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껏 지은 농사, 어려운 이웃에 전합니다"
"정성껏 지은 농사, 어려운 이웃에 전합니다"
  • 김영미 기자
  • 승인 2020.12.14 11: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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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포커스] 10년간 어려운 이웃 겨울나기를 함께하는 군동면 덕천리 윤국현 씨

 

땀 흘려 농사지은 250만원 상당 쌀·찹쌀 10㎏ 72포대 전달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는 지난 7일 이웃과 겨울을 함께 나기 위한 쌀을 전해 훈훈하다.

이날 군동면 덕천리 덕천마을 윤국현(69)씨는 뜨거운 뙤약볕 아래서, 잦은 비를 이겨내고 농사 짓은 쌀과 찹쌀 250만원 상당을 이웃에 전했다. 하루 전 정미기를 돌려 새청미 품종 나락 800㎏를 찧어 쌀 10㎏ 59포대와 찹쌀 10㎏ 12포대를 만들었다. 윤 씨는 올해는 잦은 비로 일기가 고르지 못해 수확량이 30%정도 감소했지만 코로나19로 어려운 이웃이 더 많은 것을 접하고 다른해 보다 더 많은 쌀을 준비하였다.

정성으로 준비하여 강진군청 희망복지팀을 방문한 윤 씨는 어려운 이웃에 전해달라며 쌀 10㎏ 45포대와, 10㎏ 찹쌀 5포대를 기탁했다. 또한 군동면사무소를 찾아 찹쌀 10㎏ 5포대와 쌀 10㎏ 5포대를 기탁했다.

기탁 후 윤 씨는 자신의 1t화물 트럭을 운전해 어려운 이웃가정을 찾아가고자 분주히 움직였다. 이 일은 10년전부터 남몰래 해오는 일로 5가정에 쌀 20㎏ 한포대씩을 전해왔다. 매년 군동면의 어려운 이웃을 눈여겨 봐두었다 12월이면 농사 지은 쌀을 전해오는 윤 씨는 이날 동지를 앞둔 군동면 어르신들이 맛있게 동지죽을 드시도록 하고자 20㎏ 찹쌀 한가마를 전했다. 또 정부의 도움을 받지 못한 차상위계층 7가정을 찾아가 쌀 걱정 없이 따뜻한 밥 드시도록 형편에 따라 20㎏와 10㎏ 한포대씩을 각각 전했다.

군동면 덕천리가 고향인 윤 씨는 너나 할 것 없이 가난한 시절에 태어났다.

초등학교를 다닐적에는 도시락은 무로 만든 밥을 싸갔다. 말 그대로 봄철에는 보리가루 죽으로 다른 날에는 초근목피로 주린 배를 달래야했다. 당시 향토학교(중학교)를 다니면서 소를 키우는 곳에서 15년간 일하면서 어려운 시절을 견뎌냈다. 어린 나이로 어려운 집안에 도움이 되고자 아침부터 저녁까지 열심히 일했으나 나아지는 건 없었다.

소원은 하나였다. 가난에서 벗어나는 것이었다. 이에 24살이 되던 해에 원양어선을 타게 됐고, 1년8개월을 배를 타고 번 돈을 모아 고향에 작은 논을 구입했다. 그리고 남의 땅도 임대하여 농사도 짓기 시작했다. 윤 씨는 정말 앞만 보고 농사를 지었고 그 노력으로 땅을 조금씩 늘려나가 현재는 4천평의 논을 마련했다. 여기에 임대경작을 겸하면서 총 7천평의 논에 쌀농사를 지어 10년째 이웃을 살피고 있다. 남편이 남몰래 하는 일에는 부인 최춘심(62)씨도 함께한다. 힘든 농사를 지으며 이웃나눔을 적극 지지해온다.

군동면 토박이 윤 씨는 군동면에 살면서 쌀이 없어서 밥을 못해먹던 할머니를 보았고, 부모의 이혼으로 할머니, 할아버지와 사는 아이가정 등을 보게 됐다. 이에 41살 때 이웃과 작은 것이라도 나누고자 뜻이 있는 6명과 군동사랑의모임을 만들어 가졌다. 이 가정에는 연탄과 쌀을 20여년간 전해왔다. 이후 혼자서 쌀 농사를 지어 이웃을 살펴 온다. 그는 말한다. 내가 가진 것이 많아서가 아닌 어려움을 알고 자랐기에 쌀이 부족해 하루하루를 걱정하며 한 끼는 굶고 두 끼를 식사하는 군동면 고령 어르신들과 삶을 나누는 것일 뿐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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