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가우도의 희망
[기고] 가우도의 희망
  • 강진신문
  • 승인 2021.01.15 1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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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희 _ 강진군 관광진흥팀장

2021년 신축년(辛丑年)은 흰 소띠의 해로 '상서로운 기운이 물씬 일어나는 해'라고 한다.

복되고 길한 일이 일어날 조짐이 있다는 사전적 의미는 소라는 동물이 가지고 있는 우직하고 성실함, 그리고 인내하며 기다림의 의미일 것이다.

강진 가우도는 우리가 익히 들어 알고 있듯이 강진의 지형을 봤을 때 보은산이 소의 머리에 해당되고, 섬의 생김새가 소(牛)의 멍에에 해당 된다하여 '가(駕멍에 가)우도'라고 부르게 되었다고 전해지고 있다.

소는 농경사회에서 오랜 세월동안 우리의 삶과 함께했다. 내가 어렸을 적 국민학교('96년 초등학교로 변경되기 전)에 다니던 시절에는  시골집 외양간에 대부분 소를 한 마리씩 길렀던 것으로 기억 한다. 농기계가 없던 시절이라 소는 한 해 농사를 짓는데 있어 없어서는 안 될 소중한 재산이요 살림의 큰 밑천이며, 집안 식구들과 늘 함께 했기에 어쩌면 가족의 일원이었다고 할 것이다.

우리는 2009년 개봉한 다큐멘터리 영화 '워낭소리'에서 할아버지의 소에 대한 남다른 사랑에 모두 눈물을 흘렸던 것을 안다.

나는 지금도 기억하고 있다. 아버지께서 외양간 어미 소를 끌고 걸어서 반 나 절 걸리는 시골 오일장에 가시던 것을... 나는 뒤 따라 함께 나섰고 아버지께서는 어미소를 팔고 작은 송아지를 사서 돌아오셨다. 내가 시골 오일장에 따라가는 것은 아버지가 늘상 맛있는 걸 사주신다는 기대감 때문인지도 모른다. 돌아오는 길에는 마음 한구석에 알 수 없는 허전함이 항상 있었다. 학교를 마치고 집에 오면 소먹이 풀을 베고 소죽을 끓이고 했던 것이 정말 하기 싫고 귀찮았지만 그 만큼 정이 많이 들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가우도는 지난 2013년도에 출렁다리가 조성된 후 2.5km의 생태탐방로, 복합낚시공원, 섬 정상 청자타워에서 출발하는 짚트랙, 바다를 가르는 제트보트 레저시설이 들어섰으며 '가고 싶은섬 가우도' '향기 나는 섬' 한국관광공사가 선정한 한국인이 꼭 가봐야 할 '한국 관광 100선'에 이름을 올리는 등 강진만의 여의도라고 불리는 강진의 최대 브랜드이자 어느덧 대한민국의 대표적 관광명소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또한 가우도를 찾는 관광객  연 평균 50~60만 명에 이르고 있다. 지난 한 해는 예기치 못한 코로나19로 인해 관광객이 평년의 절반 수준에 그쳐 아쉬움이 많은 해였다. 하지만 코로나19 종식 이후를 대비해 강진군은 가우도 일대에 대대적인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꽃 피는 4월이 되면 가우도에는 진짜 출렁거리는 출렁다리(264m)가 선보일 예정이다. 가우도 정상의 청자타워까지 관광객의 이동편의 제공을 위해 모노레일도 올해 완공된다.

이뿐만이 아니다. 2024년까지 3천 7백억 원의 민간자본을 투입하여 380실 규모의 리조트호텔과 풀빌라 160실, 저두에서 가우도를 경유하여 망호에 이르는 해상케이블카와 가우도를 일주하는 스카이바이클, 알파인 코스터가 들어서면 숙박여건이 획기적으로 개선되면서 명실공히 레저시설을 겸비한 경쟁력 있는 체류형 관광지로 거듭나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그동안 가우도는 짧은 세월 동안 많은 변화를 가져왔고, 앞으로 더 많은 변화를 통해 대한민국 대표 관광지로 자리매김할 것이다. 우리 지역민들도 가우도가 대외적으로 널리 알려진 만큼 많은 관광객에게 성숙한 시민의식으로 맞이하는 마음도 함께 갖춰 나가야 할 것이다. 현재도, 앞으로도 우리가 가우도를 사랑하고 아껴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바로 가우도에서 희망이 보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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