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2)외지에서 날품파는 사람들
(사설2)외지에서 날품파는 사람들
  • 강진신문
  • 승인 2004.12.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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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과 겨울철이면 인근 해남이나 영암으로 날품팔러 다니는 주민들의 얘기는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다. 아침이면 새벽 4시에 일어나 가족들의 밥상을 준비하고 새벽 6시면 마을앞에 대기하고 있는 봉고차를 타고 영암으로 해남으로 밭일하러 떠나는 주민들이 줄잡아 300여명에 이른다고 한다.

이들은 7시부터 일을 시작해 10시정도 되면 준비해간 차디찬 도시락 새참을 먹고, 점심때도 도시락으로 허기를 채운 후 오후 6시 무렵이 되서야 일을 끝낸다고 한다. 이렇게 하루 12시간에 가까운 노동을 하고나면 쥐는 돈이 2만7천원이라니 밥도 제공하지 않은 날품치곤 너무 작은 돈이다.

영암과 해남은 지리적으로 밭이 많아 고구마나 겨울채소를 많이 재배하는 곳이여서 예부터 겨울일감이 강진보다는 많은 곳이다. 겨울이면 제주도까지 가서 귤따는 작업에 1~2개월씩 날품을 파는 주민들도 있다.

노동시장이 형성되는 시장논리야 탓할 수 없지만 겨울에도 일하고 싶은 주민들의 욕구가 강진에서 풀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하는 하는 생각은 깊히 하게된다.

봄이나 한여름에는 강진에서도 날품일을 하는 주민들을 여기저기서 만날 수 있다. 봄철에는 월출산아래 차밭에서 줄을 지어 차잎을 따는 아낙네들도 만날 수 있고, 보리철에 작천에 가면 주부들이 긴 행렬이 되어 마늘을 파종하는 모습도 볼 수 있다.

그러나 가을로 접어들고 겨울이 다가오면 강진에서 일거리는 거의 바닥나 버린다. 집안일 때문에 월급받는 직장은 가질 수 없고, 틈나는데로 몸을 움직여 한푼이라도 자식뒷바라지에 보태고 싶은 주민들이 새벽 봉고차에 몸을 싣지 않을 수 없는 형편이다.

장기적으로 이들이 겨울에 강진에서 일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주는게 큰 과제이지만 당장 필요한 것은 건전한 인력시장이 형성되도록 자차단체가 관심을 가져야 할 필요성도 제기된다. 

예를들면 영암에서 인력이 필요하다면 군이 영암군과 협의해서 필요인력을 파악하고 주민들이 일터로 가는길에 차량지원이라도 한다면 겨울바람을 맞으며 찬 도시락을 먹고 있는 주민들이지만 호주머니는 좀 더 두툼해 질 것이라는 소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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