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산로] 나라의 주인인 국민, 누구에게 권력을 맡길 것인가?
[다산로] 나라의 주인인 국민, 누구에게 권력을 맡길 것인가?
  • 황호만 _ 전 의정동우회장
  • 승인 2022.02.18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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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호만 _ 전 의정동우회장

정치는 말(言)이다. 정치의 말은 천금같이 무거워야 한다.

지금 우리나라에 있어서 불신하는 것이 너무 많다. 대선을 앞두고 그중에서도 부족한 것은 신뢰다. 우리나라 국민들은 누가 무어라고 하여도 도무지 믿어주지를 않는다. 정부가 아무리 선정(善政)을 약속해도 국민은 믿지를 않고 정당이 아무리 좋은 정책을 표방하여도 도무지 믿으려 하지 않고서 그저 "그것이 그것이다." 하는 천편일률식이다.

대선을 앞두고 경제 제일주의를 역설하지만, 국민은 도무지 반응이 없다. 정치 혁신을 부르짖어도 별 수 있느냐 하며 믿어주지를 않는다.

「논어」에 보면 자공이 공자에게 정치의 요체를 물었더니 공자는 민생문제를 해결하고, 국방문제를 강화하고 국민에게 신뢰를 얻는 것 이 세 가지가 그 요체라고 했었다. 자공이 다시 묻기를 그러면 이 세 가지 중에서 어느 하나를 나중에 돌린다면 무엇을 나중에 돌려야 하겠습니까? 하고 물었더니 공자는 그렇다면 국방문제를 나중에 돌려라 하였다. 자공이 다시 민생문제와 신뢰문제 이 두 가지 중에서 어느 하나를 나중에 돌린다면 무엇을 나중으로 돌려야 하겠습니까? 하고 물었더니 공자는 그러면 민생문제를 나중에 돌리는 수밖에 없다고 하였다. 그 이유로서는 민생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면 국민 가운데 혹, 아사자가 생길지 모른다. 그렇지만 사람은 자고로 누구나 죽게 마련이다. 그런데 무엇보다도 국민이 신뢰를 하지 못하면 잠시라도 살 수 없으며 신뢰가 제일 중요하다고 하였다.

신뢰의 바탕 위에서 정부를 비판할 줄 모르는 국민은 정부에 협조할 줄도 모른다. 협조 없는 곳에 국가에 대한 무관심이 있고 거기에 또한 비판의식이 있을 수 없다. 우리 현대사만 보더라도 민주화는 거창한 시대적 요구에 그들이 어떻게 대처했는가. 여러 차례의 선거를 통해 수구세력과 개혁세력 간의 싸움은 어떻게 발전되어 왔는가. 30년이 넘는 군사문화의 찌꺼기 기존 정당들의 거대화 권력과 황금만능의 발효 어느 것 하나 없이 청산은 하지 않은 채 개혁의 요란스러운 구호만이 우리를 현혹시키고 있다. 처절한 국민의 외침은 안전이라는 이름으로 침묵시키고 억눌린 계층의 성장이라는 이름으로 교묘하게 분장시켜 같은 무대를 자주 오르기만 하면 그들이 마치 역사의 주인공인 것처럼 착각을 일으킬 만큼 민주화의 전진을 가로막고 있다.

정치인의 인물들을 살펴보는 가운데 그들의 말과 발자취를 면밀하게 점검함으로써 한 인간을 역사적 시각에서 살피는 안목을 키워야 한다. 불같이 타올랐던 민주화의 요구는 아직도 피맺힌 숙제가 되어 있다.

대통령을 직접 뽑고, 국회에 힘을 주고 지방의회를 구성했다 해서 민주화가 다 된 것으로 생각하는 안이한 풍조에 대해 인권이 제대로 보장되고 있다고 할 수 없다. 자본주의하에서도 표는 소수가 갖고 있는 것이 아니라 다수의 민초가 갖고 있다. 민초들의 아픔을 사랑하는 후보가 민초의 대표가 될 것이다.

민주화 이후 선거 결과를 보면 여전히 권력은 국민에게 머물러 있고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말을 실감하게 된다. 주권재민의 민주주의하에서 권력을 위임받으려면 부단히 주권자인 국민과 소통을 통해 국민이 무엇을 원하는지 재빨리 파악하고 정책으로 응답해 주어야 한다. 소통을 잘하기 위해서 필요한 덕목은 무엇인가? 소통을 잘하는 지도자는 말하기보다 듣는 지도자이다.

선거를 앞두고 깊이 생각할 사항이 태산같이 많은데 인품의 옥석을 가리지 못하고 능력의 유무를 판단하지 못한다면 우리는 역사의 방관자로 전락하고 말 것이다. 정부를 비판할 줄 모르는 국민은 정부에 협조할 줄도 모른다. 여러 사람이 모여 하나의 사회를 이룬다면 거기에 갑론을박이 있고 시비가 반드시 있기 마련이다. 그래야 사회는 조화를 이루게 되고 발전하게 되는 것이다.

여기서도 비판이라고 하는 것은 있기 마련이다. 비판에도 양면성이 있다. 하나는 충고를 수반하는 비판이고 다른 하나는 비난 내지 방해를 내포하고 있는 비판이다. 누가 5년 후 대한민국을 빛낼 대통령이 될까? 유권자는 여러 가지 생각을 할 것이다.

열 길 물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모른다는 속담은 옛날 속담에 그치지 않는다. 오늘날에도 우리들의 판단을 흐리게 하는 요소가 복합적으로 작용한다. 두말할 것도 없이 우리들의 역사는 크고 작은 인물들을 통해서 묵은 질서가 타파되기도 하고 새로운 역사가 창조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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