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반면교사(反面敎師)와 타산지석(他山之石)의 교훈
[기고] 반면교사(反面敎師)와 타산지석(他山之石)의 교훈
  • 김점권 _ 전 포스코건설 중국지사장
  • 승인 2022.03.14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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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점권 _ 전 포스코건설 중국지사장

자식 가진 부모라면 누구라도 자식이 자기보다 더 나은 사람이 되길 바랄 것이다. 현재 잘나가고 있는 아버지라면 자신의 대를 이어서 자식들이 더욱 성공하길 바랄 것이고, 현재 자신의 처지에 만족하지 못하는 아버지라면, 꼭 자식만큼은 본인보다 뛰어나길 바랄 것이다. 개인 관점에서 들여다보면, 잘난 부모든 못난 부모든지 자식에게 바라는 것은, 부모의 좋은 점은 본받고, 잘못된 점은 닮지 않기 바라는 것이다.

이것이 '타산지석(他山之石)', '반면교사(反面敎師)'교훈이다. 즉, 하찮은 남의 언행이라고 하더라도 자신을 수양하는 데에 도움이 되며, 주변의 부정적인 것을 보고 자신은 긍정적으로 개선하는 것이다.

타산지석은 <시경> [소아편(小雅篇), 학명(鶴鳴)]에 '타산지석(他山之石) 가이공옥(可以攻玉)', '다른 산의 돌멩이라도 자신의 옥돌을 가는 데 도움이 된다'라는 말에서 나왔다고 한다.

반면교사(反面敎師)는 1960년대 중국 문화대혁명 때 마오쩌둥이 처음 사용한 것으로 전해지며, 당시 주변 국가와 나라 안의 부정적 요소를 오히려 긍정적으로 개선하면서 사용한 성어라고 한다.

중국 역사상 기록에 의하면 아버지는 뛰어났지만 자식은 불민하여 대가 끊기고 나라가 망한 경우가 꽤 있다. 진시황과 2대 황제 호해, 수문제와 수양제 등이 대표적이다. 이런 사례는 일반 가족사에도 비일비재하다.

반면에 아버지는 각종 권모술수로 권력을 등에 업고 충신을 해쳐서 간신으로 평가받았지만, 그 아들은 정반대의 선한 행동으로 충신으로 추앙받아서 결국 아버지의 불명예마저도 희석시킨 괜찮은 인물이 있다. 한번 구체적인 사례를 들어 보겠다(경세지략 내용 참고).

한무제 시절의 사법 장관을 했던 장탕(張湯)은 한무제로부터 총애를 받았다. 그 이유는 무제의 비위를 잘 맞추어서 죄인의 실제 죄목의 사실과는 관계없이 황제의 의향에 따라서 판결해 주므로 총애를 받은 간신이었다.

그런 장탕이 반역죄에 연루되었지만, 무제는 일반적인 반역죄에 해당되는 엄격한 형벌로 다스리지 않고 약사발을 내려 죽게 하는 성은을 베풀었다. 더군다나 무제는 장탕이 죽고 나자 그 아부 충성이 그리워서 그의 아들 장안세를 무척 아껴서 관직에 등용시켰으며 적당한 기회를 틈타 고속 승진시켜 주기까지 하여서 고관대작인 광록대부까지 오르게 하였다.

그런데 장안세가 승진할 때마다 주변에서는 누구도 험담하지 않았다. 왜냐하면 장안세의 행동은 아버지 장탕과 정반대였기 때문이었다. 역사 평가는 "장안세는 황제를 잘 보필하여 종묘를 지켰고 매사에 엄숙하고 정직하여 태만하지 않았다"라고 하였다.

아울러 주변 문무백관 모두가 그를 존경하고 아꼈다고 한다. 한마디로 장안세는 아버지 장탕을 전혀 닮지 않고 근면 성실하고 정의와 의리를 지킨 괜찮은 신하였던 것이다.

사실 한무제가 장안세를 기용한 것은 간신 아버지 장탕이 그리워서 발탁하였지만, 장안세의 훌륭한 행동이 황제와 간신 아버지의 명예를 살린 것이다. 간신 장탕은 아들을 잘 둔 것이다. 장탕이 평소 어떻게 자식을 교육했는지 자료가 미흡하여 잘 모르겠지만, 중요한 것은 장안세가 아버지의 나쁜 점은 버리고, 좋은 점은 이어받은 훌륭한 아들이 되어 가문의 영광을 누리게 한 점이다.

상기 사례말고도 집안이 빈천하고 부모가 범죄자였지만, 장래를 개척한 자식들 고사도 많고, 반대로 부모의 훌륭한 업적과 행동이 자식의 불민함으로 집안이 패망하고 아버지의 명예는 쓸쓸한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 경우도 많다.

옛말에 '잘 되면 내 탓이고, 못 되면 조상 탓' 이라는 속담이 있다. 극단적인 경우지만 부모의 마음을 상하게 하는 경우다. 누군들 자식들 교육을 잘 시키고 싶지 않은 부모가 있겠는가? 그러나 세상만사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 평소에 최선을 다하고 부모로서 자식들에게도 진실한 행동으로 세상을 살아 갈 수 있는 토양을 제공해 주는 것이 타산지석과 반면교사의 교훈이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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