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진 할아버지·할머니들 시인 꿈 이루다"
"강진 할아버지·할머니들 시인 꿈 이루다"
  • 김영미 기자
  • 승인 2020.12.14 11: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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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강진시문학파기념관-영랑실버시인학교 '소풍같은 내인생' 시집 출간
지난 7일 강진시문학파기념관에서 열린 영랑실버시인학교 종강식 및 출판기념식에서 수강생들이 사진촬영에 나서 추억을 담고 있다.

 

삶이 녹아든 감동과 울림이 있는 86편의 시 한권에 담겨

"잘 달려왔나 보다/예쁘고 즐겁게 행복하게/때로는 힘들게/50킬로로 달릴 땐 몰랐네/60킬로로 달릴때도 몰랐었네/70킬로로 달리고 있는 난 여기저리가 저리네/산다는 것은 청춘보다 더 멋지고 아름다운/그 시간 부러워하는 내가 되어/80킬로 아니 90킬로로도/멋지게 달려야지/나 여기에서" 수강생 김옥희 할머니의 시 '나여기' 전문이다.

시간이 흘러 머리에 하얀 눈이 내렸지만 꿈을 찾고 시인의 날개를 단 강진시문학파기념관 영랑실버시인학교 할아버지·할머니 37명이 삶이 녹아든 '소풍같은 내 인생' 시집을 발표했다.

지난 7일 강진시문학파기념관에서는 강진군에 사는 할아버지·할머니들과 1년간 영랑실버시인학교 교육을 통해 현장에서 배우고 쓴 시들을 모아 시집을 내고 종강식 및 출판기념식을 가졌다. 86편을 담은 시집에는 꿈 많던 유년시절 한번 쯤 시인을 꿈꾸던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생애 처음으로 발간한 것으로 애환 서린 삶과 평범한 일상, 가족, 때로는 삶을 즐겁게 노래했다. 시집에는 전문 시인은 아니지만 시 한편 한편마다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살아온 인생과 가족, 일상 등 다양한 이야기가 시로 태어났다.

평생 자신에게 주어진 삶을 이루며 살아오다 난생 처음 시라는 걸 접해 본 초보 시인이자 문학소년·소녀가 된 할아버지, 할머니들은 종강식 및 출판기념식에서 인생에서 가장 값진 순간을 만끽했다. 또한 출판기념식에는 오전, 오후반 수강생 2명이 대표로 직접 쓴 창작자작시를 발표하여 감동과 울림을 주었다.

자작시 발표에 윤정인 수강생은 농사를 지으며 삶의 현장에서 채색한 '맑은 눈의 쌀' 감성 시로 가슴을 잔잔하게 울렸다. 또 김종심 수강생이 삶을 인문학적 상상을 통한 문학작품으로 창작을 해낸 '믿음' 시를 읊어 듣는 이들에게 뭉클한 감동을 전했다.

시인의 꿈을 이룬 이들의 시작은 올해 1월이다. 강진군시문학파기념관에서 지역민들에게 영랑생가의 문화재적 가치를 심어 줌은 물론, 시적 감성을 되살려 삶의 질을 높여주고자 문화재청 2020생생문화재 '더 샆 252 영랑생가' 영랑실버시인학교를 개강하면서이다.

강진군시문학파기념관에서 어르신들이 유년시절 누구나 한번쯤 꿈꾸었던 시인의 꿈을 늦게나마 이룰 수 있도록 영랑실버학교를 개설 한 것. 곧바로 수강생을 모집한 영랑실버시인학교는 매주 월요일날 37명의 할아버지, 할머니를 오전, 오후반으로 편성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시에 대해 눈을 뜨게 하고, 활기차고 보람 있는 여생을 보낼 수 있도록 밑거름 역할이 돼주었다. 김선기 시문학파기념관장의 문학이론 강의로 문을 연 영랑실버시인학교는 6개월간 시에 대한 실기와 이론을 제공하며 시심을  높여주였다.

