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안전띠'를 매어드립니다
[기고] '안전띠'를 매어드립니다
  • 강진신문
  • 승인 2021.06.23 0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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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은미 _ 군동면 맞춤형복지팀장

복지란 무엇인가? 이 질문에는 다양한 답이 있어 한마디로 정의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30여 년 가까이 복지공무원으로 근무 해 온 나는 이 질문에 대해 "주민들 에게 안전띠를 매어드리는 일"이라고 답을 하고 싶다.

빈곤으로부터 '기초생활보장'이란 안전띠를 매어드리고, 고독사로부터 '맞춤형 돌봄' '안부 살피기'란 안전띠를 매어드리고, 결식으로부터 '급식' '밑반찬 제공' 이란 안전띠를 매어드리고, 공적 서비스를 받지 못하는 복지소외계층에 대해서는 '이웃'이란 안전띠를 매어드리는 일이 복지라고 생각한다.

하절기를 맞이하여 군동면 지역사회보장협의체(김은주, 강춘혁 공동위원장)에서는 건강을 위협하는 여름철 불청객인 모기, 바퀴벌레, 개미 등 각종 해충으로부터 취약한 노인 및 장애인 가구에 대해 '자가 방역'이란 안전띠를 매어드리고자 한다.

올해 4월 군동면에서 흰개미 피해로 두려움에 떨고 있다며 조치해주라는 다급한 민원 요청이 있어 해당 가구를 방문했다. 주거급여 수급자로 정기적인 수선유지급여가 지급되어 보기에는 깨끗한 주거환경이었지만 벽지에 가려진 나무 기둥들은 이미 흰개미가 깊이 갉아 먹고 번식을 한 위험한 상황이었다.

간암으로 항암 치료 중인 민원인은 몇 백 마리 떼를 지어 출몰하는 흰개미로 몇날며칠을 뜬눈으로 새었다며 두려움에 떨고 있었다.

건강도 염려되고 안전도 보장이 되지 않는 상황인지라 강진읍에 사는 지인의 집으로 임시 이동을 시키고, 어둡고 습한 환경을 좋아하는 해충의 서식 환경을 제거하고자 나무 기둥과 석가래를 덮어 놓은 벽지 등을 뜯어내 채광과 통풍을 실시하고 방역업체에 의뢰하여 초미립자 분사기를 사용해 작은 틈새에 약제를 투입시켜 흰 개미 개체수를 줄이는 긴급 방역을 3회 실시하였다.

그러나 이 가구의 경우는 흰개미가 올해 들어 발생한 게 아니라 몇 년에 걸쳐 이미 집 뼈대의 나무들을 갉아 먹었고 기둥이 제 역할을 할 수 없는 위험한 상태로 수선 주기가 도래하지 않았지만 대보수를 실시하게 되었다.

해충들이 서식하기 좋은 환경을 제거하고 정기적인 방역만 실시하였다면 수선유지 급여를 정기적으로 지급한 주택에 이중의 큰 비용을 지출하는 사례는 없었을 텐데 참 안타까운 사례였다. 위의 사례는 군동면 지역사회보장협의체가 '하절기 취약계층 자가 방역사업'을 실시하게 된 계기가 되기도 하였다.

'하절기 취약계층 자가 방역사업'은 주민들이 기탁한 후원금으로 추진되며 70세 이상 노인으로만 구성된 가구 및 장애인이 있는 100가구를 대상으로 우선 실시하게 된다.

복지기동대원 등이 취약계층 가정을 방문하여 해충이 서식할 만한 곳이나 이동경로에 트랩을 부착하고, 해충 박멸을 위해 발생 원인 제거 작업까지 실시할 계획이다. 이처럼 갖가지 위험과 어려움으로부터 충격을 감소시켜주고 사회 전체적으로는 더 큰 비용 등의 지출을 감소시킬 수 있도록 오늘도 주민들에게 '안전띠'를 단단히 매어드리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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