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산로] 마음과 말에 진정성이 있어야 한다
[다산로] 마음과 말에 진정성이 있어야 한다
  • 황호만 _ 전 의정동우회장
  • 승인 2021.11.08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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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호만 _ 전 의정동우회장

사람은 첫인상이 좋아야 한다고 모두가 말하며 다 아는 사실이다.

사람을 접해보면 만나볼수록 정이 드는 사람과 만날수록 싫증 나는 사람이 있다. 첫 번에 만났을 때는 무뚝뚝하여 이 사람하고는 사귀기가 대단히 어렵다고 생각되었던 사람이 차차 여러 번 만나면 그 무뚝뚝한 말이 오히려 믿음직스럽고 그 사람한테는 무슨 비밀이든 털어놓고 얘기하여 보고 싶은 생각이 들어 그 사람을 만나게 되면 마음이 포근하고 또 그 사람을 오래 만나지 못하면 그리운 생각이 드는 사람이 있다. 그런가 하면 이와 반대의 경우도 있다. 

처음 만났는데 대단히 친절하고 다정스러워 마치 오래 사귄 사이나 다름이 없이 단번에 친절함을 느끼던 사람이 차차 여러 차례 만나게 되면 그 말이 그 말 같은 실없는 말만 되풀이하여 그 말과 그 사람됨을 믿기 어려울 것 같고 나중에는 그 사람이 무슨 말을 하더라도 그 사람의 마음속이 훤히 들여다보이는 것 같고 불쾌감을 느끼게 되는 사람이 있다.

여자에 대해서도 또한 그렇다. 첫눈에 대단한 미모가 느껴지던 사람이 만나볼수록 그다지 대단치 않게 보이고 시간이 지날수록 싫증이 나며 또 이와 반대로 첫 번 만나볼 때 대수롭지 않게 여겨졌으나 만나볼수록 아름다운 말씨와 성품을 보이면 나중에 가서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사람으로 생각되어 만나고 싶은 생각이 간절한 경우도 있다. 사람을 대할 때의 첫눈에 느끼는 인상이 끝내 중요한 작용을 하는 것은 사실이다. 첫눈에 반한다는 말이 있다.

남녀 간의 애정이 이루어지는 경우는 첫 번 만났을 때의 첫인상으로 그리되는 수가 많다. 단 한 번 만났는데 서로 못 견디도록 그리워져서 죽자 살자 하는 연애를 하다가 꿈꿀 수 없는 관계를 맺게 됐는데 결혼하고 나서는 시들어져서 첫사랑의 단꿈이 깨어지는 사람도 많다.

'결혼은 연애의 무덤'이라는 말이 있는데 연애하다가 결혼하면 연애 시절의 달콤한 맛이 모두 달아나 버려 환멸의 비애를 느끼는 일이 많다는 것을 말하는 것 같다.

그런데 이번에는 상대방이 그다지 마음에 드는 것도 아닌데 친구라든지 부모의 강요에 못 이겨서 할 수 없이 결혼하였는데 살다 보니 상대방이 차차 마음에 들어서 결혼한 것을 대단히 행복하게 생각하는 사람도 있다. 이런 경우는 '결혼은 연애의 무덤'이라고 할 수 없고 오히려 '결혼은 연애의 요람'이라고 할 수 있는 것 같다. 그야말로 결혼으로 연애가 끝나는 것이 아니라 결혼으로 연애가 시작되는 격이다.

이렇게 생각하면 첫인상이라는 것이 그다지 대단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나중에 싫어지는 것보다는 차라리 첫인상은 나쁘더라도 사귈수록 좋아지는 편이 훨씬 행복하다는 것은 두말할 것도 없다. 그런데 왜 그렇게 첫인상이 달라지는가? 그것은 사귀는 동안에 차차 마음씨가 드러나기 때문이 아닌가 하고 생각된다.

첫 번에 아무리 다정한 체하더라도 그 마음에 진정성이 없으면 이내 그것이 드러나고 따라서 정이 뚝 떨어지게 된다. 여자의 경우에도 아름답게 느껴지는 결코 얼굴의 생김새 만에 의하는 것이 아닌 것 같다. 첫눈에 대단치 않게 보이던 여인도 아름다운 마음씨가 드러나면 그 아름다운 마음씨가 얼굴의 못난 것을 충분히 덜어줄 뿐 아니라 더 나아가 얼굴을 한결 아름답게 하여줄 것이다.

사람의 개성과 마음씨를 비유한 예로 겉은 잘 익고 속은 잘 익지 않는 사과 같은 사람도 있고 겉은 잘 익지 않았으나 속은 잘 익은 수박 같은 사람도 있고 겉과 속이 잘 익은 당근 같은 사람도 있다. 겉과 속이 다른 사람이 마음을 표현한 예다. 결국 우리가 오래 사귀어 가면서 첫인상이 달라지는 것은 그 사람의 마음씨를 알게 되는 까닭이 아닐까 하고 생각된다.

여자는 누구라도 아름답게 보이기를 원하고 또 누구든지 아름다운 여자를 좋아한다. 그런데 그 아름다움이 결코 겉모양에만 의하여 결정되는 것이 아니고 고운 마음씨에도 좌우 된다고 할 수 있다. 여자는 솜씨, 맵시, 말씨, 마음씨 4가지 중 마음씨가 제일 아닐까?

사람에 따라서 다르겠지만. 겉의 용모가 아름다운 데다가 속의 마음씨까지 아름다우면 그야말로 금상첨화라고 하던가. 마음의 화장이 되어 있지 않은 사람에게는 아무리 외모가 아름답다고 하더라도 결코 남에게 호감을 줄 수 없을 것이다. 우리는 어떤 사람을 생각할 때는 그 사람의 얼굴이 어떠하였던가를 생각하기에 앞서 그 사람의 마음씨가 어떠하였던가를 생각한다. 마음씨가 아름다웠던 사람은 그 얼굴도 아름답게 되살아나고 마음이 더럽던 사람은 그 얼굴도 더럽게 되살아난다. 관상은 얼굴의 생김새를 보고 그 사람의 운명을 판단한다고 한다. 모든 것은 생각하기에 따라서 마음을 아름답게 하는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결국은 인간의 마음과 우리의 진정한 아름다움을 가지려면 무엇보다도 고운 마음이 앞서야 할 것이다. 고운 마음은 만인이 다 그리워하고 갈망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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