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내년, 뜻깊은 강진군민의 날을 기약하며
[기고] 내년, 뜻깊은 강진군민의 날을 기약하며
  • 강진신문
  • 승인 2021.05.11 0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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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학동 _ 강진군 총무과장

온 산천에 푸릇한 신록이 생동감을 뿜어내는 5월이다. 코로나19 라는 초유의 북풍한설을 묵묵히 견뎌내고, 자연은 어김없이 새 생명을 틔워냈다. 반갑고 기특하다. 물이 한껏 오른 신록을 만끽하며 모두가 지친 마음에 생기를 가득 채웠으면 하는 바람이다.

예년 같으면 이 싱그러운 5월을 강진군민의 날 기념행사로 시작했을 것이다. 매년  5월 1일이 군민의 날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쉽게도 코로나19 상황이 장기화 되면서 작년에 이어 올해도 부득이하게 군민의 날 행사를 취소했다. 군민의 날은 실내 기념식과 옥외행사를 격년제로 개최한다는 규정에 따라 올해는 강진종합운동장에서 온 군민이 함께하는 옥외행사를 계획하고 있던 터라 아쉬움이 컸다.

한가지 더 아쉬운 것은 올해는 군민의 상 수상자를 배출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수상자가 결정되면, 작년과 같이 군민의 날 기념행사는 취소하더라도 별도의 시상식을 마련하여 서로 축하하고 격려하는 뜻깊은 시간을 가질 예정이었다.

소식을 듣고 많은 분들이 실망하셨으리라 생각한다. 후보자 당사자는 물론 후보자를 추천한 분들의 실망이 가장 컸겠지만, 군민의 상 후보자를 심사한 심사위원들과 군청 실무진의 아쉬움도 큰건 마찬가지였다. 코로나19로 지친 군민들께 기쁜 소식을 전하고 싶었던 마음이 간절했기에 약간의 허탈함도 있었다.

그런 와중에 모 지역신문에 한편의 기고문이 실렸다. 군민의 상 후보자였으나 최종 수상자에 선정되지 못한 분이 기고한 글이었다. 안타까웠다. 얼마나 실망이 컸으면 후보자였던 본인이 직접 이의를 제기했을까? 한편으론 당혹스러웠다.

강진군민의 상은 말 그대로 군민이 주는 상이다. 대다수 군민이 공감하고 인정해야 가치와 품격이 올라간다는 얘기다. 그래서 특정 부문에 공적이 우수하더라도 수상자로 선정된다는 보장이 없다. 설령 수상자로 선정되었다고 해도 군민의 공감대가 약하면 상의 위상은 떨어지고 나눠주기식으로 상을 남발했다는 오명을 피해갈 수 없다. 때문에 군민의 상 후보자를 추천하고 심사하는 일은 신중을 기해야 한다. 특히 수상 후보자를 심사·선정하는 일은 매우 중요한 일이다. 군에서는 심사위원 위촉과 회의 운영, 심사 절차와 방법, 수상자 결정 등의 모든 과정에 심혈을 기울여 왔다.

올해 군민의 상 심사위원회는 총19명으로 구성했다. 위원회의 역할은 군민을 대신해 군민의 상 후보자를 심사하고 최종 수상자를 결정하는 것이다. 따라서 무엇보다 대표성이 있어야 한다. 이번 심사에 참여하신 분들은 모두 이런 대표성을 갖췄다고 본다.

당연직인 군의원(8명)은 주민과 가까이 소통하는 대변자이기에 대표성이 충분하다. 위촉직 위원은 새마을회, 이장단, 주민자치연합회, 청년정책협의회, 체육회, 문화원, 언론사 등 각급 사회단체 대표와 5개 시상 부문에 식견 있는 분을 고루 선정했으며,  후보자 추천인은 배제했다. 한쪽 의견에 치우치지 않고 강진군민의 상이 전통성과 군민 대표성, 군민의 공감을 얻는 보편성과 공정성을 유지하기 위한 위촉이었다.

실무 경험으로 볼 때, 심사에 참여한 위원들은 개인 의견만으로 수상자를 결정하지 않는다. 사전에 배부한 후보자의 공적 자료를 면밀히 검토하면서 주요 성과와 군 발전 기여도를 평가하고, 지역 평판과 의견 등을 수렴하여 종합적인 판단을 내린다.

공적심사를 마치고 수상자를 결정하기 위한 투표과정은 엄정했다. 두 명의 후보 중 1차 투표에서 3분의 2이상 득표자가 없어 다득표 후보자에 대한 찬반투표를 실시했다. 그러나 3분의 2이상 찬성표가 나오지 않아 수상자가 없는 것으로 결정한 것이다. 이렇게 결정된 사항을 마치 공정성과 전문성이 없이 처리한 것처럼 언론에 기고하여 군민의 혼란을 초래하는 것은 심사위원의 역량을 폄훼하는 일이 될 수 있어 유감이다.

1984년에 첫 수상자를 배출한 강진군민의 상은 지난해까지 총53명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수상자 남발을 막기 위해 2016년부터 전체 5개 부문에서 최종 1명만 선정하는 방식으로 바뀌면서 상의 권위는 높아졌지만, 훌륭한 분들이 불가피하게 탈락하는 아쉬움이 있었다. 코로나19가 하루빨리 종식되어 내년에는 온 군민이 군민의 날을 맘껏 자축하게 되길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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