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두사설]그래도 희망을 품는 새해를
[연두사설]그래도 희망을 품는 새해를
  • 강진신문
  • 승인 2005.01.01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2005년이 밝았다. 시간은 지나갔고, 시간은 다시 왔다. 우리는 그렇게 옛 것을 보냈고, 새로운 시간을 맞고 있다.

주변을 돌아보면 암울함 투성이지만 이 새해아침에 다시 눈을 비비고 동녘을 바라 본다. 가슴은 허허 벌판이지만 저 빛나는 태양을 우리 가슴속에 담지 않을 수는 없다.

그리하여 다시 씨를 뿌리고, 다시 희망의 싹을 키우고, 잘 썪은 거름도 주어서 토실토실한 수확을 꿈 꾸어야 한다. 그것이 지금 우리의 권리이다.

강진은 지금 심각한 상황이다. 지역경기는 좀처럼 회복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마을에는 아이울음 소리가 멈춘지 오래됐고 노인들이 외롭게 마을을 지키고 있다. 인구는 4만명 대가 무너질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 

이 판국에 수입쌀이 들어오면 농촌경제는 도데체 어디까지 추락할지 알 수 없는 노릇이다. 안방에서 외국쌀의 광고를 접해야할 날이 이제 몇 달 남지 않았다.

주민들의 자신감도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 그럴 수 밖에 없다. 지금 이 나라에서 서민들이 큰 희망을 가지고 있다면 그것이 이상한 일이다. 더 더욱이 한반도 지도 끝자락 강진의 주민들이야 말로 가장 밑바닥에서 고난과 고통을 체감하고 있는 사람들이다.

강진을 떠나지도 못하고 그렇다고 여기에서 주저 앉을 수도 없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주민들이 한 두명이 아니다. 먹고 살 것이 막막했던 옛날에는 간도라도 갔다고 한다. 70, 80년대에는 떠날 대도시도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서울로 가면 잘 살게 된다는 말을 하는 사람도 없다. 아니 떠나고 싶어도 몸이 늙어 떠날 수 없는 사람이 수두룩 하다.

결국 지금의 고통을 해결할 주체는 지금 그 고통을 겪고 있는 사람들의 몫일 뿐이다. 그 고통을 극복할 힘이 나올 곳도 지금 발을 내딛고 있는 강진땅이 될 수 밖에 없는 시대다.

해서 우리는 다시 희망찾기에 나서야 한다. 우리의 현실을 조금씩 극복해 가면서 이 안에서 잘 사는 방법을 찾아봐야 한다.

다행히 우리에게는 욕심이 있다. 지역이 이래서는 안 된다고, 강진도 한번 잘 살아봐야 한다고 목 놓아 소리치는 주민들이 있다. 이 일도 해보고 싶고, 저 일에도 관심이 많은 일욕심많은 주민들이 풍부하게 대기하고 있다.

분명한 목표도 있다. 고기도 먹어 본 사람이 잘 먹는다고 했다. 동순천 서강진으로 대변되는 옛날의 영화(榮華)를 강진사람들은 잘 기억하고 있다. 그 영화가 주는 경제적 부도 잘 알고 있고, 그 영화를 갈망하는 것 또한 어느 지역 사람들 보다 강렬하다. 강진사람들은 그 맛을 다시 봐야 가슴이 시원하게 뚫릴 사람들이다.

또한 우리는 고립된 섬속에 있지만은 않다. 교통망이 확충되고 있어 주변지역과의 연계성이 하루가 다르게 높아지고 있다. 철도가 들어오고 강진을 지나는 광주~완도간 고속도로도 뚫린다고 한다. 설령 주변지역과 함께 쓰러질 지언정 강진만 무너지지는 않을 구조다.

우리가 배짱을 가지고 밀어붙이면 다른 지역 몫도 빼앗아 올 수 있고 우리가 의욕과 희망을 가지고 추진력을 발휘하면 다른 몇 개 지역쯤은 물리칠 수 있는 길도 열릴 것이다.

2005년 새해 햇살은 평등하게 비춘다. 이웃 장흥에도 해는 뜨고 해일로 초토화된 동남아지역에도 오늘 아침 햇살은 맑다.

강진이 그러나 타지역과 다른 것은 희망을 가지고 새해를 맞는 사람들이 더 많다는 것 이어야 한다. 이 희망들이 모이면 강진이 살아나지 않을 수 없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