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재난 속의 공무원, 그들은 언성 히어로
[기고] 재난 속의 공무원, 그들은 언성 히어로
  • 홍준호 _ 도암면사무소 총무팀
  • 승인 2021.11.22 0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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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호 _ 도암면사무소 총무팀

2021년 7월 4일 저녁 12시. 핸드폰이 울렸다. '비상근무 출동바랍니다'. 공무원이 되고 나서 첫 비상근무였다.

군대에서 숱한 비상근무를 서봤지만, 공직자가 되고 나서 처음으로 서 보는 근무라서 두려움 반, 설렘 반으로 면사무소로 복귀했다. 그것은 정말 다시는 잊을 수도 없는 기억의 전초전이었다.

2021년 7월 5일 새벽 2시. 당시 비는 하늘에 구멍이 뚫린 거처럼 폭우가 쏟아졌다. 점점 나에게 불안감은 엄습했다. 혹시 무슨 일이 생기면 어떡하지? 혹시나 했던 불안한 마음가짐은 역시나로 바뀌었다.

새벽 2시 반. 전화벨이 울렸다. 군청 당직실에서 걸려 온 전화다. 그 당시 호우로 인해 집이 침수되었다는 전화. 그 전화를 시작으로 사방에서 전화가 쏟아져 나왔다. 도로가 침수되었다는 전화, 나무가 쓰러졌다는 전화, 창고가 침수되었다는 전화… 민원인 전화뿐만이 아니라 군청에서도 전 직원 비상근무가 내려졌고 전라남도청, 한국전력공사, 한국농어촌공사, 소방서, 경찰서 등 각 관련 부서에서도 서로의 비상근무 및 현장 피해를 확인하면서 일사불란하게 움직였다.

7월 5일 내린 비는 하루만으로 끝나지 않았다. 비는 7월 8일까지 연거푸 쏟아지면서 나뿐만 아니라 모든 직원들이 비상근무 및 현장 출동으로 몸과 마음이 지쳐갔다. 비가 얼마나 쏟아졌는지 논둑이 무너졌던 것은 물론이고 하천 제방 및 도로·농로들이 유실되고 여러 곳에서 산사태가 나서 많은 지역에 피해를 줬다.

정말 급한 곳들은 이장님들의 트랙터를 이용하여 복구하였고 공사가 들어가야 할 영역들은 군청 안전재난교통과와 협의하여 점차 복구를 진행 중이다.

공무원이 되기 전 나와 이번 비상근무를 경험하고 느낀 나는 시야가 많이 달라졌다. 지금까지의 수많은 태풍 및 각종 재난들에 얼마나 많은 복구 인력들이 투입됐을 것이며, 또 얼마나 많은 공무원들의 노고가 들어갔을까. 그저 감탄스러울 뿐이다.

사실 뉴스에서도 재난 관련 피해 상황만 알려주지 이에 따른 복구 계획이나 공무원들의 노고 등은 생략되거나 마지막 멘트로 짧게나마 나갈 뿐이다. 공무원들의 수많은 노고가 그 한 줄로 표현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고 본다. 각종 재난 업무 관련하여 이를 업무 처리하는데 묵묵히 일하시는 공무원들. 그들이 바로 언성 히어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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