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현대판 농사직설(農事直設), '흙토람'을 아시나요?
[기고] 현대판 농사직설(農事直設), '흙토람'을 아시나요?
  • 안준섭 _ 농업기술센터 작물연구팀장
  • 승인 2021.12.27 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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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준섭 _ 농업기술센터 작물연구팀장

1964년 시작된 유엔(UN) 원조사업으로 1969년 1대 5만 축적의 토양도가 완성되었고, 이후 우리 힘으로 각 필지별 정보가 담긴 1대 5000 축적의 세부정밀 토양도가 완성되었다.

1990년부터는 필지단위의 토양검정사업으로 발전하면서 토양과 양분에 관련된 수많은 정보를 구축해 왔다. 하지만 종이 문서 정보는 찾아보기 어려운 문제를 안고 있었다.

위기는 기회라고 하듯이, 1997년 IMF 외환위기에 농촌진흥청은 청년일자리 창출사업으로 전국 토양지도 전산화 사업을 시작해 2007년 전국 전자토양지도를 완성하고 비료사용량을 추천할 수 있는 한국토양전자정보시스템을 구축했고, 이 시스템은 현재 "흙토람(soil.rda.go.kr)"으로 불리고 있으며, 각 시군 농업기술센터를 통해 시군 농경지 토양이 관리가 되고 있다.

'흙토람'은 토양환경정보시스템의 브랜드명으로 "토양의 정보를 열람한다"는 의미를 갖고 있다.

흙토람은 농촌진흥청에서 생산, 배포하고 있는 방대한 토양, 농업환경정보 데이터베이스와 수십 년 동안의 조사·연구 경험을 집대성한 한국의 토양환경정보 포털로서, 농사를 짓고자 할 때 토양 특성에 맞는 작물을 재배할 수 있도록 토양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고 알맞은 비료량을 추천해주며 누구나 쉽게 이용할 수 있다.

현재 흙토람의 토양 검정과 비료 사용 처방 관련 빅데이터는 국가정책은 물론 개인 영농에도 유용하게 사용되고 있다.

국가정책지원 측면에서는 농림축산식품부의 규산·석회 비료 공급량을 읍·면·동 단위까지 정확히 산정하게 해주고 사업의 성과도 평가할 수 있게 해준다. 농민들에게는 개인 농지의 건강성과 농작물의 양분관리 정보를 제공해준다.

1429년 세종대왕이 편찬한 <농사직설>과 오늘날의 흙토람은 시대에 맞는 흙 가꾸기 기술정보를 담고 있다. 흙토람의 정보를 활용하면 비용절감, 생산성 향상, 환경 보전의 길을 찾을 수 있지만, 정보를 활용하지 않으면 염류장해나 오염 피해를 입어 농지기능은 물론 생태기능까지 위협받을 수 있다.

특히, 흙을 콘크리트로 덮어버려 식량이 부족해지고 지하수가 고갈되거나 홍수피해가 발생, 다양한 생물들도 죽게 만드는 과오를 저지를 수 있다.

아직 흙토람을 모르고 있는 농업인들이 많다. 농업인들의 좀 더 효율적이고 성공적인 농사를 위해 흙토람 이용을 권하고 싶다.

흙토람으로 은 작물별 토양적성도, 농경지화학성, 토양특성, 정밀농업기후도, 생물상 분포, 농업환경변동정보 등을 확인 할 수 있으며 영농인, 정책 담당자, 내·외부 연구자, 일반 국민 등 다양한 수요자들이 필요 정보를 쉽게 활용할 수 있다.

또한 1990년 시작된 농경지 토양검정 자료가 매년 추가되고 있으며, 작물별 비료사용처방서도 매년 50만 건 이상 축적되고 있다.

그리고 정부3.0사업에 맞춰 농산물 인증시스템과 자동 연결됐으며 농민들은 개인 스마트폰으로도 열람해볼 수 있다.

흙을 잘 가꾼다는 것은 식량안보만이 아니라 땅속의 수자원과 생물다양성 확보와 같이 우리 삶에 꼭 필요한 자원을 관리하는 것이다.

그럼에도 우리 곁의 농지는 비옥도와 오염도 문제를 여전히 안고 있다. 선조들의 흙을 가꾸는 지혜를 이 '흙토람(soil.rda.go.kr)'을 통해 본받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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