6개월간 할아버지, 할머니들은 신달자 시인, 정끝별 시인, 이육사 시인의 딸 이옥비 선생 등 인기작가의 특강을 수강하면서 시인이 되고자 노력했다. 또한 유헌 한국시조시인협회 이사와 정관웅 전남문인협회 부회장이 지도교수로 참여하여 시 창작 강의를 맡아 시적 언어들이 조금은 서툴고 정제되지 않을 수 있겠지만 어르신들이 문학 감성으로 시와 소통할 수 있도록 지도를 아끼지 않았다.

특히 강의에는 강의실 중심의 주입식 교육에서 벗어나 에듀테인먼트 교육방식인 나를 찾아 떠나는 문학 여행이란 프로그램을 병행해 문학과의 거리감을 좁히는 계기도 제공되었다.

이에 강진영랑실버시인학교 수강생 할아버지, 할머니들은 강의를 통해 시는 무엇으로 표현하는가, 시를 쓰는 마음의 바탕, 짧은 감성 시 쓰기, 왜 나는 시를 쓰는가, 마음의 거울에 비친 시 그리기 등을 열심히 배우고 익혔다.

또한 문학과의 거리감을 좁혀주고자 가진 문학의 향기를 찾아가는 여행을 비롯해 시대의 거울 문학작품 프로그램 등을 통하여 시 감성을 채우면서 어릴적 꿈꾸던 시인의 꿈에 한 발 한 발 다가갔다.

강의 후에는 집으로 돌아가 강진의 자랑이자 강진의 아들인 영랑 김윤식 시인, 김현구 시인의 시와 좋아하는 시인의 시를 수십 번 읽어보았다. 그리고 배움을 토대로 나의 인생이야기, 일상생활, 삶 등을 시로 표현도 해 보면서 거창하고 화려한 수식어는 없지만 삶을 적어나간 아름다운 시심이 가득 담긴 나의 첫 시를 완성해 냈다.

수강생 할아버지, 할머니들은 말한다 시인의 꿈은 강진실버시인학교 종강식으로 끝난게 아닌 또 다른 시작이라고.

영랑실버시인학교 수강생들이 종강식 후 기념촬영을 갖고 있다.

 

시인으로 유명한 신달자 시인을 초청한 특별강연이 진행되고 있다.

 

이육사 시인의 딸 이옥비 선생의 특강을 경청하고 기념촬영을 갖고 있다.

 

출판기념식에서 이승옥 군수가 수강생대표에게 시집을 선물하고 있다.

 


 

강진시문학파기념관 김선기 관장
"영랑실버시인학교, 1년 결과물은 감동과 울림이다"

영랑실버시인학교를 기획하고 운영한 강진시문학파기념관 김선기 관장은 이번에 발간한 소풍같은 내인생 시집은 영랑실버시인학교 운영에 따른 1년간의 결과물이라고 소개했다.

김 관장은 "어릴적 누구나 한번 쯤 시인이 되고픈 꿈을 가졌을 것이다 그 꿈을 늦게나마 이룰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자 문화재청 공모사업 영랑실버시인학교를 개설하였다"며 "강의를 시작하고 어르신들의 반응은 상상외의 결과로 나타났다"고 강조했다.

이어 "문학적 소질을 갖고 있는 강진어르신 65세에서 70세의 40명을 모시고 강좌를 통하여 또 다른 나를 찾아가는 동기도 부여했고, 상상의 나래도 펴면서 내 삶을 그대로 시로 승화해 냈다"며 "창작자작시는 조금 서툴고 정제되지 않은 시어일지 모르겠다. 하지만 그들이 심상만큼은 어느 시인 못지않게 감동과 울림이 크다"고 말했다.

김 관장은 "오늘의 출판기념회를 겸한 자작시 낭송회는 수강생 강진어르신들에게 오래도록 추억에 남을 것이다"며 "내년에는 영랑실버감성학교로 개편하여 문학, 사진, 미술, 음악분야을 신설해 자신의 잠재력을 개발하고 도출하는 실버맞춤형콘텐츠를 운영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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