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기고]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 강진신문
  • 승인 2021.01.25 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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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인영 _ 강진군 원예특작팀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이 세상 그 어떤 아름다운 꽃들도 다 흔들리면서 피었나니..." 시인 도종환의 '흔들리며 피는 꽃'의 한구절처럼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은 없겠지만 코로나로 인해 흔들리는 화훼 농가의 마음을 그 누가 위로할 수 있을까.

유난히도 추운 올겨울, 저마다 선명한 색을 뽐내며 아름답게도 피어있는 장미의 모습을 보고 있으니, 코로나19 사태로 몸도 마음도 지쳐가는 화훼농가들의 얼굴이 더욱 안타깝게만 느껴진다.

화훼농가에게 매년 1~2월은 입학식과 졸업식을 비롯한 각종 행사로 1년 중 가장 큰 대목이다. 금방 괜찮아지겠지, 평범함 일상을 간절히 바라며 보낸 지난 일 년, 올해도 상황은 나아지지 않았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 영향으로 비대면 졸업식 등 행사가 취소되면서 화훼 농가의 어려움이 장기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가격 하락은 예상했지만, 올해 유난히 잦은 한파로 꽃을 피워내기 위한 난방비 또한 증가하면서 농가들의 피해는 더욱 커지고 있다.

우리 강진군은 화훼산업 1번지로 각광받으며, 온난한 기후와 풍부한 일조량을 바탕으로 사시사철 꽃을 재배하는 화훼 주산지역이다. 특히, 청자골 장미는 전남에서 가장 많은 면적인 46,200평으로 69%를 점유하고 있으며, 장미의 향기가 짙고 색이 매우 아름다워 서울과 광주 등 화훼공판장에서 상품(上品)으로 인정받고 있다. 하지만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한 경제침체, 소비심리 위축으로 화훼농가는 전례없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 강진군은 지역사회의 위기를 함께 극복하고자 자체적으로 '청자골 장미꽃 선물하기 운동'을 적극적으로 추진해 나가고자 한다. TV, 신문, SNS와 더불어 각 지자체에 적극적인 홍보활동을 펼치고, 농협, 경찰, 교육청, 농어촌공사 등 관내외 유관기관과 협력해 매주 1회 화훼를 공급하는 사무실 꽃 생활화(1 Table 1 Flower 운동)를 전개해 나간다. 생일직원 및 자녀 졸업식 꽃 선물, 화훼 장식 등 화훼 소비운동에 적극 동참하여 생활 속 꽃 문화 학산을 유도해 나갈 것이다.

강진군의 화훼 소비촉진 운동은 올해가 처음은 아니다. 지난해 기존의 화훼공판장을 경유하는 유통경로에서 벗어나 화훼단지를 기준으로 생산 농업인이 직접 소비자에게 택배로 판매하는 직거래를 전국 최초로 시도하여 꽃소비 증대와 생활화의 저변 확대는 물론 꽃 주산지인 강진군의 꽃이 공판에 반입되지 않아 전국 화훼 농가의 소득 향상에 기여하기도 하였다.

이에 한국절화협회와 화훼협회로부터 감사패를 수상하였고, 전국의 30%를 차지하는 수국의 경우 코로나19 이전보다 50% 이상의 소득이 향상되었다. 전국의 80%를 차지하는 노지 꽃작약의 경우 2배 이상의 소득을 올렸다는 농업인의 웃음에 공직자로서 큰 보람을 느꼈다.

저마다 방법은 다르겠지만 코로나에서 벗어나 다시 평범한 일상으로 돌아가고자 하는 마음은 모두 같을 것이다. 우리 모두 소비 위축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화훼농가들을 위해 우리 지역에서 생산되는 꽃을 자주 주고받으며, 서로의 마음을 다독여 주는 시간을 가졌으면 한다.

"비온 뒤에 땅이 굳는다"는 말처럼 위기에서 시작한 우리의 노력이 꽃은 사치라는 인식을 변화시켜 전 국민 꽃 생활화에 한발짝 다가서는 기회가 되길 바라본다. 함께한다면 흔들릴지언정 결코 쓰러지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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