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강진 묵은지, 김치 시장에서 일냈다
[특집] 강진 묵은지, 김치 시장에서 일냈다
  • 김철 기자
  • 승인 2021.07.30 15: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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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도 손맛 상품화 1년만에 매출 1억5천만원 달성...국내산 재료에 표준 레시피로 만들어진 명작

 

각 개인과 업체들 각기 다른 손맛 자랑

지난해 처음 사업을 시작한 '강진 묵은지'가 소비자들의 입소문을 타고 김치시장의 새 강자로 떠오르고 있다.

군은 지난 7월 16일, KBS2 '랜선장터'에 강진 묵은지가 소개된 후, 약 2천건 이상의 구매 주문과 함께 6천만원의 판매고를 달성했다고 전했다. 이로써 사업 시작 6개월 만에 강진 묵은지를 통해 약 1억5천만원의 매출을 달성한 것으로 집계되었다.

'강진 묵은지'는 한 때 국내 포털에서 국산 김치 부문 검색 1순위에 링크되는 등 국내 김치시장에서 강한 돌풍을 예고하고 있다. 강진 묵은지 경쟁력에 대해 자세하게 알아본다.

■ 시장에서 경쟁력 찾기 위한 행정의 노력
묵은지 상품화의 시작은 강진을 방문한 관광객들의 맛 평가에서 시작되었다. 대부분의 식당에서 기본 찬으로 제공되는 묵은지에 대해 관광객들은 하나같이 찬탄을 금치 못했고, 군은 여기에서 상품화의 가능성을 발견했다.

상품화가 시작되기 전까지 고민도 있었다. 때가 되면 전국민이 담는 김장김치에 김치냉장고의 효용이 더해지며 대한민국에서 묵은지의 상품화가 의미 있을까에 대한 원론적 의문이었다.
하지만 농축수산업 특성화를 통한 고부가가치로의 이행은 군의 발전을 위한 절실한 요구이자, 민선 7기 주요 공약 가운데 하나였다.

이승옥 군수는 "대기업이 최초로 즉석밥을 시장에 내놓았을 때 반신반의하는 사람들이 많았지만 지금 즉석밥 시장은 지난해 기준 4천500억원 규모로 다자간의 경쟁이 펼쳐지고 있다"며 "한국에서 밥이 상품화될 수 있다면 묵은지의 가능성은 이보다 더 높다고 판단했고 강진 묵은지의  경쟁력에 주목했다"고 전했다.


■ 오직 국내산에 더한 표준 레시피와 손맛
강진군은 '강진 묵은지'를 대표 특산물로 육성하기 위해 지난해 2월부터 사업 참여자를 모집했다. 설명회를 개최하고 교육에서부터 시설구비, 영업 신고에 이르기까지 지역의 손맛을 최적의 상품으로 만들어 내기 위해 공을 들여왔다.

업체에 강진산 식재료를 우선적으로 사용하되 여의치 않을 경우에는 국내산 식재료를 100% 사용할 것을 주문했다. 특히 강진 묵은지는 표준 레시피가 있지만 가정식 수제 김치로 각 가정만의 손 맛이 살아있는 것이 특징이다.

각 식당에서 묵은지를 판매할 수 있는 조건을 취득하기 위해서는 즉석판매제조가공업 영업신고를 해야 한다. 군은 영업 신고에 필요한 시설 및 기자재, 용도변경 허가 용역비 등을 지원했다.

강진의 묵은지는 지역의 손맛은 살리면서 토하젓과 황칠을 더했고 모든 재료는 국내산 원료만 사용하는 것이 특징이다. 7월 현재, 18개 업체가 묵은지 영업 신고 등록을 완료한 상태이다.

■ 출향 유튜버 통한 색다른 홍보 시도
지난 7월 15일, 요리 전문 유튜브인 '후다닥요리' 채널에 강진 묵은지가 소개되었다. 이 채널은 성전면 출신 유튜버 박석암씨가 운영 중이다. 구독자 수는 31만명으로 총 조회수 5천700만회를 넘어섰다. 박석암 유튜버는 묵은지를 이용한 다양한 요리를 선보였고 이날 약 1시간 20분의 방송을 통해 총 750만원 상당의 묵은지가 팔렸다.

시청자와 실시간 소통이 가능한 유튜브의 특성상, 구독자들은 묵은지를 구매하며 상품과 함께 강진 관광 지도를 함께 보내줄 것을 주문하는 등 묵은지가 생산되는 강진에 대해서도 깊은 관심을 드러냈다. 박 유튜버는 이후 강진 특산물인 쌀귀리 방송을 안내하는 등 출향 인사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했다는 후문이다.

군은 이와 함께 강진 주작산에서 캠핑하며 삼겹살에 묵은지를 먹는 모습을 '브이로그' 로 제작해 기관 유튜브에 게재하고 본격적인 휴가철에 대비한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 묵은지 상품화에서 보는 K-푸드의 미래
한국의 김장 문화는 2013년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으로 등재되었다. 김장문화는 공동체가 함께 나누는 특별한 의식이라는 면에서도 의미가 깊지만, 김치의 유산균이 일반 요구르트보다 많다는 것이 각종 연구를 통해 밝혀지며 우수한 발효식품으로도 주목 받는다.

김장김치는 특히 젓갈과 쌀가루 등을 넣어 발효시키는 미생물의 먹이가 되도록 했다는 점도 놀랍다.

일본의 기무치는 발효가 아닌 사과산과 구연산을 섞어 야채를 절임하는 방식이고, 중국의 파오차이는 배추나 무에 소금, 식초, 설탕, 바이주(白酒)로 섞어 만든 물에 담가 고온 발효시키는 것에 비해 김치의 담금법과 맛은 독보적이다.

강진 묵은지는 현재까지는 국내용이지만 세계 공략은 자연스런 수순으로 보인다. 다만 김치보다 강한 묵은지의 냄새와 고유한 맛을 현지화 시켜야 하는 큰 산을 넘어야 한다.

이승옥 군수는 "강진 묵은지를 강진의 대표 상품으로 육성하고 산업화의 기반을 마련해 군민들의 소득이 높아질 수 있도록 6차 산업으로의 변화를 꾀할 것"이라고 밝혔다.

강진 묵은지는 1kg당 1만원(택배비 별도)로 '초록 믿음 직거래 지원센터 061-433-8844, 080-434-2070'을 통해 주문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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