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행복이란
[기고] 행복이란
  • 엄남섭 _ 농업인
  • 승인 2022.01.25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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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남섭 _ 농업인

나는 이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이라고 자처하고 싶습니다. 내가 결혼한 첫날 밤에 부모님께 효도하기, 형제간의 우애, 이웃 간에 화목해 달라는 부탁을 어김없이 실천해 온 아내가 너무도 고맙고 자랑스럽습니다.

결혼 전에는 해 보지 않은 많은 일을 지금까지 억척스럽게 해 온 아내에 비하면 내가 해 준 것은 너무나 없습니다.

잦은 병치레, 잦은 서울 나들이, 야당 선거운동, 농민 운동에 앞장서 왔던 생활이 내가 하고 싶은 일들을 모두 해 온 후회 없는 인생이었지만 아내에게는 별 도움이 없었다는 것, 등이 휘도록 일만 열심히 해 온 아내에게는 내가 죄인이라 여기지만 하늘을 두고 부끄러운 점 없이 살아왔던 내 인생이 모두 아내가 잘해 준, 뒷받침해 준 덕택입니다.

사실 내가 하고 싶은 일은 모두 해 오며 살아온 인생입니다.

운전도 배우라고 해서 배웠고, 춤도 배우라고 해서 배웠고, 30대 초반에 12일간의 유럽 여행도 다녀왔고, 하고 싶었던 일은 모두 해 보고 살아 온 내 인생은 정말 후회 없고 행복한 인생이었습니다.

요즘은 나가버린 베트남 며느리와 살았던 방에서 내 취미를 살리는 글 쓰고, 음악 듣는 시간을 밤잠을 3시간 자면서 보내는 누구도 하기 어려운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나는 욕심도 많고 집념도 누구보다 강한 사람입니다. 한때는 돈 때문에 대학을 못 갔지만 군대 제대하고 나서부터 살아온 농촌 생활을 한 번도 후회 해 본 적이 없습니다.

남들이 받는 연금도 못 받고 모아놓은 돈이 없어서 늘 아쉬워하는 아내한테는 미안하긴 하지만 모든 욕심을 버리고 늦게나마 육신이 의욕적으로 건강한 생활을 하는 것에 만족하고 행복스럽게 생각하는 내가 가장 행복한 사람이라 자처합니다.

뜨거웠던 여름날에도 광주에 사는 세 딸, 사위들이 일요일이면 이른 시간에 집에 도착해서 농사일을 도와줍니다. 고추를 따주는 엄마를 생각해 주는 효심이 또한 나를 행복의 도가니 속에 몰아넣어 주고 있습니다.

마음씨가 고운 엄마와 딸들도 모두 잘해주고 있으니 이 또한 행복이 아닙니까?

출품하려거나 개인전 가질 생각은 아니지만 내가 좋아했던 글쓰기, 노래 듣는 한 밤의 내 생활에 밤잠 3시간의 수면이 너무 무리인 줄 알지만, 습관을 들여 이겨 내는 내 의지력과 집념 또한 대단합니다.

이 아까운 시간을 잠으로만 보내긴 너무 아쉽고 비록 늦은 나이지만 하고 싶은 일들이 너무너무 많습니다.

그래서 쉰 살 전에 불렀던 트럼펫도 틈틈이 불어보고 틈나면 노래방에 가서 노래도 불러보고 가수는 아니지만 미련 때문에 저음 가수들의 노래도 불러보고, 노래 가사를 붓펜을 이용해 써보는 요즘 생활이 나에게 얼마나 보람을 갖다주는지 모릅니다.

달력 뒷장에 붓펜으로 만 쓰던 글도 이웃들이 사 준 벼루와 화선지에 써볼 생각입니다. 굳이 남들에게 칭찬 들으려는 의도는 아니고 좋은 글귀의 뜻을 전달해 주고 싶은 내 본 마음의 뜻을 알리고 싶은 의도입니다.

좋은 글귀를 읽어 실천해 주면 요즘처럼 변모해버린 퇴화 해 버린 잘못된 세상이 조금이라도 건전하고 참된 쪽으로 바꿔졌으면 하는 저의 순수한 생각이지요.

온고지신이라는 글을 되새겨볼 필요가 있는 때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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