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목사님은 목수님이시래요
우리목사님은 목수님이시래요
  • 김철 기자
  • 승인 2004.12.24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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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책 대신 공구통....독거노인 돕는 마량시온교회 이태근 목사
▲ 이태근 목사(오른쪽)가 홀로 생활하고 있는 원포마을 윤신남(84)할머니를 찾아 불편한 다리를 주물러주고 있다.

한 교회 목사가 수년째 독거노인들의 손발이 되어주는 봉사활동에 나서고 있어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마량면 숙마마을에 위치한 마량시온교회에 생활하고 있는 이태근(47)목사가 그 주인공.


이목사가 시온교회에서 근무하기 시작한 것은 지난 2002년 12월부터. 근무를 시작하면서 이목사가 가장 먼저 관심을 보인 것은 인근지역에서 생활하고 있는 50여명의 독거노인들이였다.

노인들의 대부분은 물건하나 제대로 사용하지 못하고 자신의 몸을 가누기 힘든 경우가 많았다.

이에 독거노인들의 연락처를 적어 장부로 만든 이목사는 일주일동안 독거노인들의 집을 돌면서 성경책 대신 망치와 드라이버등이 들어있는 공구함을 끼고 돌아다녔다.

새벽예배를 마치고 난 오전 9시부터 독거노인을 찾아 하루 10시간씩을 찾아 다녔다.

독거노인 집을 찾으면 수도, 전기시설을 비롯해 고장난 전자제품에 이르기까지 이목사의 손길이 닿았고 글을 모르는 노인들을 위해서는 공공요금 영수증, 편지등을 챙겨주는 일까지 도맡았다.

처음에는 이목사의 행동을 의아하게 생각하던 주민들도 서서히 인정하기 시작했고 이후 ‘별난 목사님’이라는 별명도 생겨나게 됐다.

이목사의 별난 봉사활동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지난해 9월부터는 거동이 불편한 독거노인을 위해 매주 일요일 점심식사를 무료로 제공하고 있으며 광주 기독병원과 연계해 주민들의 건강검진도 주선하는등 쉬지 않는 봉사가 이어졌다.

이목사의 몸을 아끼지 않는 봉사활동에는 이유가 있다. 20여년간 광주공항에서 관제사로 일해온 이목사는 신앙생활이 봉사활동이라는 신념을 가지고 목사의 길로 접어들었기 때문이다.

이목사는 “이웃을 섬기고 이웃과 함께 나누는 것이 하나님의 사랑을 실천하는 길”이라며 “홀로 외롭게 생활하는 독거노인들을 친아버지나 부모처럼 섬기고 도움을 주고 싶다”고 밝게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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