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산의 날을 맞이하여
[기고] 산의 날을 맞이하여
  • 곽영림 _ 장성군산림조합 전무
  • 승인 2021.10.12 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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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영림 _ 장성군산림조합 전무

오는 10월 18일은 제20회 산의 날이다.

국제연합(UN)이 2002년을 '세계 산의 해'로 선언한 것을 계기로, 산림청이 산림에 대한 국민의식을 제고시키고자 2002년부터 매년 10월 18일을 기념일로 지정하였다.

10월 중의 하루를 산의 날로 지정한 이유는 선조들이 1년 중 산이 가장 아름다운 때인 10월에 높은 곳에 올라 풍류를 즐기던 세시풍속 중의 하나인 등고(登高, 음력 9월 9일)에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그동안 우리나라의 산림은 많은 우여곡절과 발전이 있었다. 민둥산 비율이 50%에 달했던 산림 황폐국 대한민국! 유엔에서도 불가능하다고 평가했던 내버려진 땅, 한반도 남쪽이 불과 70여년 만에 모두를 깜짝 놀라게 한 세계 유일의 조림 성공국가로 탈바꿈하였다.

또한 산림청에서는 산림의 공익적 가치를 221조원이라고 발표하였다. 우리는 이런 산림의 혜택을 피부로 느끼지는 못하지만 언제부터인가 산림으로부터의 수혜자가 되어버렸다.

이렇게 아낌없이 베풀어 주는 산림을 우리는 잘 관리하고 있는지 의문표를 던져본다. 아쉽게도 우리나라의 숲속은 묘지로 몸살을 앓고 있다.

전국연합장묘에서는 우리나라 임야에 산재해 있는 묘지가 약 2,100만기 정도로 추산을 했다. 그중에 40%는 무연고 묘지라고 한다. 묘지가 차지하는 면적은 무려 1,088k㎡ 라고 발표했다. 이를 기준으로 계산하면 묘지 1개의 면적이 51.8㎡(15평)이나 된다.

반면 통계청의 2020 인구주택 총 조사에서 우리나라 1인당 주거면적은 29.7㎡(9평)로 조사 되었다. 죽어 있는 자가 살아 있는 사람보다 면적을 더 많이 사용하는 이상한 현상이 되어 버렸다.

교통 좋고 양지바른 곳, 소위 명당자리라고 하면 어김없이 묘지가 자리하고 있다. 우리나라 금수강산이 묘지강산이 되어버린 것이다.

다행이도 우리의 장묘문화는 급속도로 바뀌어 가고 있다. 한국장례문화진흥원 통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화장률은 90.1%로 사망자 10명중 9명이 화장을 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되었으며 통계청의 사회조사보고서에 따르면 화장 후 자연장이 45.4%로 가장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연장은 시신을 화장한 후 유골을 나무나 화초, 잔디 아래에 묻는 장묘법이다. 이 같은 장묘 방법은 매장하는 것에 비해 비교적 적은 비용으로 장례를 치를 수 있다. 또 넓은 땅이 필요하지 않는 등 자연훼손이 적어 친환경적 장묘방법으로 손꼽힌다.

이제 우리는 우리나라 산림을 잠식하고 있는 2,100만기로 추정되는 묘지를 원래의 산림으로 되돌려 주어야 한다. 전통 문화를 훼손하지 않고 조상 숭배사상은 유지하면서도 친환경적이고 친자연적인 수목장을 대안 장묘방법으로 선택하여야 한다.

수목장은 '탄소중립'에 대한 사회적 요구가 그 어느 때보다 높아지고 있는 작금에 가장 잘 부합하는 안성맞춤 장법이다. 후손들에게 온전한 국토를 물려주기 위해서라도 수목장에 더욱 주목해야 할 때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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