제라고 지적됐다.

이에 대해 강진우체국 관계자는 "대체 주차장 부지 확보에 대해서도 논의를 갖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힘든 부분이 많다"며 "우편차량으로 인해 군민들이 불편이 없도록 노력할 것이고, 직원들 장기주차 건은 교육을 실시하여 최대한 불편을 끼치지 않도록 하겠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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