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그림은 언어의 바다를 통과해야 닿을수 있는 섬
[서평] 그림은 언어의 바다를 통과해야 닿을수 있는 섬
  • 강진신문
  • 승인 2021.09.06 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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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진군도서관 책꾸러기서평단 _ 이상원

도서관 아동자료실에서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모여 담소하는 중 한 권의 책을 추천 받았습니다. 제목이 특이했습니다. 도서의 겉장은 무게가 있었고, 속지도 예상보다 두꺼웠습니다. 반면에 편안하고 안정적인 그림과 글의 조화는 너무나도 맘에 들었습니다.

이 책은'소년과 두더지와 여우와 말'(찰리 맥커시 저)이란 도서였습니다. 대충 훑어보니 그림 위주의 그림책인지, 이야기가 중심인 동화책 인지 쉽게 분간하기 힘들었습니다. 동화책으로 보고 책을 읽었습니다. 제목에 나타나는 소년과 두더지 그리고 여우, 말은 서로에 대한 연관성을 쉽게 찾을 수 없습니다. 그러나 연관성이 없는 만큼 이 책에서 아주 특별한 관계를 맺어주면서 서로 주고받는 이야기들이 우리들이 살면서 느끼는 우정과 사랑 그리고 희망을 나타내는 대화처럼 아름다운 그림과 함께 아주 특별하게 다가왔습니다.

<스펙태이터> 잡지의 만화가이자 영국 옥스퍼드대학 출판부의 일러스트레이터로 활동한 '찰리 맥커시'작가는 책의 서두에 쓴 신선한 인사말도 좋았습니다. "그림은 언어의 바다를 통과해야 닿을 수 있는 섬과 같다", "그들의 모험은 눈이 내리다가도 금세 햇살이 비치는 이른 봄에 시작됩니다. 한순간에 바뀐다는 점에서 이 또한 우리네 삶과 조금 비슷합니다"라구요. 

소년과 두더지와 여우와 말 / 찰리 맥커시 지음

 

동화책인 이 책의 첫 장부터 "그렇지만 네가 이 세상에 있고 없고는 엄청난 차이야", "자신에게 친절한 게 최고의 친절이야" 등 서로의 대화에서 우리의 가슴을 때리고 행동에 영향을 주는 의미심장한 말들이 여럿 나옵니다. 각각 분리되는 대화들이지만 인간의 마음을 들여다보는 놀라운 책이고 이것저것 붙여서 나열한 많은 글보다 이렇게 간단한 글에서 주는 메시지의 감동은 깊은 생각과 함께 우리의 마음을 울립니다.

케이크가 세상에서 제일 좋은 두더지, 거친 들판에서 외롭지만 궁금한 것이 많은 소년, 조용하지만 경계심이 많고 매력적인 여우 그리고 언제나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주는 말. 이 주인공들은 서로 다른 성격들이지만 충돌하지 않고 자연스러운 대화를 나누면서 고난과 역경 속에서의 우정과 사랑이 있는 각각의 인생 애니메이션처럼 다가옵니다.

비록 추천을 받아 읽게 된 도서이지만 소개한 분께 감사를 드립니다. 몇 개만 소개했지만 마음에 드는 문장들이 많고, 책장을 하나하나 넘기면서 눈 앞에 다가오는 짧은 글들과 그림들은 왠지 모를 편안함과 긴 여운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긴 시간도 아닌 30분이면 충분히 완독할 분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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