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별을 따다 드릴께요'
[기고] '별을 따다 드릴께요'
  • 강신관 _ ㈜로우카본 우리사주조합장
  • 승인 2021.12.18 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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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신관 _ ㈜로우카본 우리사주조합장

어느 소녀를 짝사랑하는 한 소년이 있었다. 소년이 소녀에게 사랑을 고백하자, 그 소녀는 '별을 따와 그럼 사랑을 받아 줄게'하였다. 소년은 목숨을 걸고 혼신을 다하여 별을 따다 소녀에게 바쳤다. 그러자 그 소녀가 이번에는 '너의 엄마 심장을 꺼내와 그럼 사랑을 받아 줄게'하였다.

소년은 며칠 밤을 고민하다 잠자고 있는 엄마의 심장을 도려내어 소녀에게로 달려갔다. 급하게 달리던 소년은 돌부리에 넘어져 그만 들고 있던 엄마의 심장을 놓치고 말았다.

흙투성이가 된 엄마의 심장을 보고 실의에 빠져 있는 소년에게 엄마의 심장에서 가느다란 소리가 들려왔다. '애야, 다치지는 않았니?'

고등학교 어느 문학교과서에 실려 있는 이 소년의 이야기는 어머니의 자식에 대한 가없는 사랑을 그려낸 이야기이기도 하지만 그에 앞서 별을 따오라는 소녀의 요구는 '별'에 대한 우리 인간의 순수한 소망과 끝없는 욕망의 표현이기도하다.

우리 인류에게 '별과 어머니'라는 말만큼 애틋하고 따사로운 대상이 또 있을까. 예부터 고향을 떠나 고달픈 타향살이에 지친 나그네들이 시름을 달랠 때에도 어머니를 그리워하며 별을 헤아렸고, 윤동주 시인처럼 잃어버린 조국을 그리며 망국의 한을 달랠 때에도 북간도 하늘의 별을 바라보며 언젠가 돌아갈 고향산천을 떠올렸을 것이다.

고향이 강진인 필자도 어릴 적 여름 저녁밥을 먹은 후 온가족이 마당에 모닥불을 피워놓고 평상에 누워 하늘 가득히 쏟아 내릴 듯 총총하고 영롱하게 떠 있는 별을 바라보며 이야기를 나누곤 했었다. 호랑이에게 쫓겨 도망치던 중 하늘로 올라가 해와 달이 되었다는 오누이 이야기와 북두칠성에 얽힌, 홀어머니와 사는 일곱 형제 중 막내는 시집가는 엄마가 미워서 국자모양 끝 토라진 별이 되었다는 이야기를 누님으로부터 들으며 별자리에 박힌 구구한 사연에 가슴이 시리곤 하였다.
 
학업과 직장 때문에 오랜 동안 객지를 떠돌다, 숨어있던 조상의 음덕이 빛을 발했는지 모를 일이나 작년부터 고향 땅에 발을 딛고 직장 생활을 하게 되었다. 월출산 아래 수암산 자락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터라 아직도 그때 그 별들을 상상하며 하늘을 바라보지만 모래알처럼 수 많은 별들은 자취를 감추고 어디론가 숨어버리고 없었다.

어디 내 고향 하늘뿐이랴. 세상 어디에서 예전 같은 하늘과 별들을 만날 수 있겠는가. 하늘은 온통 미세먼지로 가려 있고 매연으로 가득찬 대기권과 파괴된 오존층은 우리의 숨통을 조여오고 있다. 주범은 탄소라는 사실은 우리 모두가 잘 알고 있는 사실이다. 스웨덴 어린 소녀 그레타 툰베리의 처절한 절규도 애써 외면한 채 오늘도 우리는 탄소 배출에 일조하며, 서서히 죽어가는 실험실 비커 속의 개구리처럼 태연하게 살아가고 있다.

문제의 해결책은 탄소 제거에 있다. 현재 만연된 대기권의 탄소를 제거하려면 엄청난 숲을 새로 조성해야 함에도 우리들은 오히려 숲과 자연을 파괴하는 일에 골몰하고 있다. 사라져가는 지구의 허파 아마존 같은 숲을 재건하는 묘안은 없는 것일까.

희망이 보인다. 남도의 끝자락 강진에서 한줄기 서광이 비친다. 신생 벤처기업 (주)로우카본에서 '인공숲'을 발명해낸 것이다. '인공숲'은 탄소를 포집하고 부산물을 자원화하는 세계적으로 독보적인 기술이다. 수도권 매연의 진원지인 당진시의 시청을 필두로 전국으로 퍼져갈 것이고, 미국을 비롯한 지구촌 곳곳에 숲을 제공하여 인류에게 푸른 하늘을 제공하게 될 것이다. 이제 여러분에게 별을 따다 드릴 날도 멀지 않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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