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씨 사망날, 5.18 헬기사격 증인 숨진 채 발견
전두환씨 사망날, 5.18 헬기사격 증인 숨진 채 발견
  • 김영미 기자
  • 승인 2021.12.02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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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광 씨 5.18민주화운동 상징...평생 부상 후유증 시달려

광주 5·18민주화운동 당시 계엄군의 총에 맞아 하반신이 마비돼 40년이 넘도록 부상 후유증에 시달려 온 60대 남성이 지난 23일 숨진채 발견됐다. 이날은 전두환 전 대통령이 사망한 날이다.

강진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께 군동면 한 저수지에서 이광영(68)씨가 물에 빠져 숨져 있는 것을 수색중 발견했다. 경찰에 의하면 지난 22일 이씨가 전북 익산 자택에서 유서를 남기고 연락이 두절됐다는 가족의 신고를 받고 수사 공조 요청으로 이씨의 고향 마을을 수색하였다. 저수지 일대를 수색 중 차량을 발견하고 119특수구조대와 물속에서 찾았다.

이씨는 유서에 "부상 후유증으로 통증이 더 심해지고 있다"며 "5·18에 대한 원한과 서운함을 모두 묻고 가겠다"는 내용을 남긴 것으로 알려졌다.

강진경찰은 이씨의 유서와 가족의 진술 등을 토대로 정확한 사망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고인은 당시 군복무를 마치고 조계종 한 사찰의 승려로 생활했다. 지난 1980년 5월21일  부처님 오신 날 행사를 앞두고 광주를 찾았다 계엄군의 만행을 목격해 시위와 환자 이송에 동참했다. 구호활동중 구시청 사거리에서 백운동 쪽으로 차를 타고 이동하다 계엄군의 사격을 받아 척추에 총상을 입고 하반신이 마비됐다.

부상 후유증으로 평생을 하루에도 몇차례 진통제를 맞아야했지만 꿋꿋하게 만화방, 통닭집, 부식납품 배달 등을 하며 열심히 살았던 것으로 알려져 고인의 사망을 안타까워하고 있다. 고인은 1988년 국회 광주 특위 청문회와 1995년 검찰 조사, 2019년 5월 13일 전두환 사자명예훼손 혐의 1심 재판에서 증인으로 출석하기도 했다. 공교롭게도 같은 날 전두환씨 역시 지병인 다발성골수종으로 사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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